[해외 감성 로컬 기획 – 에필로그] 지구 반대편에서 만난 또 다른 나, 닮은 도시들의 기억

  • 등록 2025.11.04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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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출발해 세계로 이어진 감성 로컬 여행의 끝에서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남해의 마지막 파도가 잦아들던 오후, 바람은 잔잔했고 하늘은 유난히 투명했다. 그렇게 긴 여정이 끝났다. 그러나 그 끝은 곧 또 다른 길의 시작이었다. 여행은 멀리 가는 일이 아니라, 같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일이었다.

 

이 기획은 바로 그 시선을 좇았다. 한국의 도시와 닮은 해외의 도시를 마주하며, 우리는 ‘공간의 닮음’보다 ‘사람의 마음’을 발견했다. 제주에서 하와이를, 전주에서 교토를, 남해에서 넬슨을 바라보며 이어진 여정은 단순한 비교 여행이 아니라, 서로 다른 장소 속에 흐르는 공통의 감성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닮은 듯 다른, 도시의 리듬을 걷다

각 도시에는 고유한 리듬이 있다. 제주의 바람은 하와이의 파도와 닮았고, 전주의 골목은 교토의 거리처럼 시간의 결을 품고 있었다. 강릉의 바다는 북유럽의 해안처럼 차분했으며, 안동의 고즈넉한 마을은 프랑스 남부의 시골과 같은 평온을 안겼다.

 

이 시리즈를 따라가다 보면, 도시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길 위의 공기, 사람의 발자국, 그리고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들. 우리는 결국 도시를 걷는 동시에,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을 다시 만난다.

 

여행의 본질, 느림과 공감

한국과 닮은 해외의 도시들은 단지 외형적 유사성을 넘어, ‘삶의 온도’가 비슷했다. 부산과 홍콩, 광주와 멜버른, 여수와 나폴리, 인천과 시드니처럼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 속에서도 사람들의 일상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여행의 본질은 새로운 것을 찾는 데 있지 않았다. 이미 익숙한 것 속에서 새로움을 다시 발견하는 데 있었다. 카페의 커피 향, 오래된 시장의 소음, 바다 냄새와 석양의 빛깔. 이 모든 것이 도시마다 조금씩 다른 리듬으로 우리의 감각을 깨웠다.

 

 

로컬의 힘, 세계를 잇다

이 기획의 출발점은 ‘로컬’이었다.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깊은 길은, 거대 도시의 중심이 아니라 작은 골목과 마을, 그 속의 사람들에게 있었다. 각 도시의 로컬 문화는 고유하지만, 동시에 서로 닮아 있었다. 장인의 손길, 시장의 활기, 그리고 예술로 이어진 일상의 감정이 그렇다.

 

한국의 도시들이 세계의 작은 도시들과 연결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국경을 넘어선 공감, 그것이 로컬의 힘이었다. 이 시리즈는 결국 ‘한국적 감성의 확장’을 보여준 여정이기도 했다.

 

끝나지 않는 여행, 다시 시작되는 길

남해에서 마무리된 이 여정은 결코 끝이 아니다. 바다의 끝은 또 다른 바다로 이어지듯, 여행의 끝은 새로운 출발점이 된다. 도시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바람과 빛, 사람의 이야기는 계속 흐른다. 언젠가 다시 그 길을 걷는다면, 우리는 같은 장소에서도 전혀 다른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여행은 그렇게, 우리를 조금씩 바꾼다. 그리고 그 변화의 기억은 도시의 풍경 속에서, 우리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이어진다.

정국환 기자 cjchall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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