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봄과 가을, 약 5억 마리의 철새가 이스라엘 하늘을 지난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오가는 거대한 생명의 이동은 사막과 습지, 홍해 연안을 따라 이어지며 장관을 만든다. 이스라엘은 단순한 이동 경로가 아니라 철새들이 긴 비행 중 숨을 고르고 먹이를 찾는 거대한 쉼터다.
이스라엘관광청은 오는 9~10일 ‘세계 철새의 날(World Migratory Bird Day)’을 맞아 세계적인 철새 이동 경로이자 생태 관광지로서의 이스라엘의 가치를 소개했다. 세계 철새의 날은 유엔환경계획(UNEP)과 국제기구들이 철새 보호와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국제 기념일이다.
이스라엘은 유럽·아시아·아프리카가 만나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철새 이동 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봄이면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철새들이, 가을이면 다시 남쪽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이 이 땅을 지나간다. 하늘을 가득 메운 새들의 이동은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자연의 흐름이자, 대륙을 연결하는 생명의 통로로 여겨진다.
대표적인 철새 관찰지는 북부 갈릴리 지역의 훌라 계곡이다. 습지와 호수가 펼쳐진 이곳에서는 두루미와 황새, 펠리컨 등이 대규모 군집을 이루며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수천 마리의 철새가 동시에 날아오르는 순간에는 하늘 자체가 움직이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가을철에는 국제 철새 관찰 프로그램과 생태 관광 프로그램도 운영돼 자연과 생태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다.
남부 홍해 연안 도시 에일랏은 또 다른 분위기의 철새 이동지다. 사막과 바다가 맞닿은 이곳은 사하라 사막을 건넌 철새들이 처음 휴식을 취하는 중간 기착지 가운데 하나다. 오아시스와 습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철새들이 모여들며, 매년 봄 국제 조류 축제가 열려 전 세계 조류 전문가와 탐조객들이 찾는다. 희귀종 관찰이 가능한 지역으로도 알려져 생태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이스라엘관광청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종교적 성지뿐 아니라 자연 생태계의 균형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이기도 하다”며 “세계 철새의 날을 계기로 자연과 생명의 이동이 만들어내는 특별함을 많은 이들이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철새에게 이스라엘은 국경이 아니라 길이다. 봄과 가을마다 이어지는 거대한 날개의 흐름은, 이 땅이 가진 또 하나의 얼굴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