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국내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묘하게 비슷한 순간들이 있다.
“경치는 좋았는데 좀 불편했어.”
“다 좋은데 다시 가고 싶진 않더라.”
“놀러 갔다가 눈치만 보고 왔네.”
이상한 건 풍경 이야기는 짧고, 기분 상했던 이야기는 길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한국 관광은 자주 사람을 조급하게 만든다. 성수기에는 가격이 갑자기 뛰고, 관광지 식당에서는 은근한 눈치가 느껴질 때가 있다. 숙소에서는 체크인보다 추가요금 설명이 먼저 나오고, 유명 카페에서는 손님보다 회전율이 먼저 보인다. 여행을 왔는데 쉬는 기분보다 소비자가 된 기분이 더 강하게 남는다.
최근 공개된 ‘2026~2028 국내관광 활성화 전략 수립 연구보고서’ 역시 이런 문제를 정면으로 언급한다. 관광 불편 신고의 주요 원인은 가격시비, 불친절, 위생 문제, 서비스 불량이었다. 특히 보고서는 울릉도를 사례로 들며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논란이 관광객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사실 관광은 굉장히 단순한 산업이다.
사람 기분 좋게 해주면 다시 오고, 기분 상하게 하면 떠난다.
그런데 한국 관광은 너무 오랫동안 관광객을 ‘손님’보다 ‘소비’로 바라본 건 아닐까 싶다. 성수기니까 비싸도 된다는 분위기, 한철 장사라는 인식, “어차피 또 온다”는 안일함이 반복되면서 서비스의 기본 감각이 무뎌진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관광지가 그런 건 아니다. 여전히 친절하고 정직한 지역과 업소도 많다. 문제는 나쁜 경험 하나가 좋은 기억 열 개보다 더 오래 남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금은 SNS 시대다. 예전에는 여행지에서 기분이 상해도 주변 사람들에게 하소연하고 끝났지만 이제는 다르다. 짧은 후기 하나가 관광지 이미지를 바꿔버린다.
보고서 역시 저품질 관광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며 지역 이미지와 방문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관광의 위기가 단순 경기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거대한 개발사업만이 아니다.
관광의 기본을 다시 배우는 일이다.
관광객은 엄청난 친절을 기대하지 않는다.
적어도 돈 낸 만큼 존중받고 싶어 한다.
관광정책도 이제는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 새로운 조형물과 축제를 만드는 데 익숙했던 예산 일부를 서비스 품질 관리와 반복 민원 개선에 더 써야 한다. 지역도 단기 매출보다 “다시 오고 싶은 동네”가 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관광은 결국 사람을 잠깐 머물게 하는 산업이 아니다.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산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