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국 크루즈 관광시장이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항만에는 다시 대형 크루즈선이 들어오고 관광객 숫자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 관광업계 분위기는 기대만큼 밝지 않다. 관광객은 늘었는데 정작 지역에 남는 소비는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간한 ‘요즘, 한국관광-크루즈 관광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크루즈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016년 852달러에서 2025년 175달러로 급감했다. 10년이 채 되지 않아 소비 규모가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관광객 수 회복과 소비 회복이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크루즈 관광의 구조적 한계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전체 크루즈의 96.2%가 당일 입출항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평균 체류시간은 9.7시간에 불과했다. 대부분 관광객이 오전에 입항해 주요 관광지와 면세점을 둘러본 뒤 밤 전에 다시 배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숙박과 야간 소비, 장기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되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기항지 상당수는 체류시간이 10시간 안팎에 머물렀다. 부산항은 일부 오버나잇(overnight) 크루즈 영향으로 평균 체류시간이 21.8시간으로 상대적으로 길었지만, 이런 사례는 많지 않았다.
과거 중국 단체관광 중심의 면세 쇼핑 소비 구조가 약화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예전처럼 단체 관광객이 대규모 쇼핑에 나서는 흐름이 줄어들면서 관광객 증가가 지역 상권 매출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관광업계에서는 단순 입항 횟수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계 주요 크루즈 기항지는 야간 체류와 지역 체험 프로그램, 다기항 노선 등을 통해 지역 소비를 늘리고 있지만 국내는 여전히 ‘잠시 들렀다 가는 관광’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다.
부산항이 추진 중인 ‘1박 2일 오버나잇 크루즈’는 이런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거론된다. 체류시간을 늘려 숙박과 식음, 야간 관광 소비까지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관광객 숫자는 회복됐지만 지역에 남는 것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