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일본이 관광객 수 확대 중심의 관광정책에서 지역사회와 관광객이 공존하는 지속가능 관광체계 구축으로 정책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관광지 관리와 지역 수용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관광정책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일본 관광청은 현재 '일본판 지속가능 관광 가이드라인(JSTS-D)'을 운영하며 지방자치단체와 관광지역개발법인(DMO)의 지속가능한 관광지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 JSTS-D는 국제 지속가능 관광 기준인 GSTC를 기반으로 개발된 관광지 관리 체계로, 지역 단위 관광환경을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정책 수립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제도 도입의 배경에는 일본 관광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이에 따른 부작용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 관광청은 2018년 주요 관광지를 보유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속가능 관광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광객 증가에 따른 혼잡과 지역사회 부담 등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2019년 보고서 '지속가능한 관광 선진국을 향하여'를 통해 정부의 방일객 6000만 명 목표 달성과 함께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관광정책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이를 토대로 2020년 JSTS-D를 개발했다.
이는 관광객 숫자 자체를 늘리는 데 집중했던 기존 정책에서 벗어나 관광객 증가에 따른 영향을 관리하는 단계로 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JSTS-D는 관리·운영, 사회·경제, 문화, 자연 등 4개 분야로 구성되며 총 113개 세부 지표를 통해 관광지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도록 설계됐다. 관광지 운영 전략과 주민 의견 수렴, 지역경제 기여도, 문화유산 보호, 자연환경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다.
또한 지자체가 자가진단을 통해 관광지 현황을 분석하고 단계별 개선 과제를 도출할 수 있도록 초급·중급·상급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관광객 증가에 따른 문제를 사전에 관리하고 장기적인 관광지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141개 지방자치단체와 DMO가 JSTS-D 로고마크를 취득해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나가사키현 오지카초가 꼽힌다. 오지카초는 '100년 후를 내다보는 섬 만들기'를 목표로 전통가옥 체류와 농촌 민박 등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을 육성하고 있으며,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코-크리에이션 투어리즘'을 추진하고 있다.
도치기현 나스시오바라시는 JSTS-D 평가에서 100점 만점 중 72점을 획득했으며,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세계 지속가능 관광지 톱100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일본 관광청은 JSTS-D의 핵심 가치를 '살기에도 좋고 방문하기에도 좋은 지역 만들기'로 제시하고 있다.
관광객 수 증가를 국가 관광정책의 핵심 목표로 삼아온 일본이 이제는 관광객과 지역주민의 공존, 문화·환경 보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정책 축을 이동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JSTS-D는 향후 아시아 관광정책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일부 지역에서 관광객 집중과 지역 갈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한국 관광정책에도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