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최근 부산이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부산 공연 때문이다.
공연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팬들은 항공권을 예약했고, 숙소를 찾았고, 부산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도시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 입장에서는 돈을 들여도 만들기 어려운 관광 호재다.
그런데 정작 화제가 된 것은 공연이 아니라 숙박요금이다.
공연 일정이 발표되자 일부 숙박업소의 객실 가격이 평소보다 몇 배씩 뛰었다. 예약 취소 민원도 이어졌다. 부산시와 한국관광공사, 관광업계가 합동 점검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BTS가 세계인을 불러오고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맞이할 준비보다 얼마를 더 받을 수 있는지부터 계산하고 있었던 셈이다.
문제는 이것이 부산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관광은 수년째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지역 축제가 열리면 숙박요금이 오른다. 불꽃축제가 열리면 객실 가격이 폭등한다. 대형 콘서트가 열리면 예약 취소 논란이 발생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 택시 요금과 음식값 논란이 뒤따른다.
행사가 끝나면 단속이 이뤄지고 개선을 약속한다. 하지만 다음 행사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
관광객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기억하지 않는다. 어느 식당에서 무엇을 먹었는지, 어느 상점에서 무엇을 샀는지는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그러나 바가지를 썼다는 기억은 오래 남는다.
더 무서운 것은 지금의 관광객은 SNS를 통해 경험을 공유한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한 사람이 불쾌한 경험을 하면 주변 사람 몇 명에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났다. 지금은 하나의 게시물이 수만 명, 수십만 명에게 전달된다. 도시 이미지가 훼손되는 속도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
우리는 관광산업을 너무 자주 단기 매출로만 바라본다.
하지만 관광산업의 본질은 신뢰 산업이다.
한 번 방문한 사람이 다시 찾고 싶어야 한다. 다시 찾은 사람이 가족과 친구를 데려와야 한다. 좋은 경험이 입소문이 돼야 한다. 이것이 관광 선진국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한 경쟁력이다.
반면 바가지요금은 미래의 고객을 현재의 수익으로 바꾸는 행위다.
당장은 객실 하나로 몇 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그 관광객이 다시는 오지 않는다면 결국 손해다. 더구나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한국은 공연은 훌륭하지만 숙박요금은 믿을 수 없다"고 평가하기 시작한다면 피해는 특정 업소가 아니라 국가 전체가 떠안게 된다.
생각해보자.
정부와 지자체는 수천억 원을 들여 관광객을 유치한다. 관광공사는 해외에서 한국 관광을 홍보한다. 항공사는 노선을 늘리고 여행사는 상품을 개발한다. K-팝과 K-드라마는 한국을 세계인이 가고 싶어 하는 나라로 만든다.
그런데 일부 업소의 탐욕은 그 모든 노력을 단 며칠 만에 무너뜨릴 수 있다.
BTS는 한국 관광의 자산이다.
그러나 BTS가 만들어 준 기회를 관광산업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자산이 아니라 놓쳐버린 기회가 된다.
세계인은 BTS를 보기 위해 부산에 오는 것이 아니다. BTS를 계기로 한국을 경험하러 오는 것이다.
그들에게 남겨야 할 기억은 폭등한 숙박요금이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도시의 모습이어야 한다.
관광객은 공연이 끝나면 떠난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평판은 오래 남는다.
지금 한국 관광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관광객이 아니다.
관광객을 대하는 더 나은 태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