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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분석] 캐나다 가족여행이 바뀌고 있다…한국 관광도 '세대 전략' 다시 짜야

조부모·부모·자녀 함께 떠나는 '3대 여행' 확산…방한시장도 FIT에서 가족 중심으로 전환 필요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캐나다 가족여행 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 중심이던 해외여행이 조부모까지 함께하는 '3대 가족여행(Multigenerational Travel)'으로 확대되면서 관광 목적지를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한 휴양이나 쇼핑보다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와 체험, 안전, 이동 편의성이 중요해지면서 한국 관광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 토론토지사가 최근 발간한 '캐나다 가족여행 시장 현황 및 시사점'은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여행 트렌드가 아닌 사회구조 변화에서 비롯된 시장 재편으로 진단했다. 캐나다에는 현재 약 240만 명이 다세대 가구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이 비중은 지난 20년간 약 45% 증가했다. 기대수명 연장과 고령화, 가족 형태 변화가 맞물리면서 조부모와 부모, 자녀가 함께 떠나는 여행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 규모도 이미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자녀가 있는 부모의 81%는 연간 한 차례 이상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해외여행객의 46%는 가족 레저여행을 선택한다. 미성년 자녀와 함께 해외여행을 경험한 비율도 21%에 달한다. 이는 가족여행이 특정 계층의 소비가 아니라 캐나다 해외여행 시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더 주목할 부분은 여행의 목적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가족여행객은 목적지를 선택할 때 숙박 품질(91%)과 비용 대비 가치(89%)는 물론 다양한 관광콘텐츠(88%), 자녀의 국제문화 체험 기회(87%)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 여행이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 함께 배우고 경험하는 시간으로 인식되면서 역사와 문화, 자연체험, 교육적 가치가 높은 여행지가 경쟁력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는 한국 관광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지금까지 캐나다 방한시장은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 관광, 쇼핑,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를 중심으로 상품이 구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다세대 가족여행 시장에서는 이러한 접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조부모는 역사와 문화, 부모는 안전과 이동 편의, 자녀는 체험과 즐길거리를 동시에 원하는 만큼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이러한 조건을 상당 부분 갖춘 목적지라고 평가했다. 세계적 수준의 대중교통과 KTX를 비롯한 이동 인프라, 높은 치안 수준, 의료 접근성, 풍부한 역사문화유산, K-컬처 콘텐츠가 결합돼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매력적인 여행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울에 집중된 관광에서 벗어나 경주와 전주, 강원권 국립공원, 남해안 해양관광, 지역 미식과 전통문화 체험 등을 연계할 경우 가족여행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지역별 소비 성향을 세분화한 접근도 필요하다. 캐나다 동부는 역사와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서부는 자연경관과 하이킹, 야외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나의 상품으로 시장 전체를 공략하기보다 지역별 특성에 맞춘 맞춤형 마케팅이 필요한 이유다.

 

국내 관광정책도 가족 단위 장기 체류를 고려한 방향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숙박과 교통을 중심으로 한 기존 지원에서 나아가 다세대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객실과 교통체계, 지역 체험 프로그램, 영어 안내 서비스, 유아와 고령자를 위한 관광 인프라까지 종합적으로 갖춰야 한다. 방한객 수 확대보다 체류일수와 지역 소비를 늘리는 전략이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캐나다 가족여행 시장은 단순히 여행객 수가 늘어나는 시장이 아니다. 가족의 형태와 소비방식, 여행 목적이 함께 변하고 있는 새로운 시장이다. 한국 관광이 여전히 젊은 개별여행객(FIT) 중심의 상품과 마케팅에 머문다면 이 변화를 충분히 흡수하기 어렵다. 반대로 안전과 이동성, 문화와 자연, K-콘텐츠를 하나로 연결하는 가족 친화형 관광전략을 구축한다면 캐나다는 물론 북미 시장 전반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이것이 한국관광공사 토론토지사 보고서가 한국 관광산업에 던지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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