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러시아 해외여행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와 아시아 노선 회복이 맞물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재편되는 가운데, 베트남과 중국은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고, 한동안 주춤했던 아랍에미리트(UAE)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블라디보스톡지사가 발표한 '8월 극동 러시아 관광시장 동향'에 따르면, 2026년 7월 러시아 여행상품 판매 비중은 튀르키예가 37.7%로 가장 높았으며 이집트(21.3%), 러시아 국내여행(9.6%), 베트남(7.8%), 압하지야(5.9%), 태국(4.7%), 중국(4.3%) 순으로 집계됐다. 베트남과 중국은 주요 해외 목적지로 확실한 입지를 넓히는 모습이다.
온라인 검색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여행지 검색 비중은 튀르키예(42.9%)와 이집트(14.4%)가 여전히 높았지만, 베트남은 지난해 3.9%에서 6.8%로, 중국은 2.4%에서 4.4%로 각각 크게 증가했다. 반면 아랍에미리트는 지난해 5.8%에서 1.1%로 급감하며 중동 정세가 여행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베트남의 성장세는 실제 방문객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을 찾은 러시아인은 74만2천 명으로 지난해보다 2.8배 증가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한국에 이어 베트남의 세 번째 관광객 유입 시장으로 올라섰으며, 러시아 패키지여행 시장에서도 베트남은 점유율 7.8%를 기록해 주요 목적지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아랍에미리트는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러시아 외무부와 경제개발부가 지난 6월 여행주의보와 여행상품 판매 제한을 해제하면서 여행사들이 패키지 판매를 재개했고, 현지 호텔들은 최대 40% 할인 프로모션을 내놓으며 수요 회복에 나서고 있다. 현재는 두바이를 중심으로 라스알카이마와 아부다비에 대한 예약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러시아 여행시장에는 새로운 변수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정유시설 드론 공격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약 20% 상승하면서 여행업계는 올가을 유류할증료 인상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 루블화 약세 전망까지 겹치면서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비용 상승 요인이 단거리와 가성비 여행지 선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여행객들은 가격 경쟁력이 높은 베트남과 중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으며, 규제가 해제된 아랍에미리트 역시 할인 프로모션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회복을 시도하는 양상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번 동향을 통해 국제 정세와 환율, 항공비용, 여행 규제 완화 등이 러시아 해외여행 시장의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재편되는 움직임은 향후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관광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