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정부세종청사와 공공기관 집적지로 대변되던 세종특별자치시가 국내외 관광업계의 새로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주말이면 비는 행정도시’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으나, 최근 도심 생태 자원과 대규모 문화 인프라, 그리고 국가시범도시로서의 스마트 기술을 결합하며 입체적인 관광 도시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스루(Pass-through)형 방문지에서 벗어나 교육과 휴식이 공존하는 목적지(Destination)형 체류 관광지로의 변모는 국내 여행업계에도 새로운 상품 기획의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세종시 관광 경쟁력의 첫 번째 축은 단연 압도적인 녹지 환경이다. 도시 전체 면적의 52.4%가 녹지 및 친수공간으로 조성돼 있어, 국내 지자체 중 최고 수준의 도심 생태 비율을 자랑한다. 이는 최근 관광 트렌드의 핵심인 ‘웰니스(Wellness)’와 ‘친환경 힐링’을 도심 한복판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인공적인 빌딩 숲과 자연 공간이 정교하게 맞물린 도시 구조는 인바운드 및 국내 단체 관광객 모두에게 독특한 미학적 경험을 선사한다.

생태 관광의 핵심 앵커 시설은 축구장 90개 규모(65ha)로 조성된 국내 최초의 도심형 수목원, 국립세종수목원이다. 붓꽃 모양을 형상화한 웅장한 사계절 온실과 다채로운 주제 정원은 계절별로 특화된 전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외지 방문객을 유입하는 핵심 동력 역할을 맡고 있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호수인 세종호수공원과 중앙공원이 연계되며, 도심 중앙에 거대한 녹지 축(Green Axis)을 형성해 단체 산책 및 대규모 야외 행사를 소화하는 관광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문화·지식 인프라 측면에서의 파급력도 거세다. 세종시는 오는 2028년까지 총 5개 전문 박물관이 집적되는 ‘동북아 최대 규모 박물관 단지’ 조성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미 개관해 성황리에 운영 중인 국립어린이박물관을 시작으로 도시건축, 디자인, 디지털문화유산, 국가기록박물관이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전시 공간의 추가를 넘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던 문화 소비 수요를 중부권으로 분산시키는 강력한 관광 유인책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역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살린 대표 콘텐츠 구축도 궤도에 올랐다. 대한민국 한글 특화 도시라는 타이틀을 바탕으로 매년 개최되는 세종한글축제와, 전통 불꽃 기술을 현대적 미학으로 재해석해 호수 위를 수놓는 세종낙화축제는 독창적인 지역 킬러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전국 지자체 최초로 ‘야간 부시장’ 제도를 도입해 추진 중인 ‘세종 밤마실’ 브랜드는 호수공원 일대의 야경을 안전하고 차별화된 야간 체류형 상품으로 안착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야간관광 및 체류형 상품의 성과 배경에는 전국 최고 수준의 도시 안전망이 존재한다. 세종시는 행정안전부 지역안전지수에서 최다 부문 1등급을 달성하는 등 국내 최고의 치안과 정주 여건을 입증해 왔다. 늦은 밤 시간대에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여성 단체 관광객이 안심하고 도심 산책과 수변 야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관광지로서 세종시가 가진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상권·환경적 강점이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라는 상징성은 세종시만의 독보적인 ‘교육 여행(Edu-Tourism)’ 코스를 만들어냈다. 자율주행 빅데이터 관제센터 방문, 첨단 BRT 대중교통 시스템 체험, 크리넷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견학, 스마트팜 수확 체험 등은 미래 도시의 생태계를 직접 확인하는 차별화된 학습 콘텐츠다. 이는 학생 단체 수학여행은 물론, 해외 지자체 및 공공·기업 연수단(MICE)을 유치하는 데 있어 독보적인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로 작용한다.
미래 첨단 기술과의 대비를 이루는 고즈넉한 전통 문화 자원도 입체적 여행 동선을 완성한다. 다도와 명상 체험을 제공하는 세종전통문화체험관을 비롯해 장류 박물관인 뒤웅박고을, 시립민속박물관, 전의향교 등은 세종시 외곽 지역에 깊이 있게 포진해 있다. 첨단 미래 기술 체험과 유교·민속적 전통문화 체험을 하루 동선으로 묶어내는 ‘과거와 미래의 공존’ 컨셉은 여행사들의 상품 기획 스펙트럼을 넓혀주고 있다.
관광업계가 실제 상품화에 활용할 수 있는 테마별 동선 구성도 명확하다. △행정·지식 코스(대통령기록관-정부청사 옥상정원-국립세종도서관), △스마트·미래 코스(자율주행 관제센터-BRT 체험-스마트팜), △친환경·생태 코스(국립세종수목원-세종호수·중앙공원-베어트리파크), △전통·문화 코스(세종전통문화체험관-뒤웅박고을-박물관단지) 등 목적과 타깃에 맞춘 콤팩트한 1박 2일 또는 당일 연계 코스 개발이 용이하다.
이처럼 세종시가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체질 개선을 본격화함에 따라,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을 중심으로 한 B2B 수용 태세 개선도 가속화되고 있다.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맞춤형 환영 프로그램, 관광지 입장료 및 체험비 일부 지원, 전문 해설사 밀착 배치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가 가동 중이다. 수도권과 영·호남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라는 지리적 이점에 이러한 다각적 지원책이 더해지면서, 세종시는 국내 여행업계가 주목해야 할 '신규 신흥 관광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