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호텔을 예약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정보 가운데 하나가 성급이다. 같은 지역에 있는 호텔이라도 5성, 4성, 3성이라는 표시 하나에 소비자가 기대하는 숙박 경험은 달라진다. 하지만 호텔 입구에 걸린 별이 어떤 기준으로 붙었는지, 누가 그 기준을 적용해 등급을 결정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호텔의 성급은 단순히 객실이 고급스럽다는 의미도, 온라인 여행플랫폼에서 이용자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의미도 아니다. 일정한 평가기준에 따라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 수준 등을 확인하고 공식적으로 등급을 결정하는 제도의 결과다.
국내 호텔업 등급결정사업은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호텔업등급관리국이 담당한다. 호텔업 등급결정사업 홈페이지에서는 등급결정을 신청하는 호텔을 대상으로 평가기준과 현장평가 준비사항, 안전점검, 평가수수료 등을 안내하고 있으며, 등급이 결정된 호텔의 성급과 인증기간도 공개한다. 호텔의 별은 한 번 정해진 뒤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표시가 아니라 일정한 유효기간을 가진다. 따라서 호텔 등급은 ‘몇 성인가’만큼이나 ‘언제 결정됐고 현재 유효한가’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관광정보다.
호텔의 별은 ‘평점’과 다르다
호텔 성급과 온라인 평점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온라인 평점은 투숙객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한 결과인 반면, 호텔업 등급은 정해진 평가기준에 따라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 등을 평가해 결정한다. 한 호텔의 공식 등급이 5성이라고 해서 모든 이용자가 반드시 5점 만점의 만족도를 주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온라인 평점이 높다고 해서 공식 등급이 자동으로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이 차이는 호텔을 선택하는 소비자에게 중요하다. 온라인 후기에는 최근 객실 상태나 직원 응대, 조식 만족도처럼 실제 투숙객의 경험이 담긴다. 반면 공식 성급은 호텔이 갖춰야 할 시설과 서비스에 관한 일정한 기준을 확인하는 정보다. 결국 두 정보는 서로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다.
호텔업 등급결정사업 홈페이지에서 호텔을 검색하면 호텔명뿐 아니라 업종, 등급, 객실 수, 등급 인증기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소비자가 예약 과정에서 호텔이 스스로 사용하는 홍보 문구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공식 등급결정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등급을 결정하는 출발점은 호텔의 신청이다
호텔업 등급결정은 호텔의 신청에서 출발한다. 호텔은 등급결정을 신청하고 평가에 필요한 절차를 거친다. 이후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 등이 평가기준에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공식 호텔업 등급결정사업 홈페이지는 등급결정 신청과 함께 현장평가 준비, 평가기준, 안전점검 등에 관한 정보를 별도로 제공한다. 이는 호텔 등급이 서류에 기재된 시설 목록만을 확인해 결정되는 제도가 아니라 실제 호텔 운영과 시설 상태를 평가하는 절차를 포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등급평가를 앞둔 호텔을 위한 사전 컨설팅도 운영된다. 특히 1~3성 호텔 가운데 현장평가 준비가 어려운 호텔, 인력난이나 경영악화 등으로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호텔, 기존 등급보류 호텔 등이 대상이다. 컨설팅에서는 주차장과 로비 등 공용공간을 비롯해 객실, 식음료시설, 부대시설 등 평가기준에 맞춰 준비해야 할 사항을 안내한다.
이 대목에서 호텔 등급제의 또 다른 성격이 드러난다. 등급결정은 단순히 호텔의 순위를 매기는 절차가 아니라 호텔이 일정한 시설과 서비스 수준을 갖추도록 기준을 제시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객실만 보는 평가가 아니다
호텔의 성급을 객실의 크기나 인테리어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호텔업 등급결정사업의 평가 범위에는 공용공간, 객실, 식음료시설, 부대시설 등이 포함된다. 투숙객이 호텔에 도착해 주차하고 로비에서 체크인한 뒤 객실을 이용하고 식사를 하며 부대시설을 이용하는 숙박 과정 전체가 평가의 배경이 되는 셈이다.
공용공간은 호텔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공간이다. 주차장에서 호텔 로비로 이어지는 동선, 고객을 맞이하는 공간, 객실로 이동하는 과정은 숙박서비스의 일부다. 객실 역시 단순히 침대와 가구가 있는지를 넘어 객실과 욕실의 편의성과 안락성 등 여러 요소가 평가 대상이 된다.
식음료시설과 부대시설도 호텔 등급을 구성하는 중요한 영역이다. 호텔의 규모와 등급에 따라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과 서비스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텔의 별 하나를 이해하려면 객실 사진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서 호텔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서비스도 별을 결정하는 요소다
호텔 등급에서 시설만큼 중요한 것이 서비스다. 호텔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사항을 어떻게 접수하고 처리하는지, 고객의 만족도를 어떻게 확인하는지도 평가와 연결된다.
호텔업 등급결정사업 홈페이지에는 객실 내 불편신고엽서 비치와 호텔 이용 만족도 평가에 관한 별도 안내가 마련돼 있다. 특히 불편신고엽서가 비치되지 않거나 호텔 이용 만족도 평가가 실시되지 않는 경우 등급을 받을 수 없는 필수항목도 안내돼 있다.
이는 호텔 등급제가 단순한 시설 인증과는 다른 이유다. 아무리 객실을 고급스럽게 꾸며도 실제 고객이 호텔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서비스 체계가 갖춰져 있는지를 함께 확인한다. 관광객에게 호텔은 객실 하나가 아니라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서비스 공간이기 때문이다.
별의 숫자가 많다고 모든 것이 같지는 않다
국내 호텔업 등급은 1성부터 5성까지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성급이 높아질수록 요구되는 시설과 서비스 수준도 높아진다. 그러나 단순히 시설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상위 등급을 받는 것은 아니다.
등급평가는 여러 평가항목과 기준을 바탕으로 이뤄지며 일부 항목은 등급결정에서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필수요건으로 관리된다. 호텔업 등급결정사업 홈페이지가 별도로 평가표와 가·감점 항목 등을 안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3성과 4성, 4성과 5성의 차이를 단순히 ‘더 고급스럽다’는 표현으로 설명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어떤 시설이 요구되고 어떤 서비스 수준을 갖춰야 하는지, 어떤 항목이 필수인지까지 확인해야 성급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부분은 호텔업 등급제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이다. 호텔의 별이 만들어지는 구체적인 평가표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등급은 한 번 결정되면 끝나는가
호텔의 별은 영구적인 자격이 아니다. 공식 호텔 상세 페이지에는 등급 인증기간이 표시되며, 실제 등급 호텔의 인증기간은 통상 3년 단위로 확인된다. 호텔은 기존 등급의 유효기간이 끝난 뒤에도 계속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등급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호텔업 등급결정사업은 중간점검 제도도 운영한다. 이는 호텔이 등급을 받은 이후에도 시설과 서비스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지를 관리하기 위한 장치다. 따라서 호텔의 성급은 과거 어느 시점에 획득했다는 사실만으로 이해하기보다 현재 유효한 등급인지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현재 등급이 유효한 호텔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마련돼 있다. 소비자는 호텔 이름을 검색해 성급과 인증기간을 확인할 수 있다. 여행객에게 호텔 등급은 예약 플랫폼의 한 줄짜리 소개문구가 아니라 공식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관광정보인 셈이다.
‘5성’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공식 등급이다
호텔의 성급을 둘러싼 혼선을 줄이기 위해서는 공식 등급과 호텔이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표현을 구분해야 한다. 호텔업 등급결정사업 홈페이지에는 ‘허위·과대 등급표지 신고’ 절차도 마련돼 있다. 온라인에서 허위 등급표시가 이뤄진 경우에는 해당 URL이나 애플리케이션을 신고 내용에 포함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 제도는 호텔의 별이 단순한 광고 문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소비자가 호텔을 선택할 때는 ‘럭셔리’, ‘프리미엄’, ‘특급’과 같은 홍보 표현보다 실제 공식 등급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물론 공식 성급만으로 투숙 경험의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호텔의 위치, 객실 가격, 객실 유형, 최근 리모델링 여부, 실제 이용자 후기 등은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 공식 등급이 호텔의 모든 장단점을 대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기준에 따른 호텔의 시설과 서비스 수준을 판단하는 하나의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호텔의 별을 읽는다는 것
호텔의 별은 숫자가 아니다. 그 안에는 호텔이 갖춰야 할 시설과 서비스, 고객 편의를 위한 운영체계, 안전과 관리에 관한 기준이 함께 들어 있다. 별 하나를 얻기 위해 호텔은 객실뿐 아니라 공용공간과 식음료시설, 부대시설, 고객서비스 등 호텔 전체의 운영 수준을 평가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호텔 등급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5성이냐 4성이냐’라는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그 결과를 만들어낸 평가기준을 살펴봐야 한다. 어떤 항목이 필수이고, 어떤 시설과 서비스가 성급을 갈라놓는지 확인해야 호텔의 별이 가진 실제 의미가 드러난다.
호텔의 별은 결국 여행객에게 하나의 약속이다. 호텔이 일정한 기준을 충족해 공식 등급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시이자, 관광객이 수많은 숙박시설 가운데 선택할 때 활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판단 기준이다. 호텔의 별을 제대로 읽는 첫걸음은 별의 숫자가 아니라 그 별을 만든 평가표를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된다.
[다음 편] [NT 기획-호텔 등급] ② 호텔의 ‘별’은 무엇을 평가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