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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호텔 등급] ② 호텔의 ‘별’은 무엇을 평가하나

객실만 좋다고 높은 별을 받을 수 없다…시설에서 서비스까지 호텔 운영 전반을 들여다보는 평가체계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호텔의 별을 객실의 고급스러움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침대가 넓고 욕실이 화려하며 로비가 웅장하면 높은 등급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호텔 등급평가의 시선은 객실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객실을 이용하고 식사를 하고 부대시설을 이용하며 서비스를 받는 과정까지, 호텔이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여러 경험을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다.

 

평가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호텔의 별이 단순한 시설 목록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공용공간과 객실·욕실, 식음료시설과 부대시설이 각각 평가영역으로 나뉘고 서비스 수준은 별도의 정성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필수조건이 있고, 평가항목마다 배점이 다르며 가점과 감점도 결과에 반영된다. 호텔의 별 하나에는 생각보다 많은 기준이 겹쳐 있다.

 

 

호텔을 하나의 공간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호텔은 하나의 건물이지만 고객에게 제공하는 기능은 하나가 아니다. 주차를 하고 로비에서 체크인한 뒤 객실로 이동하고,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필요하면 수영장이나 피트니스센터 같은 부대시설을 이용한다. 객실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투숙을 마친 뒤에는 호텔 이용 경험을 평가할 수도 있다.

 

호텔 등급평가 역시 이처럼 호텔을 여러 기능의 결합체로 바라본다. 평가영역은 공용공간, 객실 및 욕실, 식음료시설, 부대시설 등으로 나뉜다. 어느 한 공간만 뛰어나다고 호텔 전체의 등급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평가도 호텔의 여러 영역을 나눠 살펴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것이 호텔 등급과 단순한 시설 경쟁이 다른 지점이다. 객실에 최신 가구를 들여놓았더라도 공용공간 관리가 미흡하거나 고객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호텔 전체의 수준은 객실 하나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반대로 눈에 띄는 시설이 많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운영과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호텔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호텔의 별은 결국 ‘무엇이 있는가’와 ‘어떻게 운영되는가’를 함께 보는 체계다.

 

가장 먼저 걸러지는 것은 ‘필수조건’

 

호텔 등급평가를 단순한 점수 경쟁으로 생각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평가표에는 일정한 필수조건이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필수조건은 다른 항목에서 얻은 점수로 대신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 여러 평가영역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갖춰야 하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등급결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호텔이 등급평가를 준비할 때 전체 점수를 올리는 것보다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필수조건인 이유다.

 

고객 모니터링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객실 안에 불편신고엽서를 비치하고 호텔 이용 만족도 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평가항목에 포함돼 있다. 특히 이 두 가지는 단순한 서비스 권장사항이 아니라 등급결정과 연결되는 필수항목으로 관리된다.

 

여기에는 호텔 등급제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호텔이 고객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지를 시설의 크기나 숫자로만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객이 불편을 제기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 있고, 호텔이 고객의 만족도를 확인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도 숙박서비스의 기본으로 본다.

 

호텔 입장에서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장치다. 하지만 평가표 안에서는 사소하지 않다. 객실의 인테리어를 새로 바꾸는 것보다 먼저 고객 의견을 수집하고 관리하는 기본적인 운영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객실과 욕실에서는 ‘편리함’을 본다

 

객실과 욕실은 투숙객이 호텔의 품질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평가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객실 평가를 단순히 면적이나 가구의 고급스러움으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객실을 실제로 사용하는 고객에게 필요한 편의성과 안락성이 제대로 확보돼 있는지가 중요하다. 욕실 역시 단순히 세면대와 샤워시설이 있다는 수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지가 평가의 대상이 된다.

 

이런 차이는 호텔을 직접 이용해 보면 쉽게 드러난다. 사진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는 객실도 실제로는 조명과 동선, 수납, 욕실 이용 편의성, 각종 비품의 배치 등에 따라 체감이 크게 달라진다. 호텔 등급평가가 객실을 별도의 평가영역으로 다루는 것도 결국 이런 실제 이용환경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객실 안에 고객 불편신고엽서를 두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호텔이 객실을 제공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식음료와 부대시설은 ‘호텔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호텔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객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아침에는 조식을 먹고, 업무를 보거나 휴식을 취하고, 저녁에는 레스토랑이나 바를 이용한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수영장이나 놀이시설을 찾을 수도 있고, 비즈니스 고객이라면 회의나 연회시설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그래서 호텔 등급평가에는 식음료시설과 부대시설도 포함된다.

이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시설의 숫자가 아니다. 호텔의 전체적인 서비스 구조에서 각각의 시설이 어떤 역할을 하고, 고객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운영되는지가 중요하다.

 

호텔이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과 레스토랑을 제대로 운영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부대시설 역시 시설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고객 경험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호텔 등급평가는 이처럼 시설과 운영을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결국 호텔의 별은 객실에서 잠을 자는 경험뿐 아니라 호텔 안에서 고객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서비스를 받는가까지 포함해 만들어진다.

 

서비스는 숫자로만 재기 어렵다

 

시설은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객실의 크기나 시설의 종류, 특정 공간의 설치 여부처럼 눈에 보이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서비스다.

 

직원이 얼마나 신속하게 응대하는지, 고객 요청에 얼마나 정확하게 대응하는지, 호텔이 서비스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제공하는지는 단순한 숫자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 같은 시설을 갖춘 호텔이라도 서비스의 완성도에 따라 투숙객이 느끼는 품질은 크게 달라진다.

이 때문에 호텔 등급평가에는 정성적 평가가 활용된다. 정성평가는 서비스 수준을 ‘매우 우수’에서 ‘매우 미흡’까지 5단계로 구분해 평가하는 방식이다. 현장평가와 불시평가에서도 이 척도가 활용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성평가가 평가자의 개인적인 취향을 그대로 반영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평가척도를 놓고 서비스 수준을 구분하며, 평가 과정에서 객관적인 근거가 있다면 이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한다.

 

호텔이 자체적으로 평가할 때도 지나치게 높은 점수를 주지 않도록 주의사항이 제시된다. 단순히 기준을 충족했다는 이유만으로 ‘매우 우수’나 ‘우수’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업계에서 모범적인 수준인지까지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서비스 평가가 들어가는 순간 호텔 등급은 단순한 시설 인증과 달라진다. 호텔이 갖춘 시설이 아니라 그 시설을 통해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가까지 평가의 영역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같은 항목이라도 배점이 다르다

 

호텔 평가표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모든 항목에 같은 무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평가항목마다 배점이 다르고, 같은 항목이라도 성급에 따라 배점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고객 모니터링 시스템을 보면 그 차이가 뚜렷하다. 관광호텔업 기준 해당 항목의 배점은 1~2성 15점, 3성 8점, 4성 6점, 5성 6점으로 구분돼 있다.

 

이 숫자를 단순히 점수 차이로만 볼 필요는 없다. 호텔 등급평가가 성급별로 서로 다른 평가구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즉 호텔이 어떤 시설이나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지만큼이나 그것이 어떤 평가영역에 속하고, 해당 성급에서 어느 정도의 배점으로 반영되는가가 중요하다.

 

이 구조는 다음 편에서 살펴볼 성급별 차이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가 된다. 같은 호텔 시설이라도 성급에 따라 평가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점과 감점은 마지막에 붙는 숫자가 아니다

 

호텔 등급평가에는 기본 평가항목 외에 가점과 감점도 있다. 지난달 7월 호텔업 등급평가에서 가·감점 항목의 실적을 어떻게 확인하는지에 대한 별도 안내가 나올 정도로 평가 준비에서 중요한 영역이다.

 

가점은 호텔의 일정한 실적을 평가결과에 반영하는 장치이고, 감점은 평가기준에 따라 불리하게 반영되는 사항을 말한다. 따라서 호텔은 평가 직전에 시설만 정비하는 것으로 모든 준비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평가와 관련된 운영실적을 평소에 관리하고 필요한 자료를 갖춰놓는 것이 중요하다. 시설이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라면 운영실적과 서비스 관리체계는 호텔의 ‘소프트웨어’에 가깝다.

이 둘이 함께 움직여야 호텔의 별이 만들어진다.

 

고객의 목소리도 평가표 안에 있다

 

호텔 등급평가에서 고객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수항목으로 들어간 것은 호텔 평가의 방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텔이 아무리 좋은 시설을 갖췄더라도 고객이 불편을 호소할 방법이 없고, 이용 만족도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서비스 수준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장치가 평가에 포함된 것은 호텔을 단순한 건축물이나 객실의 집합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관광객에게 호텔은 여행의 일부다. 체크인 과정에서 불편을 겪고, 객실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식음료시설에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체크아웃한 뒤 호텔을 평가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험이 호텔에 대한 인상을 만든다.

 

호텔 등급평가가 고객 모니터링을 들여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별의 숫자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호텔 운영의 빈틈을 고객의 목소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결국 평가표가 묻는 것은 하나다

 

호텔 등급평가를 구성하는 요소를 하나씩 보면 복잡해 보인다. 공용공간과 객실·욕실, 식음료와 부대시설, 고객 모니터링, 정성평가, 필수조건, 배점, 가점과 감점까지 서로 다른 기준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가표가 묻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하다.

“이 호텔은 고객에게 약속한 수준의 숙박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가.”

시설을 갖추고 있는가.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가.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제공되는가. 고객의 불편을 관리할 수 있는가.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을 지키고 있는가. 그리고 평가기준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실제 운영에서도 유지하고 있는가.

호텔의 별은 이 질문에 대한 종합적인 답이다.

 

그래서 5성이라는 숫자 하나만 보고 호텔을 판단하는 것도, 반대로 객실 사진 하나만 보고 호텔의 수준을 판단하는 것도 충분하지 않다. 별 뒤에는 시설과 서비스, 운영과 고객관리라는 여러 층의 평가가 자리 잡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이 복합적인 평가체계가 실제로 성급의 차이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살펴본다. 1성에서 5성으로 올라갈수록 어떤 시설과 서비스가 달라지는지, 단순히 ‘고급스럽다’는 표현을 넘어 호텔에서 체감할 수 있는 차이를 짚어본다.

 

호텔의 별 하나가 올라간다는 것은 과연 무엇이 달라진다는 뜻일까.

[다음 편] [NT 기획-호텔 등급] ③ 1성부터 5성까지,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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