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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분석] 지방공항 입국 20% 시대의 '그늘'… 109% 폭증 청주공항, 왜 로컬 소비는 38% 줄었나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2026년 상반기 지방공항(청주·대구·김해·제주)을 통한 외래객 입국 비중이 20.7%를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20% 벽을 넘어섰다. 상반기 지방공항 입국자 수만 196만 7,22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급증해, 같은 기간 수도권 공항 성장률(17.3%)을 2.4배 앞질렀다. 숫자만 보면 전국 단위의 분권형 관광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듯하지만, 공항별 수치를 단면 절단해 보면 성장의 '질적 불균형'과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가장 극적인 외형 성장을 이뤄낸 곳은 단연 청주공항이다. 올 상반기 청주공항 입국 외래객은 6만 2,97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1% 폭증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만, 일본, 중국발 직항 노선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영향이 컸으며,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20대 여성 외국인 개별여행객(FIT)이 핵심 방문층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실속을 들여다보면 사정은 완전히 다르다.

 

청주공항 입국 외래객 중 34.5%는 입국 직후 충북 지역을 벗어나 수도권으로 즉시 이탈했다. 이로 인해 충북 지역 내 외래객 1인당 카드 소비액은 6만 238원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38.2%나 급감했다. 항공 노선 확대로 사람을 불러 모으는 데는 성공했으나, 공항이 위치한 지역 내 체류 자원과 2차 연계 교통망이 부실해 공항이 단순 '수도권 우회 통로'로 전락하는 '빨대 효과'가 데이터로 증명된 셈이다.

 

반면 대구공항은 청주공항과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며 내실을 챙겼다. 올 상반기 대구공항의 외래객 입국자 성장률은 2.6%로 정체 상태였으나, 1인당 지역 내 소비액은 25만 5,355원으로 9.9% 증가했다. 비결은 입국객의 73%를 대구·경북권 내에 묶어둔 밀착형 체류 생태계에 있다. 대구공항은 피부·성형을 중심으로 한 의료관광 비중이 26.4%에 달했으며, 진료 후 지역 상권 쇼핑으로 이어지는 고부가 연계 동선이 원활하게 작동했다. 단순 입국자 수 증대보다 명확한 방문 목적을 가진 타깃층을 흡수해 체류 시간을 늘림으로써 지역 경제의 실리를 확보한 모델이다.

 

이러한 지방공항의 양극화 현상은 최근 국내 관광 시장에서 1~2박 중심의 단기 여행 패턴이 고착화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이동 시간이 짧고 목적이 명확한 관광지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방공항에 내린 외국인을 끌어당길 킬러 콘텐츠와 체류 인프라가 없으면 관광객은 곧바로 수도권이나 타 지역으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1~7월 누적 방한 외래객이 1,280만 명을 돌파하며 외국인 유입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지자체들이 수억 원의 운항 장려금을 대가로 항공 노선만 유치하는 단편적인 성과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결국 공항 활성화의 성패는 입국자 수라는 숫자 놀음이 아니라, 공항에서 도심 상권으로 이어지는 직행 교통 수단을 확충하고 대구의 의료-쇼핑 연계 사례처럼 지역 특화 자원과 결합한 체류형 융복합 상품을 얼마나 정밀하게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항 이용 외래객이 지역 내 상권에서 소비하도록 유도하는 맞춤형 인센티브 제도와 연계 체류 자원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지방공항의 양적 성장 뒤에 숨은 지역 경제의 침체와 재정 낭비 잔혹사는 앞으로도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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