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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여행, 냉장고 자석은 내려놓자…짐가방에 담을 진짜 기념품

넥타이의 뿌리부터 시베니크 은세공, 흐바르 라벤더, 이스트라 올리브유까지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크로아티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냉장고 자석 하나쯤 가방에 넣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에는 관광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기성품보다 훨씬 오래된 이야기와 지역의 기술을 담은 기념품이 있다. 자그레브에서는 넥타이의 뿌리가 된 크라바트를, 시베니크에서는 전통 은세공으로 만든 보툰을 만날 수 있다. 섬으로 건너가면 흐바르의 라벤더와 아가베 레이스가 기다리고, 이스트라에서는 올리브유가 여행의 맛을 이어준다.

 

 

자그레브에서 사는 ‘넥타이의 원조’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가장 이야기하기 좋은 선물은 넥타이다. 오늘날 넥타이를 뜻하는 영어 ‘tie’와 별개로 유럽 여러 언어에서 사용되는 ‘크라바트(cravate)’의 어원은 크로아티아와 연결돼 있다. 17세기 유럽에서 크로아티아 병사들이 목에 두르던 천이 프랑스에 알려지면서 ‘크로아트(크로아티아인)의 것’이라는 의미로 불리기 시작했고, 이후 프랑스어 ‘cravate’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자그레브에서 실크 넥타이를 고르면 단순한 패션용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크로아티아를 여행했다는 사실을 가장 일상적인 물건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 후 다시 넥타이를 매는 순간 자그레브의 거리와 광장이 떠오르는 것도 이 기념품이 가진 장점이다.

 

시베니크에서는 은으로 만든 ‘단추’

 

아드리아해 연안의 시베니크에서는 시베니크 보툰(Šibenski botun)을 눈여겨볼 만하다. 전통적으로 남성 민속의상을 장식하던 단추로, 필리그란 기법을 활용해 은실과 금속 장식을 섬세하게 엮어 만든다. 오늘날에는 원형 단추뿐 아니라 귀걸이, 반지, 펜던트, 넥타이핀, 브로치, 목걸이 등으로 재해석돼 판매된다.

 

특히 이 물건은 단순히 ‘전통적인 모양의 장신구’라는 데 의미가 있지 않다. 시베니크 관광청에 따르면 크로아티아 관광청은 2007년 시베니크 보툰을 가장 독창적인 크로아티아 기념품으로 선정했다. 전통 복식의 한 부분이 현대적인 장신구로 이어진 사례인 셈이다.

 

 

흐바르에서는 향기로 섬을 가져온다

 

아드리아해의 흐바르섬에서는 라벤더가 대표적인 선택지다. 라벤더 오일과 향낭, 비누와 천연화장품 등은 크기가 작아 여행 가방에 넣기도 좋다. 흐바르 관광청은 라벤더뿐 아니라 아가베 섬유로 만든 레이스, 지역 올리브유, 천연화장품 등 다양한 토착 기념품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흐바르의 아가베 레이스는 섬의 베네딕트회 수도원 전통과 연결된 공예품이다. 같은 섬에서 생산되는 올리브유와 허브 제품까지 함께 둘러보면 기념품 쇼핑이 아니라 흐바르의 생활문화를 만나는 시간이 된다.

 

이스트라에서는 ‘한 병의 풍경’

 

먹는 기념품을 찾는다면 이스트라의 올리브유가 제격이다. 이스트라는 크로아티아에서도 고품질 올리브유 산지로 이름난 지역이다. 올리브유는 생산 지역과 품종에 따라 향과 맛의 차이가 뚜렷해 작은 병 하나를 골라도 여행의 미식 경험을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이스트라에서는 올리브유뿐 아니라 트러플을 활용한 제품이나 지역 와인도 선택지다. 단순히 ‘크로아티아산’이라는 표시만 볼 것이 아니라 생산지와 품종을 확인하면 여행한 지역의 맛을 보다 정확하게 담아낼 수 있다.

 

 

브라치의 돌, 자그레브의 도자기

 

크로아티아의 기념품에는 자연에서 나온 재료도 많다. 브라치섬은 흰 석회암으로 유명하며, 이 지역의 석재는 오랜 기간 건축과 석공예에 활용돼 왔다. 다만 돌로 만든 생활용품은 무게가 있기 때문에 구매한다면 항공 수하물 조건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그레브에서는 수공예 도자기도 눈여겨볼 만하다. 손으로 무늬를 넣은 컵이나 접시처럼 제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공방 제품은 대량 생산 기념품과 다른 재미가 있다. 사용할 때마다 크로아티아 여행의 한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결국 좋은 기념품은 ‘이야기’다

 

크로아티아에서 기념품을 고르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유명 관광지의 상징을 아무거나 고르는 대신 그 지역에서 무엇을 만들었고, 어떤 재료와 기술을 사용했는지 살펴보면 된다.

 

자그레브의 넥타이는 크로아티아와 유럽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시베니크 보툰은 달마티아의 전통 복식을 보여준다. 흐바르의 라벤더와 아가베 레이스는 섬의 자연과 수공예를 담고, 이스트라의 올리브유는 아드리아해 연안의 미식 문화를 이어준다. 냉장고 자석 하나보다 부피는 조금 더 크거나 가격이 높을 수 있지만, 여행이 끝난 뒤에도 그 물건이 어디에서 왔는지 설명할 이야기가 남는다.

 

크로아티아에서 사 올 것은 결국 물건 하나가 아니라 그 물건에 얽힌 장소와 사람, 그리고 여행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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