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편집국] 서울 서대문과 광화문 사이, 빌딩과 도로에 둘러싸인 언덕 위에 궁 하나가 서 있다. 다른 궁궐처럼 넓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그러나 경희궁은 묻는다. 궁궐은 얼마나 사라질 수 있는가, 그리고 얼마나 복원될 수 있는가. 1617년, 광해군은 새로운 궁궐 건립을 명했다. 이름은 처음에 ‘경덕궁’이었다.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은 폐허였고, 창덕궁과 창경궁은 화재와 재건을 반복했다. 전란의 상처 속에서 왕권은 불안정했다. 경희궁은 그런 시대적 긴장 속에서 탄생한 또 하나의 왕궁이었다. 이후 인조반정과 영조 대를 거치며 이곳은 ‘이궁’으로 활용됐고, 여러 왕이 머물렀다. 경희궁은 서울 서쪽에 자리 잡았다. 동쪽의 창덕궁·창경궁, 북쪽의 경복궁과는 다른 방향이다. 이는 단순한 지리적 배치가 아니라 권력의 분산을 의미했다. 전란 이후 왕실은 하나의 궁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경희궁은 위기 시대의 대안이자, 왕조의 보험과 같은 공간이었다. 정전인 숭정전은 단정한 규모로 서 있다. 경복궁 근정전의 장엄함이나 창덕궁 인정전의 절제와는 또 다른 표정이다. 숭정전은 권위보다 기능을 앞세운 전각에 가깝다. 이곳에서 왕은 조회를 열고 국정을 논했다. 그러나 경희궁은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필리핀인의 한국행이 한층 수월해졌다.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이 지난 20일부터 비자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은행거래내역서 제출이 면제되고, 학생·가족 단체 서류도 간소화됐다. 고용 관련 서류 역시 유연화돼 방한 비자 발급 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필리핀 최대 여행박람회인 Travel Tour Expo 2026에서는 한국관광공사 마닐라지사와 제주·부산·경기·충남 지자체가 공동 부스를 운영하며 방한상품 판촉 3천 건 이상을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양한 이벤트와 홍보 활동을 통해 상반기 외래객 유치 전망을 높였다. 일본은 비자 예약난으로 필리핀인 관광객들의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여행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비자 발급이 원활한 한국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여행업계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마닐라지사는 이번 박람회 성과와 비자 간소화 정책을 올해 필리핀 관광객 유치 전략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말레이시아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 여행자는 이상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유리와 철골로 만든 초고층 빌딩 바로 옆에 붉은 벽돌의 식민지 시대 건물이 서 있고, 그 뒤편에는 이슬람 돔과 미나렛이 조용히 하늘을 가른다. 이질적인 풍경은 충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말레이시아라는 나라가 어떤 방식으로 시간을 축적해 왔는지를 말없이 증명한다. 이 나라의 건축 랜드마크들은 ‘유명한 관광지’이기 이전에 하나의 문장이다. 왕조의 기억, 식민의 흔적, 독립 이후의 야심, 그리고 다문화 사회의 공존이 각각의 건축물에 층층이 새겨져 있다. 말레이시아를 여행한다는 것은 곧 이 건축의 문장들을 따라 걷는 일과 다르지 않다. 쿠알라룸푸르의 하늘을 지배하는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는 말레이시아가 세계를 향해 내민 선언문에 가깝다. 쌍둥이처럼 솟은 두 개의 타워는 기술력과 자본의 상징이면서도, 이슬람 기하학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로 국가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다. 한때 세계 최고층이라는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이 건물이 말레이시아가 ‘어떤 나라가 되고 싶은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준다는 점이다. 도시의 밤하늘을 밝히는 실루엣은 자신감과 야심의 형태다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이스탄불의 황금빛 모스크와 보스포루스 해협은 터키를 오랜 시간 여행자의 로망으로 만들어왔다. 동서 문명이 겹겹이 쌓인 이 나라는 여전히 강한 문화적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여행자가 반드시 인식해야 할 불안정한 현실도 함께 존재한다. 현재 시점의 터키는 관광지로서의 개방성과 동시에, 치안과 사회적 긴장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치안과 안전상황터키 전역에서의 여행이 즉각적으로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안전 환경이 고르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쿠르드 노동자당(PKK)과 연계된 무장 조직의 테러 위험은 여전히 국가 안보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은 터키 동남부에 국한되지 않고, 한때 안전지대로 인식되던 서남부 휴양지와 대도시까지 확산된 전례가 있다. 이스탄불과 앙카라 같은 대도시에서는 대규모 테러보다는 소규모 범죄와 돌발 상황이 더 현실적인 위협으로 작용한다. 소매치기, 날치기, 관광객 대상 사기 범죄는 관광객 밀집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혼잡한 광장과 대중교통 이용 시 주의가 요구된다. 정치·사회적 긴장과 지역별 유의사항터키는 헌법상 세속국가이지만, 국민 다수는 이슬람을 신앙으로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이란 남부 평원에 남아 있는 페르세폴리스는 폐허에 가깝다. 기둥은 부서졌고, 궁전은 바닥만 남았다. 그러나 이 장소를 바라보는 이란의 시선은 과거형에 머물지 않는다. 페르세폴리스는 사라진 제국의 유적이 아니라, 현재 국가 정체성을 설명하는 기준점이다. 이란은 수차례 체제가 바뀌었고, 종교와 정치의 관계도 크게 달라졌다. 그럼에도 이 국가는 제국의 기억을 지우지 않았다. 페르세폴리스는 고대와 현대가 단절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란은 과거를 극복한 나라가 아니라, 과거를 안고 현재를 구성한 나라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페르세폴리스는 아케메네스 왕조의 수도였다. 단일 도시라기보다 제국의 상징 공간이었다. 왕은 이곳에 상주하지 않았지만, 제국의 질서는 여기서 선언됐다. 국가는 행정이 아니라 상징으로 먼저 구성됐다. 이곳은 정복의 결과를 과시하는 공간이기도 했다. 여러 민족이 조공을 바치는 모습이 부조로 남아 있다. 그러나 폭력보다는 질서가 강조됐다. 제국은 다양성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설명했다. 이란이 이 장소를 국가의 대표 장면으로 유지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국가는 단일 민족 국가로 출발하지 않았다. 여러 문명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로마의 폐허와 피렌체의 미술관, 베네치아의 수로는 이탈리아를 유럽 여행의 정점에 놓이게 한다. 수천 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이 나라는 문화적 밀도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여행자의 시선에서 보면 또 다른 현실이 겹쳐진다. 이탈리아는 전쟁이나 내란과는 거리가 먼 안정 국가이지만, 소매치기와 절도 같은 생활형 범죄가 일상처럼 반복되는 곳이기도 하다. 치안과 안전 상황이탈리아에서 외국인 여행자가 강력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살인이나 납치 등 중범죄 피해 사례는 드물다. 다만 관광객을 노린 소매치기, 절도, 사기 사건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동유럽, 중동, 중남미 출신 불법체류자들이 연루된 범죄가 증가하면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체감 치안이 다소 악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마 테르미니역, 밀라노 중앙역,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 등 대형 기차역과 주요 관광지는 범죄 발생 빈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하철, 버스, 관광지 인파 속에서의 소매치기는 가장 전형적인 위험 요소다. 반복되는 범죄 유형과 실제 사례이탈리아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대부분 ‘방심의 순간’을 노린다. 낯선 사람이 친절을 가장해 접근하거나, 도움을 주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초고층 빌딩과 정돈된 거리,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도시의 리듬 속에서 싱가포르는 ‘완벽하게 관리된 국가’라는 이미지를 만들어왔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이자 안전한 여행지로 손꼽히지만, 그 안정감은 관용이 아닌 엄격한 규율 위에 세워져 있다. 싱가포르는 자유로운 방랑보다는 규칙에 대한 이해를 요구하는 도시다. 이곳을 여행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질서를 존중하는 태도를 선택하는 일에 가깝다. 치안과 안전 상황싱가포르는 세계에서 범죄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 강력 범죄나 여행자를 노린 범죄는 극히 드물며, 공공장소에서도 비교적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안전함은 시민과 방문객 모두가 규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전제 위에 유지된다. 사소한 위반도 즉각적인 단속과 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의 치안은 느슨하지 않다. 정치·사회적 긴장과 법 집행 환경싱가포르는 정치적 안정성이 매우 높은 국가지만, 그만큼 공공질서에 대한 통제도 강하다. 허가되지 않은 집회나 시위는 외국인에게도 명백한 위법 행위로 간주된다. 공공장소에서의 언행, 정부나 제도에 대한 공개적 비판 역시 상황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사회에서 법은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대만 관광객의 한국 방문 경로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입국 구조에서 벗어나, 부산과 제주 등 지방공항 이용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가 분석한 12월 방한 관광 동향에 따르면, 최근 대만 관광객 가운데 김해공항과 제주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중심의 방문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항공 노선 다변화와 지역 관광 콘텐츠 강화가 이러한 흐름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과 제주는 대만과의 직항 노선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해양·자연·미식 관광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매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대만 관광객은 재방문 비중이 높은 시장으로, 수도권 중심의 첫 방문 이후 지방 도시를 찾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관광의 지역 분산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로 해석된다. 타이베이지사는 향후 지방공항 노선 확대와 지역 관광상품 개발이 이어질 경우, 대만 관광객의 한국 여행 동선은 더욱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인도네시아가 인공지능 기반 출입국 시스템을 도입하며 공항 이용 환경을 크게 개선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자카르타지사의 12월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초로 ‘심리스 코리도(Seamless Corridor)’라 불리는 AI 생체인식 출입국 심사 시스템을 공식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승객이 멈추지 않고 이동하는 동안 얼굴 인식 등 생체정보를 활용해 출입국 심사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공항 대기 시간을 줄이고 국제선 도착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초기 단계에서는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과 수라바야 주안다 국제공항에 우선 적용되며, 고령자와 특별 지원이 필요한 승객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자카르타지사는 이번 시스템 도입이 인도네시아 공항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제 관광객의 이동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의 국제선 경쟁력 강화와 관광 수요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태국에서 러닝과 여행을 결합한 ‘런트립(Run+Trip)’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한국이 새로운 러닝 관광 목적지로 주목받고 있다. 고온다습한 기후 속에서 운동해야 하는 태국 러너들에게 봄·가을의 쾌적한 날씨를 갖춘 한국은 러닝과 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안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도시와 자연, 해안을 아우르는 다양한 러닝 코스를 보유한 것이 강점이다. 서울은 한강과 남산을 중심으로 한 도심 러닝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부산은 해안 경관을 활용한 휴양형 러닝 여행지로 차별화된다. 제주는 자연과 트레일 코스를 결합한 힐링형 러닝 목적지로, 경주는 역사·문화 유산을 달리며 체험할 수 있는 관광형 러닝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주요 마라톤 대회 역시 태국 러너들의 관심 대상이다. 서울국제마라톤과 부산바다마라톤, 제주국제마라톤, 경주벚꽃마라톤 등은 비교적 안정적인 대회 운영과 관광 연계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대회 참가와 함께 관광 일정이 가능한 구조는 해외 러너들에게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국 러닝 시장에서는 개인 참가보다 러닝 크루와 커뮤니티 단위의 해외 원정이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