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일본 여행을 떠올리면 많은 이들이 벚꽃 만개한 4월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계절이 가장 섬세하게 움직이는 시기는 오히려 3월이다. 겨울의 찬 공기가 완전히 걷히지 않은 거리 위로 봄빛이 얹히고, 북쪽 산지에는 눈이 남아 있는 반면 남쪽 도시에는 이른 꽃이 핀다. 하나의 나라 안에서 두 계절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간, 그것이 3월의 일본이다. 일본정부관광국이 소개하는 3월 여행의 핵심은 ‘전환’이다. 학년과 회계연도가 바뀌고, 졸업식이 이어지며, 거리의 표정이 달라진다. 여행자는 단지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일본 사회가 계절을 맞이하는 방식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전통이 봄을 여는 날 3월 3일, 일본 전역에서는 히나마쓰리가 열린다. 궁중 복식을 입은 인형을 층층이 장식하고 여자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이다. 가정집 거실과 상점 진열대, 지역 전시관까지 화려한 인형이 놓이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계절 장식처럼 변한다. 이 절기는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봄을 맞는 일본식 의례에 가깝다. 도쿄 서쪽의 진다이지에서는 다루마 시장이 열려 붉은 소망 인형이 길게 늘어선다. 사람들은 한쪽 눈을 먼저 그려 넣으며 소원을 빈다. 또 다른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태국 중부 해안, 끝없이 이어진 태국만의 물결은 여행자의 발걸음을 천천히 부른다.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는 아침, 바닷바람은 아직 뜨겁지 않고, 파도 소리는 미세한 리듬처럼 귓가를 스친다. 이곳은 쁘라쭈업키리칸주의 심장, 방콕과 푸껫 사이에 놓인 조용하면서도 깊은 여행지다. 쭉 뻗은 해안선을 따라 작은 마을과 해변 풍경이 이어지는데, 그중에서도 아오 마나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장소다. 바다는 잔잔하고 물빛은 맑다. 관광객의 붐빔 대신, 새들의 노랫소리와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가 더 먼저 귀에 들어온다. 주변 나무 아래에는 빈 의자들이 놓여 있지만, 여기엔 ‘휴식’이라는 순간만이 존재한다. 태국 여행 중 흔히 마주치는 활기찬 해변과는 사뭇 다르다. 이곳은 한낮의 열기나 파티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여행자가 스스로 조금 느긋해지도록 초대하는 공간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파도 소리는 그 자체로 명상과 같다. 산책을 하다 보면 탁 트인 해안선이 마치 거대한 캔버스로 펼쳐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햇살이 물 위로 떨어질 때, 그것은 찰나의 풍경이 아니고 기억으로 남을 장면이 된다. 특히 여행자들이 말하길,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곳”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한국과 홍콩을 잇는 항공 노선이 잇따라 신설되고 양국 간 관광객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2026년 상반기 한-홍 관광 교류가 새로운 정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 홍콩지사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신규 취항과 명절 연휴 수요가 맞물려 양국 인바운드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항공 공급 측면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오는 31일부터 인천-홍콩 노선에 매일 취항하며, 진에어는 4월 2일부터 제주-홍콩 직항 노선을 새롭게 운항한다. 특히 심야 시간대 노선 편성은 주말을 활용한 단기 여행객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공급 확대는 2025년 기준 이미 2019년 대비 90% 안팎까지 회복된 양국 관광 시장의 완전한 정상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지난 2월은 춘절 연휴(2.17.~2.19.) 영향으로 방한 홍콩인 수요가 집중되며 연휴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관측된다. 비록 3월은 전통적인 해외여행 비수기에 접어들며 일시적으로 수요가 주춤할 수 있으나, 4~5월 청명절과 노동절 등 주요 명절이 대기하고 있어 관광객 유입은 곧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5년 기준 양국 관광 시장이 이미 2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홍콩 정부가 관광 산업 부흥을 위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공격적인 유치 목표를 설정하며 '글로벌 관광 허브' 탈바꿈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홍콩지사가 분석한 현지 동향에 따르면, 홍콩은 올해 관광객 5,000만 명 돌파를 목표로 인프라 확충과 메가 이벤트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홍콩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설 연휴 관광객 증가세에 힘입어 연말까지 방문객이 5,0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26-27 예산안'에서 홍콩관광청 예산을 전년 대비 30% 이상 증액한 16억 6천만 홍콩달러로 책정했다. 증액된 예산은 중동 등 신흥 시장 유치 강화와 대규모 전시회 유치, 그리고 기존 야간 공연을 대체할 새로운 '빛의 축제' 개발 등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숙박 및 교통 인프라도 대폭 강화된다. 향후 3년 내 4,400개의 호텔 객실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며 , 오는 5월에는 연간 1,5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홍콩국제공항 제2터미널이 본격 개장한다. 또한 광둥성 차량의 홍콩 도심 진입을 허가하는 '남행 교통계획' 시행 지역을 확대해 중국 본토인의 체류 관광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말레이시아 정부가 관광객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체류 기간을 늘리기 위한 전방위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관광공사 쿠알라룸푸르지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관광부는 최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KLIA)의 식음료 및 쇼핑 물가가 비싸다는 여행객들의 불만을 수렴해 공항공사 등 관계기관과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관광부는 임대료 재검토 등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대신 판매량을 늘리는 박리다매 전략을 영업자들에게 주문한 상태다. 이와 함께 말라카 주정부는 '2026 말레이시아 방문의 해'와 연계해 5링깃(약 1,800원)에 구매 가능한 '스탬프 관광 여권'을 발행했다. 이 여권을 소지하면 리버크루즈, 박물관, 병원 등 35개 시설에서 최대 268링깃(약 9만 5천 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당국은 이번 조치로 해외 관광객의 여행 패턴이 당일치기에서 최소 2박 3일 이상의 체류형으로 전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1631년, 제국의 황후가 세상을 떠났다. 열네 번째 아이를 낳다 숨진 아르주망드 바누 베굼, 후에 뭄타즈 마할이라 불린 여인이다. 그녀의 죽음 앞에서 황제는 무너졌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1년 뒤, 거대한 공사가 시작됐다. 그 결과가 오늘날 인도 아그라에 서 있는 타지마할이다. 이 건축물은 흔히 ‘사랑의 상징’으로 불린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낭만의 기념비가 아니다. 무굴 제국의 황제 샤 자한이 선택한 방식은 감정을 사적인 영역에 두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애도를 제국의 건축으로 확장했다. 슬픔은 궁정 안에 머물지 않고, 도시의 풍경이 되었다. 타지마할은 무덤이다. 그러나 동시에 권력의 선언문이다. 순백의 대리석, 정교한 상감 세공, 대칭으로 설계된 정원과 수로. 모든 요소가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이슬람 전통의 천국 정원을 구현한 차하르바그 구조는 사후 세계의 질서를 상징한다. 사랑은 종교적 상징과 제국의 미학 속에서 재구성된다. 공사에는 수만 명의 장인이 동원됐다. 페르시아, 중앙아시아, 인도 각지에서 기술자들이 모였다. 값비싼 보석과 대리석은 광대한 제국의 네트워크를 통해 운반됐다. 한 사람을 위한 무덤이었지만, 실상은 제국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인도 하리아나 주 쿠루크셰트라의 브라마 사로바르는 이름부터 거대한 세계관을 품고 있다. ‘사로바르(sarovar)’란 힌두교에서 신성시되는 물웅덩이를 뜻하며, 이곳은 우주 창조의 기원이자 영혼의 정화가 시작된 장소로 여겨져 왔다. 신화와 역사, 자연이 얽힌 이 거대한 물그릇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인도 문화와 종교적 상상력이 흐르는 장대한 무대다. 신화가 물결로 남은 곳 브라마 사로바르는 길이 약 3600피트, 너비 약 1500 피트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공 저수지 중 하나다. 힌두 신화에 따르면 우주는 이 쿠루크셰트라의 땅에서 신 브라흐마(Brahma)가 거대한 의식을 통해 창조를 시작했으며, 그 액션의 중심이 바로 이 물이었다고 전해진다. 고대 여행가 알베루니는 11세기 저서에서 이 물웅덩이를 작은 바다라 표현하기도 했다. 전설은 단지 이름만 남은 신화가 아니다. 사로바르 주변의 계단식 ghats(강변 계단)에는 마하바라타 서사의 주요 인물 이름이 붙어 있으며, 중간 섬에는 유디슈티라가 전쟁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는 기념물이 있다. 이들 지점은 단순한 유적이라기보다 이야기와 장소가 물리적으로 만나는 지점으로, 방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도심 한복판, 붉은 벽돌 건물 위로 초록색 캔이 줄지어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과거의 산업 유산과 현재의 관광 열기가 가장 선명하게 교차하는 공간, 그 중심에 자리한 곳이 바로 칭다오 맥주박물관이다. 묵직한 시계탑과 유럽풍 외벽, 그리고 지붕 위 대형 맥주 캔 조형물은 이 도시가 무엇으로 기억되는지를 단번에 보여준다. 이곳의 시작은 19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조계 시절 세워진 양조장은 중국 최초의 본격적인 맥주 공장 가운데 하나였다. 외벽에 새겨진 ‘1903’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연도가 아니다. 칭다오가 세계 맥주 지도에 이름을 올린 출발점이자, 도시 정체성의 기원이기도 하다. 독일식 라거 제조 기술은 전쟁과 정권 교체,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맥주박물관에는 흥미로운 일화도 전해진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공장이 일본을 거쳐 중국 정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설비와 운영 주체는 여러 차례 바뀌었지만, 양조 기술자들은 기존 제조 방식을 고수하려 애썼다고 한다. 한 노(老) 기술자는 “정권은 바뀌어도 맛은 흔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레시피는 국적을 달리해도, 거품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칭다오의 푸른 바닷바람을 뚫고 우뚝 솟은 붉은 소용돌이, 오사광장(五四广场)의 낮과 밤은 마치 한 편의 서사시처럼 서로 다른 이야기를 건넨다. 먼저 마주하게 되는 광장의 낮 풍경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정갈하게 가꿔진 보라색 꽃밭 너머로 저 멀리 '오월의 바람' 조형물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하지만 이 평온함 뒤에는 중국 현대사를 뒤흔든 뜨거운 외침이 숨어 있다. 1919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일이 점령했던 칭다오를 일본에게 넘겨준다는 소식에 분노한 청년들이 베이징에서 '5·4 운동'을 일으켰고, 그 도화선이 됐던 곳이 바로 이곳 칭다오이기 때문이다. 광장의 이름 자체가 칭다오를 되찾으려 했던 그날의 뜨거운 애국심을 기리고 있는 셈이다. 해가지고 어둠이 내리면, 낮의 고요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광장의 주인공인 '오월의 바람'이 본색을 드러낸다. 높이 30m, 무게 700톤에 달하는 거대한 철제 구조물에 붉은 조명이 켜지는 순간, 마치 바다 위에서 거대한 횃불이 타오르는 듯한 장관이 펼쳐집니다. 이 나선형의 조형물은 단순히 멋을 부린 것이 아니라, 멈추지 않고 휘몰아치는 민족의 생명력과 역동적인 기운을 '바람'의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바다 위로 길게 뻗은 잔교가 사람들로 가득 찼다. 겨울 햇살이 엷게 번지는 오후, 모래사장과 방파제, 그리고 붉은 기와 지붕의 정자가 어우러지며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든다. 사진 속 장면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상징, 잔교의 명절 풍경이다. 바닷바람은 차갑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따뜻하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모래사장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은 갈매기를 향해 손을 흔든다. 끝없이 이어진 인파는 명절 특유의 들뜬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잔교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새해를 맞는 시민들의 집합소가 된다. 잔교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를 대표하는 해상 산책로다. 1891년 청나라 시기 군사용 부두로 처음 세워졌고, 이후 독일 조계 시기를 거치며 현재의 형태로 확장됐다. 바다 위로 약 400미터 가까이 뻗은 이 목조·석조 구조물은 도시의 근현대사를 함께 견뎌온 상징물이다. 잔교 끝에 자리한 팔각형 전통 누각 ‘회란각(回澜阁)’은 이곳의 상징적 장면이다. 푸른 바다 위 붉은 기와지붕이 떠 있는 듯한 모습은 칭다오를 대표하는 엽서 사진으로 널리 쓰인다. 특히 해 질 무렵이면 황금빛 햇살이 누각을 감싸 안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