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흰 털 위에 선명한 점무늬.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TV 화면에서 만났던 ‘101마리 달마시안’의 주인공은 단순한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아니다. 그 이름의 뿌리는 실제 지명, 크로아티아 남부 해안 ‘달마시아(Dalmatia)’에 닿아 있다. 강인한 체력과 우아한 실루엣을 지닌 달마시안이 태어난 곳. 그리고 아드리아해의 쪽빛 바다와 붉은 지붕 도시들이 이어지는 유럽의 숨은 휴양지. 달마시아는 이제 ‘견종의 고향’을 넘어 여행자들의 새로운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을 걷다 보면 왜 이곳에서 그런 개가 태어났는지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햇살이 길고, 바람은 상쾌하며, 해안선을 따라 걷기만 해도 몸이 저절로 가벼워진다. 장거리를 달리는 데 특화된 달마시안처럼, 여행자 역시 도시와 섬, 바다와 골목을 끝없이 오가게 된다. 달마시아는 ‘관광지’라기보다 ‘살아 있는 풍경’에 가깝다. 고대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스플리트여행의 출발점은 달마시아 최대 도시 스플리트다. 이곳의 상징은 1700년 전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은퇴 후 거처로 지은 궁전이다. 놀라운 점은 이 거대한 유적이 박물관처럼 보존된 공간이 아니라 지금도 사람들이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짧고 차가운 낮이 길어지는 계절, 네덜란드의 겨울은 어딘가 잔잔한 설렘으로 가득하다. 겨울의 네덜란드는 단지 기온이 떨어진 계절이 아니라 빛과 문화,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체험이 곳곳에 펼쳐지는 계절이다. 도시 중심의 조명 축제부터 전통적인 얼음 활동, 숲과 해안의 자연 풍경까지, 겨울이 가져다주는 은은한 매력은 여행자에게 새로운 감각을 선사한다. 먼저 도시에서는 겨울의 밤을 밝히는 빛 축제가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암스테르담 라이트 페스티벌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펼쳐지는 라이트 아트 설치물은 운하와 거리, 나무를 화려하게 수놓으며 겨울 밤을 매혹적인 공공 갤러리로 바꾼다. 운하를 따라 유람선을 타고 빛의 작품을 가까이서 감상하거나, 좁은 골목을 걸으며 반짝이는 조명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것도 겨울 여행의 묘미다. 도시를 벗어나면 네덜란드 사람들처럼 스케이트를 타 볼 기회가 열린다. 겨울 강추위가 찾아와 운하와 호수가 얼면, 현지인들은 전통적인 아이스 스케이팅을 즐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11개 도시를 연결하는 ‘Elfstedentocht’ 스케이팅 투어는 자연 얼음 위를 미끄러지듯 다니는 네덜란드 겨울의 진면목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2월의 일본은 계절이 가장 또렷한 얼굴을 드러내는 시간이다. 북쪽에는 허리 높이까지 쌓인 눈이 도시를 덮고, 남쪽에는 벌써 매화와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같은 나라 안에서 완전히 다른 두 계절이 동시에 존재하는 풍경. 일본정부관광국이 2월 여행을 ‘겨울을 가장 깊이 체험할 수 있는 시기’로 소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설원과 축제, 온천과 꽃소식이 한 달 안에 겹쳐지는 곳, 2월의 일본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하나의 계절 드라마다. 거리로 나서면 겨울은 곧 축제가 된다. 홋카이도 삿포로에서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전시장처럼 변한다. 눈과 얼음으로 만든 초대형 조각과 건축물이 도심 광장을 가득 채우고,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진 설상이 푸른빛으로 빛난다. 매년 수많은 여행자가 찾는 삿포로 눈 축제는 이제 일본 겨울을 상징하는 대표 이벤트가 됐다. 북쪽 지역 곳곳에서도 ‘카마쿠라’라 불리는 눈집과 설등이 만들어지고, 촛불이 흔들리는 작은 마을은 동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오히려 사람들의 표정은 더 따뜻해진다. 눈 위에서의 시간은 더욱 역동적이다. 홋카이도 니세코와 나가노, 니가타 일대 스키 리조트에는 세계 각국의 스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말레이시아를 처음 마주하는 순간, 여행자는 이상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유리와 철골로 만든 초고층 빌딩 바로 옆에 붉은 벽돌의 식민지 시대 건물이 서 있고, 그 뒤편에는 이슬람 돔과 미나렛이 조용히 하늘을 가른다. 이질적인 풍경은 충돌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말레이시아라는 나라가 어떤 방식으로 시간을 축적해 왔는지를 말없이 증명한다. 이 나라의 건축 랜드마크들은 ‘유명한 관광지’이기 이전에 하나의 문장이다. 왕조의 기억, 식민의 흔적, 독립 이후의 야심, 그리고 다문화 사회의 공존이 각각의 건축물에 층층이 새겨져 있다. 말레이시아를 여행한다는 것은 곧 이 건축의 문장들을 따라 걷는 일과 다르지 않다. 쿠알라룸푸르의 하늘을 지배하는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는 말레이시아가 세계를 향해 내민 선언문에 가깝다. 쌍둥이처럼 솟은 두 개의 타워는 기술력과 자본의 상징이면서도, 이슬람 기하학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로 국가 정체성을 놓치지 않는다. 한때 세계 최고층이라는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이 건물이 말레이시아가 ‘어떤 나라가 되고 싶은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 준다는 점이다. 도시의 밤하늘을 밝히는 실루엣은 자신감과 야심의 형태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자카르타 중심 메르데카 광장에는 도시의 소음이 잠시 멈춘 듯한 빈 공간이 펼쳐진다. 고층 빌딩과 차량 행렬로 가득한 수도 한복판에서 이 정도 규모의 공터는 이례적이다. 그 한가운데 흰색 기둥 하나가 수직으로 치솟아 하늘을 가른다. 인도네시아 현대국가의 출발은 이 장면에서 시작된다. 모나스(Monas)는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다. 네덜란드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뒤 스스로 세운 독립의 표식이다. 국가는 건물보다 먼저 상징을 세웠고, 권력보다 먼저 기억을 고정했다. 이 탑은 인도네시아가 어떤 나라가 되고자 했는지를 압축해 보여준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모나스는 ‘국립기념탑(Monumen Nasional)’의 약자다. 높이 132미터 규모로 자카르타 어디서나 시야에 들어온다. 꼭대기에는 금박을 입힌 불꽃 조형물이 얹혀 있다. 꺼지지 않는 독립의 열망을 형상화한 상징이다. 탑이 들어선 메르데카 광장은 ‘자유’를 뜻하는 이름을 갖고 있다. 광장은 비워 둔 공간 자체로 의미를 만든다. 군사 퍼레이드와 국가 행사, 대규모 집회가 모두 이곳에서 열린다. 국가는 이 빈 공간을 통해 스스로를 드러낸다. 이곳은 지리적으로도 수도의 중심이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키갈리 언덕 위의 공기는 유난히 고요하다. 도시 중심에서 차로 10분 남짓 떨어졌을 뿐인데 소음이 급격히 잦아든다. 낮은 담장과 정돈된 정원이 먼저 방문객을 맞는다. 이곳이 100만 명에 가까운 희생자를 기리는 집단 묘지라는 사실은 한참 뒤에야 실감난다. 르완다는 이 장소를 숨기지 않았다. 수도 한복판,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기억을 올려놓았다. 제노사이드 메모리얼은 추모 시설이면서 동시에 국가의 선언문이다. 르완다가 어떤 과거를 통과했고 앞으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압축해 보여주는 공간이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키갈리 제노사이드 메모리얼에는 약 25만 명 이상의 희생자가 공동 매장돼 있다. 잔디 아래 이어진 콘크리트 묘역이 실제 무덤이다. 이름이 확인된 이들도 있고 끝내 신원을 찾지 못한 이들도 함께 잠들어 있다. 이 숫자 자체가 이미 국가의 역사다. 이곳은 단순한 추모 공원이 아니다. 학살의 전 과정을 기록한 전시관이 함께 운영된다. 사진과 영상, 유품이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준다. 방문객은 감정이 아니라 사실로 비극을 마주하게 된다. 르완다 정부는 이 공간을 교육 현장으로 활용한다. 학생들은 정규 수업의 일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프라하 구시가지에서 국립박물관까지 길게 이어진 바츨라프 광장은 처음 보면 넓은 대로에 가깝다. 전통적인 광장이라기보다 상점과 호텔, 트램이 오가는 도시의 중심 거리처럼 보인다. 그러나 체코 현대사는 거의 모두 이곳을 통과했다. 이 나라는 중요한 순간마다 거리로 나왔다. 제국의 붕괴, 나치 점령, 공산 정권, 그리고 민주화 혁명까지 장면이 반복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시민은 같은 장소에 모였다. 건물은 그대로였지만 체제는 계속 교체됐다. 그래서 바츨라프 광장은 체코라는 국가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공간이 됐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바츨라프 광장은 프라하 신시가지의 중심축이다. 상업과 교통, 행정 기능이 한곳에 집중돼 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인다. 도시의 심장이자 국가의 집결지다. 광장 끝에는 성 바츨라프 기마상이 서 있다. 체코 민족의 수호성인을 기리는 상징물이다. 역사적 정체성이 이 지점에 고정됐다. 시민은 이 동상 앞에서 목소리를 낸다. 중요한 정치 집회 대부분이 이곳에서 열렸다. 대통령 연설과 대규모 시위가 반복됐다. 국가는 군중의 반응을 직접 마주한다. 권력과 시민의 거리가 가깝다. 그래서 바츨라프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인도양 한가운데 자리한 섬나라 스리랑카는 해안보다 내륙의 한 광장에서 국가의 얼굴을 드러낸다. 콜롬보 중심부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은 거대한 기둥과 지붕만으로 구성된 단정한 건축물이다. 화려한 장식이나 과장된 기념비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비어 있는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1948년 영국 식민 통치가 끝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그러나 독립은 곧바로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민족 갈등과 내전이 이어지며 국가는 오랜 시간 흔들렸다. 그래서 독립기념관은 시작이자 숙제를 동시에 품은 장소가 됐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독립기념관은 스리랑카가 공식적으로 자신을 국가로 선언한 자리다. 영국으로부터 주권을 넘겨받는 의식이 이곳에서 진행됐다. 통치 권력이 외부에서 내부로 이동한 순간이었다. 국가는 이 공간에서 탄생했다. 건물은 전통 왕궁 양식을 참고해 설계됐다. 식민 건축 대신 토착 형식을 선택했다. 과거 왕국의 기억을 현대 국가와 연결했다. 문화적 자립을 강조한 결정이었다. 광장은 사방으로 열려 있다.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권력의 중심이지만 위압감이 없다. 국가는 시민과 같은 눈높이에 서 있다. 그래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지난달 26일 시안 XR 영화산업기지에서 ‘2026 시안의 해·중국의 정수 – 디지털 시안 춘절’ 개막식과 함께 XR 체험 콘텐츠 및 플랫폼 마케팅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춘절 전야제인 라바제를 시작으로 3월 1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 시리즈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보고, 만지고, 몰입하는’ 디지털 명절 체험을 제공한다. 행사에서는 무형문화유산 민속, 미식·쇼핑, 등불 축제와 공연, 박물관 학습, 관광·휴양, 문화 공익 등 6개 분야에서 150여 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또한 6대 XR 산업 클러스터가 위치 기반 엔터테인먼트(LBE) 기술을 활용해 참가자들이 역사적 장면 속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체험할 수 있는 몰입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플랫폼 간 협력도 강화됐다. 여행 플랫폼은 테마형 상품을,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은 주제별 패키지를, 국경 간 결제 플랫폼은 인바운드 관광 최적화를, 리테일 플랫폼은 테마 프로모션을 제공해 ‘춘절 홍바오(세뱃돈)’ 혜택과 함께 지역 상권 활성화를 도모한다. 시안시는 전통과 현대, 현실과 가상이 어우러진 이번 디지털 춘절을 통해 전 세계 관광객을 환영하며 새로운 문화관광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필리핀 관광객의 한국 여행은 시작부터 분주하다. 숙소 근처 카페에서 천천히 하루를 여는 태국 관광객과 달리, 이들은 아침부터 이동이 빠르다. 대형 쇼핑몰이나 테마파크, 번화가 상권이 일정의 첫 코스에 오른다. ‘구경’보다는 ‘놀기’에 가까운 여행이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버스 안부터 단체 사진을 찍고, 거리 음식 앞에서는 웃음이 터진다. 친구끼리, 가족끼리 움직이는 무리가 많다. 여행 전체가 하나의 이벤트처럼 흘러간다. 한국은 이들에게 휴식지라기보다 즐길 거리가 가득한 놀이터다. 한국관광공사의 국가별 방한관광시장 분석에서도 필리핀은 젊은 층과 가족 단위 비중이 높고, 쇼핑·도시관광·테마파크 방문이 활발한 시장으로 나타난다. 통계가 보여주는 특징은 거리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젊은 나라의 여행자들, 친구와 가족이 함께 온다 필리핀 관광객의 가장 큰 특징은 연령대다. 또래 친구들끼리 온 여행객,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이 눈에 띈다. 커플이나 1인 여행보다 ‘여럿이 함께’ 움직이는 장면이 많다. 자연스럽게 여행 분위기도 밝고 소란스럽다. 이들에게 해외여행은 특별한 기념일에 가깝다. 졸업, 방학, 가족 모임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