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요하네스버그 도심의 언덕 위에는 교도소였던 공간이 남아 있다. 컨스티튜션 힐은 과거 억압의 장치였던 장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곳을 허물지 않았다. 대신 국가의 중심 제도를 이 자리에 올려놓았다. 이 공간에는 폭력과 차별, 저항의 시간이 동시에 쌓여 있다. 인종차별 체제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벽을 기억한다. 국가는 이 장소를 피하지 않았다. 갈등의 결과를 국가 구조로 전환했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컨스티튜션 힐은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핵심 시설이었다. 정치범과 일반 시민이 함께 수감됐다. 법은 차별을 정당화하는 도구였다. 이 공간은 국가 폭력이 작동하던 현장이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민주화 이후 선택을 했다. 과거의 상징을 제거하지 않았다. 대신 헌법재판소를 같은 자리에 세웠다. 권력의 성격을 공간으로 전복했다. 이 전환은 선언에 가까웠다. 법이 억압에서 보호로 바뀌었다는 메시지였다. 국가는 기억을 덮지 않았다. 기억 위에 제도를 쌓았다. 그래서 이 장소는 대표성이 강하다. 승리의 기념물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다. 국가 정체성은 갈등의 처리 방식에서 드러난다. 컨스티튜션 힐은 그 방식의 상징이다. 이 장소가 만들어진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류가 인바운드 관광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사실은 이제 부정하기 어렵다. 문제는 이 힘이 일시적인 붐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지속 가능한 관광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는가다. 관광객 수 증가만으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 팬덤이라는 특수한 소비 집단을 관광 산업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한류 팬 관광객은 기존 관광 수요와 분명히 다르다. 이들은 국가 브랜드나 가격 경쟁력보다 콘텐츠와 감정적 연결을 우선한다. 공연 일정, 촬영지, 아티스트와 관련된 공간은 여행 동기의 핵심이다. 이러한 특성은 단기간에 강한 방문 수요를 만들지만, 동시에 콘텐츠 변화에 따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유동성도 함께 내포한다. ‘방문객’이 아닌 ‘관계’를 만드는 관광 팬덤이 관광 자산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 방문을 넘어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한 번의 촬영지 방문이나 공연 관람으로 끝나는 구조라면 관광 효과는 오래가지 않는다. 반면, 콘텐츠의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결합될 경우 재방문과 추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일부 지역에서 시도하는 촬영지 해설, 체험형 전시, 콘텐츠 연계 투어는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준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이스라엘관광청은 최근 예루살렘 서쪽 벽 광장 아래에서 진행된 발굴 작업을 통해 제2성전시대 말기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크바(정결예식용 목욕탕)가 새롭게 발견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미크바는 바위를 직접 깎아 만든 직사각형 구조로, 길이 약 3.05m, 너비 1.35m, 높이 1.85m에 이른다. 내부는 회반죽으로 마감돼 있으며, 하단에는 의례적 요건을 고려한 네 개의 계단이 정교하게 이어져 있다. 해당 유적은 로마군의 예루살렘 정복 당시 남겨진 두꺼운 파괴층 아래에서 발견됐으며, 파괴층에는 재, 무너진 잔해, 생활용품 등이 함께 출토돼 당시의 갑작스럽고 폭력적인 도시 파괴 상황을 보여준다. 같은 층위에서는 제2성전시대 후기 예루살렘 주민들이 널리 사용했던 토기와 석기 그릇도 다수 발굴됐다. 유대 율법에서 돌은 의식적 부정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여겨져 왔기 때문에, 석기 그릇은 당시 종교적 정결례와 깊은 관련성을 지닌 중요한 상징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이번 발굴이 서기 70년 로마 파괴 직전 예루살렘의 성전 중심적 도시 구조와 종교·일상의 긴밀한 결합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쪽 벽 문화유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단체여행은 줄고, 자유여행은 늘었다 한류가 인바운드 관광의 흐름을 바꾸면서 가장 먼저 흔들린 것은 여행 방식이다. 관광객 수가 늘어난 것보다 더 뚜렷한 변화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여행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 인바운드 관광을 떠받치던 단체여행 중심 구조는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를 목적으로 방한한 ‘적극 한류 소비 집단’의 여행 유형은 압도적으로 개별여행에 가깝다. 단체여행 비중은 크게 감소한 반면, 자유여행과 에어텔 이용 비율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관광객은 늘었지만, 여행 상품은 오히려 잘게 쪼개지고 있다. 여행을 ‘따라가는 상품’에서 ‘직접 설계하는 경험’으로 이 변화의 핵심은 여행에 대한 인식 차이다. 한류 팬 관광객에게 한국 여행은 일정이 정해진 패키지를 소비하는 행위가 아니다. 공연 일정, 촬영지 방문, 팬 이벤트 참여 등 명확한 목적을 중심으로 여행을 스스로 구성하는 과정에 가깝다. 여행사는 선택지 중 하나일 뿐, 일정의 주도권은 관광객에게 있다. 이 때문에 단체여행의 장점이었던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은 한류 관광에서 크게 작동하지 않는다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아시아 대표 로드 레이스인 ‘2026 스탠다드차타드 홍콩 마라톤’이 지난 18일 홍콩 도심에서 열려 전 세계 러너 7만4천 명이 참가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1981년 출범해 올해로 45회를 맞은 홍콩 마라톤은 세계육상연맹(WA) 인증 골드 라벨 대회로, 풀코스·하프코스·10㎞·휠체어 레이스 등 다양한 종목이 진행됐다. 홍콩 도심 고가도로와 해저터널, 해안도로를 잇는 독특한 코스와 평균 15도 내외의 선선한 기온, 낮은 습도는 장거리 러닝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했다. 올해 대회는 참가자의 약 25%가 110개국에서 온 해외 러너들로 구성돼 역대 최대 외국인 참가 비중을 기록했다. 주요 경기에서는 남녀 풀코스와 홍콩 여자부 등 각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 끝에 우승자가 가려졌다. 특히 대한민국 ‘러닝 전도사’로 알려진 가수 션과 배우 정혜영 가족을 비롯해 배우 이세영, 권화운, 임세미, 모델 임지섭, 전 마라톤 국가대표 권은주 감독, 근대 5종 국가대표 전웅태 선수, 운동 크리에이터 심으뜸, 코미디언 강재준·이은형 부부 등 다수의 한국 셀럽들이 직접 러너로 참여해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한편, 이번 대회 현장은 션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모로코를 이해하려는 시선은 사막이나 해안이 아니라 도시의 안쪽에서 멈춘다. 페스의 메디나는 외부로 열리지 않은 공간이다. 이곳은 길보다 시간이 먼저 형성된 도시다. 모로코 국가는 이 구조를 통해 자신을 설명한다. 페스 메디나는 관광지 이전에 생활 공간이다. 수백 년의 도시 질서가 현재의 일상과 맞물려 있다. 과거는 전시되지 않고 사용된다. 이 점에서 메디나는 국가의 성격을 직접 드러낸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페스 메디나는 모로코 이슬람 문명의 중심이었다. 종교와 학문, 상업이 한 공간에서 작동했다. 국가는 이 도시를 통해 문명적 연속성을 주장한다. 단절이 아닌 축적이 핵심 논리다. 이곳은 외세 이전의 질서를 보여준다. 프랑스 보호령 시기에도 메디나는 철거되지 않았다. 새로운 도시는 외곽에 건설됐다. 핵심은 보존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메디나는 중앙 권력의 공간이 아니었다. 공동체의 규칙이 도시를 운영했다. 골목과 시장, 종교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국가는 이 구조를 문화적 뿌리로 해석한다. 그래서 페스는 상징이 된다. 왕궁이나 기념물이 아니라 생활 도시가 대표가 됐다. 모로코는 권력보다 문명을 전면에 둔다. 메디나는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경기도가 21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1회 ‘경기도 관광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사람 중심 관광, 체류형·고부가가치 관광수도” 비전을 선포했다. 이날 행사에는 관광업계와 유관기관, 시군 관계자 등 420여 명이 참석했으며, 오전에는 관광정책·마케팅·마이스(MICE)·웰니스 분야별 포럼이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단순 방문형 관광을 넘어 체류와 소비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관광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후 기념식에서는 ‘2026년 경기관광 비전’ 영상 상영과 비전 퍼포먼스가 이어졌고, 관광산업 유공자 시상도 진행됐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관광은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의 핵심 산업”이라며 “민간과 함께 혁신해 대한민국 관광의 미래를 경기도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번 관광의 날을 계기로 ‘경기 컬처패스’ 확대, 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 로컬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마카오정부관광청이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홍콩국제공항에서 마카오까지 무료 직행 버스를 제공하는 ‘Fly You to Macao’ 프로모션을 재개했다. 이번 혜택은 2026년 12월 31일까지 운영되며, 중국 본토·홍콩·마카오·대만 국적을 제외한 해외 여행객이 대상이다. 여행객은 홍콩국제공항 도착 후 별도의 입국심사나 수하물 수취 없이 공항 제한구역 내 스카이피어 터미널(SkyPier Terminal)에서 직행 버스를 탑승할 수 있다. 해당 버스는 세계 최장 해상교량인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HZMB)를 경유해 약 40분 만에 마카오에 도착한다. 마카오정부관광청은 홍콩과 마카오를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연결해 접근성과 편의성을 강화하고, 미식·문화·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무료 버스 티켓은 마카오 홍콩 공항 다이렉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 가능하며,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단, 좌석은 한정돼 조기 소진될 수 있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류 관광의 출발점은 여전히 서울이다. 그러나 최근 인바운드 관광의 흐름을 들여다보면, 목적지의 지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늘어난 것보다 더 주목할 변화는, 이들이 머무는 공간과 이동 동선이 서서히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방문 비율은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다. 다만 최근 조사에서는 서울 방문 비중이 소폭 낮아진 반면, 비수도권 지역 가운데 경상권 방문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일극 구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한류 관광을 매개로 한 지역 이동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촬영지와 공연장이 만든 새로운 관광 동선 이 변화의 중심에는 콘텐츠와 직접 연결된 공간이 있다. 드라마·영화 촬영지, K팝 공연장, 팬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여행의 주요 목적지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한류 팬 관광객은 ‘가까운 곳부터 둘러보는’ 방식이 아니라, 콘텐츠가 만든 지점을 기준으로 이동 동선을 설계한다. 이 과정에서 서울은 여전히 관문 역할을 한다. 입국과 첫 체류, 공연 관람, 쇼핑 등 핵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1월의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서면, 강은 소리를 낮춘다. 연일 이어진 강추위 속에서 한강하구 ‘조강’은 얼기 시작했고, 강물 위에는 잘게 부서진 얼음들이 유빙이 되어 천천히 흐른다. 멈춘 듯 보이지만, 강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조강은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서해로 흘러가기 직전 만나는 곳이다. 모든 강의 기원이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처럼, 이곳은 오래전부터 ‘할아버지의 강’이라 불려왔다. 생명의 시작이자 역사의 출발점, 강은 여기서 하나가 된다. 혹한이 이어진 2026년 1월, 조강 위로 형성된 유빙은 이 계절이 아니면 쉽게 마주할 수 없는 풍경이다. 기온과 수위, 바람의 방향이 맞아떨어질 때에만 나타나는 자연 현상으로, 얼음은 얼었다 풀리기를 반복하며 강 위를 미끄러지듯 흘러간다. 거대한 강의 흐름 속에서 유빙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겨울의 시간을 기록한다. 애기봉에서 내려다본 조강의 풍경은 자연에만 머물지 않는다. 얼어붙은 강 너머로 이어지는 북녘의 산줄기, 그 위로 펼쳐진 고요한 하늘은 이곳이 지닌 또 하나의 얼굴을 드러낸다. 자연과 분단, 현재와 과거가 겹쳐지는 풍경은 이 계절이 아니면 쉽게 완성되지 않는다. 민간인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