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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공항은 많아졌지만, 연결은 멀어졌다

대한민국 공항 80년사, 활주로의 확장 뒤에 남은 질문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대한민국은 지난 80여 년간 전국 곳곳에 공항을 만들었다. 도시는 활주로를 품었고, 하늘길은 전국으로 뻗어갔다. 그러나 그 길은 모두를 위한 것이었을까. 양양에는 비행기가 뜨지 않고, 무안은 접근이 어렵다.

 

공항은 늘었지만, 연결은 멀어졌다. 이제는 묻는다. 우리는 공항을 만든 것이 아니라, 공항을 남겨둔 것은 아닐까.

 

◇ 활주로는 길어졌지만, 사람은 멀어졌다

 

1940년, 부산 수영비행장 개설. 그 한 줄의 기록은 대한민국 공항 역사의 시작이었다. 김포비행장은 1942년 건설됐고, 1958년 국제공항으로 승격되며 본격적인 민간 항공 시대를 열었다.

 

제주, 광주, 대구, 청주, 울산, 군산, 여수, 사천, 포항, 원주, 양양, 무안 등 전국 곳곳에 공항이 생겨났고, 2001년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대한민국은 세계적 항공 허브로 도약했다.

 

그러나 그 화려한 확장의 이면에는 구조적 불균형이 자리하고 있다. 양양공항은 국제공항으로 개항했지만, 연간 이용객은 10만 명 남짓. 무안공항은 광주공항의 국제선을 넘겨받았지만, 접근성과 수요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사천·포항·원주·울산 등은 민항 기능이 있으나, 항공편은 제한적이고 이용률은 낮다.

 

공항은 많지만, 비행기는 뜨지 않는다. 공항이 있다는 사실보다, 공항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진 시대. 지방공항은 이름만 공항인 채, 지역 연결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 다음 80년은 ‘접속의 철학’으로 써야 한다

 

공항은 도시의 자존심이 아니다. 공항은 사람을 연결하는 인프라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공항 정책은 오랫동안 ‘건설’에 집중되어 왔다. ‘왜 만들었는가’보다 ‘언제 만들었는가’가 기록의 중심이었고, ‘누가 이용하는가’보다 ‘어디에 있는가’가 정책의 기준이었다.

 

인천공항은 세계적 허브다. 2018년 기준 연간 이용객 6800만 명, 항공기 이착륙 38만 회를 기록하며 아시아 3대 허브공항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 성공이 지방공항의 침묵을 의미한다면, 그건 균형이 아니라 집중이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도심 접근성, 교통 연계성, 지역경제 기여도, 이용자 편의성-이 지표들이 공항 정책의 중심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 공항 80년사. 그 다음 페이지는 활주로가 아니라, 사람 중심의 ‘접속 철학’으로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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