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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12경 비화] 7경 안산갈대습지…'죽음의 호수'에서 피어난 생명 복원의 K-미스터리

시화호 상류 103만㎡ 인공 습지의 기적과, 멸종위기종 수달이 증언하는 생태 복원의 비밀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안산시 시화호 상류에 자리한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축구장 145개 규모, 약 103만㎡에 달하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인공습지다. 이곳의 역사는 단순한 공원 조성을 넘어, 1990년대 '죽음의 호수'로 불리며 국가적 재앙이었던 시화호의 처참한 비극과, 이를 되살리기 위한 인간의 필사적인 노력이 빚어낸 K-환경 복원 미스터리의 핵심이다. 시화호로 유입되던 오염된 하천수(반월천, 동화천, 삼화천)를 오직 갈대와 수생 식물의 힘으로만 정화해낸 이 거대한 자연 청소부의 비밀은 무엇일까? 삵, 수달 등 멸종위기종이 다시 찾아와 생명을 잉태하는 기적의 습지, 그 탄생과 시련, 그리고 희망의 비화를 들여다본다.

 

프롤로그: '죽음의 호수'를 삼킨 거대한 갈대밭의 미스터리

 

안산갈대습지공원은 1994년 시화방조제 건설 이후, 지천에서 유입된 공장 폐수와 생활 하수로 인해 평균 COD(화학적 산소 요구량)가 농업용수 기준을 훨씬 초과했던 '시화호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악취가 진동했던 이 폐허 같은 공간을 살리기 위해,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시화호 상류에 인공 습지를 조성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1997년에 착공해 2002년에 개장한 이 인공 습지는 갈대와 부들 등 수생식물의 자연 정화 능력을 극대화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시스템으로 설계됐다. 이는 일종의 거대한 '친환경 하수종말처리장'이었던 셈이다. 갈대 줄기와 뿌리에 미생물이 붙어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갈대 자체가 물속의 질소와 인을 흡수하는 원리다. 불과 10여 년 만에 잿빛이던 호수가 푸른 생태계로 바뀐 이 과정은, 인간의 의도가 자연의 생명력과 결합했을 때 발생하는 K-자연 복원력의 미스터리를 증명한다.

 

비화(秘話): 멸종위기종 수달이 증언하는 K-정화 시스템

 

안산갈대습지공원이 단순한 환경 시설을 넘어선다는 증거는 바로 돌아온 생물들이다. 현재 습지에는 290여 종의 식물과 원앙, 황조롱이, 저어새 등 천연기념물을 포함한 150여 종의 조류, 그리고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수달과 삵까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수달의 출현은 갈대습지 생태계 회복의 가장 결정적인 미스터리로 꼽힌다. 수달은 최상위 포식자이자, 최상급 수질 환경에서만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매우 민감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한때 죽음의 호수였던 곳에 멸종위기종이 자리를 잡고 번식한다는 사실은, 이 인공 습지가 이제 인간이 설계한 한계를 뛰어넘어 온전한 하나의 생태계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밤의 갈대습지는 야행성인 수달과 삵의 활동 무대인데, 이들이 초승달 아래 갈대밭 사이로 이동하는 모습은 도시 속에서 벌어지는 K-야생의 미스터리 그 자체다.

 

미래 비전: 미완의 숙제를 푸는 지속 가능한 관리

 

안산시는 안산갈대습지공원을 람사르 습지로 등록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이 소중한 생태 공간을 보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절망의 역사를 희망으로 바꾼 안산시민의 의지를 상징한다"고 강조하며, "다만 최근 발생하는 '습지 육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수 공급 및 주기적인 갈대 정비와 준설 등 총체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습지의 생태 기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K-생태 명소로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은 현재도 매년 수십만 명이 방문하는 생태 교육 및 관찰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인간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존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놓치면 안 될 에피소드 & 촌철살인 여행 팁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사계절 아름답지만, 가을의 황금빛 갈대밭과 겨울의 철새 군무는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습지 중앙의 환경생태관 2층에는 망원경이 설치돼 있어 멀리 있는 조류를 관찰하기 좋다.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의 서식처도 있으니, 조용히 걸으며 숨어있는 생명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마지막 촌철살인 팁이다. "안산갈대습지의 아름다운 풍경은 인간이 만들었다? 틀렸다. 인간이 만든 것은 단지 '틈'과 '기회'일 뿐이다. 이 틈으로 들어온 갈대와 수생식물, 그리고 멸종위기종들이 스스로 생태계를 복원하고 진화했다는 것을 기억하라. 자연은 인간의 계획을 뛰어넘는 가장 강력한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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