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관광거점도시 사업이 시작된 지 6년이 지났다. 부산과 강릉, 전주, 안동, 목포는 한국 지역관광 정책의 대표 실험장이 됐다. 최근 성과평가 결과도 나왔다. 관광객은 늘었고 외국인 방문도 회복세를 보였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사업은 순항 중이다. 그런데 의외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아직 답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지역은 얼마나 좋아졌는가." 관광정책은 오랫동안 방문객 수를 성과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몇 명이 찾았고, 얼마나 늘었는지를 측정하는 데는 익숙하다. 하지만 관광객 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는지, 지역 주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했다. 관광거점도시 사업도 비슷하다. 방문객 증가라는 결과는 확인됐지만, 지역 상권과 숙박업, 문화관광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여전히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사업비는 투입됐고 관광객은 늘었는데, 정작 지역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는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성과가 없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이 낡았다는 점이다. 관광은 이제 단순히 사람을 끌어오는 산업이 아니다.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어디에서 소비하는지, 지역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가
[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최근 부산이 다시 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부산 공연 때문이다. 공연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팬들은 항공권을 예약했고, 숙소를 찾았고, 부산 여행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도시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 입장에서는 돈을 들여도 만들기 어려운 관광 호재다. 그런데 정작 화제가 된 것은 공연이 아니라 숙박요금이다. 공연 일정이 발표되자 일부 숙박업소의 객실 가격이 평소보다 몇 배씩 뛰었다. 예약 취소 민원도 이어졌다. 부산시와 한국관광공사, 관광업계가 합동 점검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BTS가 세계인을 불러오고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맞이할 준비보다 얼마를 더 받을 수 있는지부터 계산하고 있었던 셈이다. 문제는 이것이 부산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 관광은 수년째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지역 축제가 열리면 숙박요금이 오른다. 불꽃축제가 열리면 객실 가격이 폭등한다. 대형 콘서트가 열리면 예약 취소 논란이 발생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 택시 요금과 음식값 논란이 뒤따른다. 행사가 끝나면 단속이 이뤄지고 개선을 약속한다. 하지만 다음 행사에서 같은
[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국내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묘하게 비슷한 순간들이 있다. “경치는 좋았는데 좀 불편했어.”“다 좋은데 다시 가고 싶진 않더라.”“놀러 갔다가 눈치만 보고 왔네.” 이상한 건 풍경 이야기는 짧고, 기분 상했던 이야기는 길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면 한국 관광은 자주 사람을 조급하게 만든다. 성수기에는 가격이 갑자기 뛰고, 관광지 식당에서는 은근한 눈치가 느껴질 때가 있다. 숙소에서는 체크인보다 추가요금 설명이 먼저 나오고, 유명 카페에서는 손님보다 회전율이 먼저 보인다. 여행을 왔는데 쉬는 기분보다 소비자가 된 기분이 더 강하게 남는다. 최근 공개된 ‘2026~2028 국내관광 활성화 전략 수립 연구보고서’ 역시 이런 문제를 정면으로 언급한다. 관광 불편 신고의 주요 원인은 가격시비, 불친절, 위생 문제, 서비스 불량이었다. 특히 보고서는 울릉도를 사례로 들며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논란이 관광객 감소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사실 관광은 굉장히 단순한 산업이다.사람 기분 좋게 해주면 다시 오고, 기분 상하게 하면 떠난다. 그런데 한국 관광은 너무 오랫동안 관광객을 ‘손님’보다 ‘소비’로 바라본 건 아닐까 싶다. 성수기니
[뉴스트래블=정인기 칼럼니스트] 요즘 여행은 검색으로 시작하지 않는다.질문으로 시작한다. “엄마 모시고 가기 좋은 온천 어디야?”“혼자 조용히 쉬기 좋은 바다 추천해줘.”“사람 너무 많지 않은 제주 코스 없을까.” 예전 같으면 블로그를 수십 개 뒤지고 유튜브 영상을 돌려봤겠지만, 이제는 AI에게 먼저 묻는다. AI는 취향을 읽고, 동선을 짜고, 식당과 카페를 묶어 순식간에 일정을 만든다. 여행 준비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사람들이 갑자기 기술을 좋아하게 돼서일까.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사람들은 너무 많은 정보에 지쳐 있다. 검색창에는 광고와 협찬 후기, 체험단 콘텐츠가 끝없이 쏟아진다. “현지인 맛집”이라는 제목 아래 비슷한 사진과 비슷한 문장이 반복된다. 여행 정보를 찾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어디가 좋은지보다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가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AI에게 묻기 시작했다.정보를 더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보를 덜 보기 위해서다. 최근 공개된 ‘2026~2028 국내관광 활성화 전략 수립 연구보고서’도 이런 흐름을 관광산업의 핵심 변화로 본다. 한국관광공사의 AI 기반 추천 서비스, 생성형 AI 여행설계, 공항 스마
[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국내여행을 검색하다가 괜히 기분이 상한 적이 있다.주말 호텔 가격을 보고 한숨 쉬고, 식당 후기를 읽다가 예약을 접는다. “뷰는 좋은데 불친절하다”, “가격이 너무 심하다”, “두 번은 안 간다”는 리뷰를 몇 개 보다 보면 여행은 출발하기도 전에 피곤해진다. 예전엔 여행이 설렘이었다.요즘은 경계심에 더 가깝다. 사람들은 이제 관광지를 검색하기 전에 후기부터 읽는다. 맛집을 찾기 전에 “안 당하는 법”부터 찾는다. 유명 관광지 이름 뒤에는 자연스럽게 “바가지”, “추가요금”, “불친절” 같은 단어가 따라붙는다. 여행을 준비하는데 이상하게 방어부터 하게 된다. 최근 공개된 ‘2026~2028 국내관광 활성화 전략 수립 연구보고서’는 이런 분위기를 꽤 솔직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 불편 신고는 코로나 이전보다 약 32% 증가했고, 주요 불만은 가격시비·불친절·위생 문제·서비스 불량이었다.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겪어본 장면들이다. 보고서가 울릉도를 직접 언급한 건 그래서 더 상징적이다.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논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관광객 감소세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관광객이 줄
[뉴스트래블=정인기 칼럼니스트] 중동 관광시장이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중심으로 한 고소득 관광객층은 글로벌 관광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수요다. 이들은 체류 기간이 길고, 숙박·쇼핑·의료·웰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출을 확대한다. 특히 1인당 소비 규모는 일반 관광객 대비 2~3배 수준으로 평가되며, 의료관광의 경우 수천만 원 단위 지출이 발생하는 고부가 시장이다. 관광객 수가 아니라 ‘소비의 질’이 시장의 가치를 결정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이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일본과 유럽 주요 국가는 중동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항공 노선을 확대하고, 비자 절차를 간소화하며, 프리미엄 관광 상품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럭셔리 호텔, 맞춤형 여행 서비스, 의료·웰니스 프로그램을 결합해 관광 자체를 고가의 경험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단순히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많이 쓰는 관광객을 선점하는 전략이다. 반면 한국은 이 흐름에서 뚜렷한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동과의 항공 연결성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비자 제도 역시 높은 장벽으로 작동한다. 일부 의료관광 수요가 존재하지만, 이를 국가 차원의 관광 전략으로 확
[뉴스트래블=정인기 칼럼니스트] 동남아 관광객은 돌아오고 있다.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주요 시장에서 한국 방문 수요는 빠르게 회복되는 흐름이다. 이들 국가는 팬데믹 이전 한국 관광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핵심 시장이다. 그러나 이 시장의 본질은 단순한 회복이 아니다. 동남아 관광객은 이미 한국을 경험한 비율이 높은, 대표적인 ‘재방문 시장’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재방문 시장은 단순히 다시 온다고 해서 유지되지 않는다. 한 번 경험한 관광지는 비교 대상이 되고, 다음 선택에서는 더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된다. 가격, 콘텐츠, 경험의 질, 이동 편의성까지 모든 요소가 경쟁 대상이 된다. 다시 말해, 동남아 관광객은 이제 ‘유입 대상’이 아니라 ‘선택하는 소비자’다. 하지만 한국의 대응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동남아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구조는 단체관광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일정이 고정된 패키지와 특정 지역에 집중된 관광 동선도 유지되고 있다. 이미 한국을 경험한 관광객에게 같은 상품을 다시 제시하는 구조다. 한 번 본 여행을 다시 선택할 이유는 많지 않다. 이 사이 경쟁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일본은 지방 도시와 체험형
[뉴스트래블=정인기 칼럼니스트] 한국 관광은 늘 한 박자 늦다. 시장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응이 늦어서다. 인도, 중국, 중동, 동남아 어느 시장을 보더라도 흐름은 분명하다. 수요는 이미 존재하고, 기회도 반복해서 등장한다. 그러나 그 기회를 실제 성과로 바꾸는 과정에서 한국은 번번이 뒤처진다. 문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 가장 큰 차이는 ‘속도’다. 관광은 타이밍 산업이다. 항공 노선 하나, 비자 정책 하나가 시장 흐름을 바꾼다. 같은 시기, 경쟁국들은 항공 노선을 빠르게 복원하며 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였지만, 한국은 회복 속도에서 한발 늦었다. 이 격차는 단순한 시차가 아니라, 결과의 차이로 이어진다. 구조도 문제다. 관광 정책은 여러 부처에 나뉘어 있다. 항공은 따로, 비자는 따로, 관광은 또 따로 움직인다. 하나의 시장을 두고도 전략은 분산되고, 실행은 엇박자가 난다. 결과적으로 정책은 존재하지만,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 연결되지 않는 정책은 효과를 만들지 못한다. 민간과 정부의 간극도 크다. 시장은 빠르게 변하는데, 정책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항공사는 수요를 보고 움직이지만, 제도는 규제를 기준으로 움직인다. 관광업계는 변화를 요구하지만,
[뉴스트래블=정인기 기자] 중국 관광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팬데믹 이전 연간 약 1억5000만 명에 달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단체관광이 재개되고, 항공 노선도 빠르게 복원되는 흐름이다. 아직 완전한 회복 단계는 아니지만, 주요 국가들은 이미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관광은 회복되는 순간 곧바로 경쟁 산업으로 전환된다. 문제는 한국의 대응 속도다. 중국 관광객은 돌아오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준비는 충분하지 않다. 항공 공급은 팬데믹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주요 노선 역시 회복 속도가 더디다. 단체관광을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수용 구조도 변화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받을 준비가 부족한 상태다. 이 사이 일본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항공 좌석 공급을 확대하고, 쇼핑 중심에서 개별여행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실제로 일본은 팬데믹 이전 대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중국 관광객을 흡수하고 있다. 관광객은 다시 움직이고 있지만, 목적지는 이미 바뀌고 있다. 같은 시장을 두고,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관광의 구조 자체도 변했다. 과
[뉴스트래블=정인기 칼럼니스트] 인도는 관광에 1100조 원을 쏟아붓겠다고 선언했다. 관광을 국가 성장의 한 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매우 분명한 선택이다. 공항을 확장하고 도시를 연결하며, 관광객이 머물고 소비하는 구조까지 설계하고 있다. 관광을 ‘오는 산업’이 아니라 ‘만드는 산업’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전혀 다른 방향에 서 있다. 인도의 핵심 경제 도시인 뭄바이와의 직항 노선은 6년째 끊겨 있고, 항공편은 델리에 편중돼 있다. 비자 규제 역시 여전히 높은 장벽으로 작동한다. 수요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통로는 좁다. 관광객이 없는 것이 아니라, 들어올 수 없는 구조다. 관광 산업의 본질은 연결이다. 얼마나 많은 도시와 이어져 있는지, 얼마나 쉽게 들어올 수 있는지에 따라 경쟁력이 결정된다. 인도는 이 단순한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항공과 인프라, 관광 개발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 움직이고 있다. 관광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 돈을 쓰는 환경 자체를 설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관광을 ‘관리의 대상’으로 다루고 있다. 노선 확대는 더디고, 비자 정책은 보수적이며, 시장 대응 속도는 경쟁국보다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