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광장은 비어 있다. 그런데 시선은 계속 사람을 찾게 된다. 바닥은 넓고 하늘은 크다. 분수도 없고, 노천카페도 없고, 관광객을 오래 붙잡아 둘 장식도 많지 않다. 유럽의 오래된 광장처럼 둘러앉아 시간을 보내는 장소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공간에 서면 이상한 압박감이 생긴다. 지금 눈앞에는 몇십 명밖에 없는데 머릿속에는 수십만 명이 들어온다. 아바나의 혁명광장은 현재보다 과거가 더 크게 보이는 장소다. 광장 중앙에는 높이 109m의 호세 마르티 기념탑이 솟아 있다. 주변 정부 청사 벽면에는 체 게바라와 카밀로 시엔푸에고스의 거대한 초상이 걸려 있다. 그러나 이 공간의 주인공은 기념탑도, 건물도 아니다. 그 사이를 비워 둔 거대한 면적이다. 약 7만㎡에 달하는 광장은 사람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비어 있는 공간인데 목적은 언제나 군중이었다. 혁명광장은 건축물이 아니라 집합의 규모를 보여주기 위해 설계된 무대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혁명광장은 쿠바 현대사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쿠바를 상징하는 풍경은 많다. 말레콘 해안도로도 있고, 올드 아바나의 식민지 건축도 있으며, 클래식 자동차가 늘어선 거리도 있다.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미국관광청이 미국 전역의 대표적인 로드트립 여행지를 소개하며 자동차 여행 수요 공략에 나섰다. 미국관광청은 11일 미국을 대표하는 고속도로와 해안도로, 역사문화 트레일 등을 중심으로 미국 로드트립의 다양한 매력을 소개했다. 광활한 자연과 지역 문화, 미식과 역사 유산을 자동차 여행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로드트립의 상징으로는 ‘66번 국도(Route 66)’가 꼽힌다. 시카고에서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까지 약 4,000km를 잇는 이 도로는 ‘어머니의 길(Mother Road)’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미국 도로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길을 따라 레트로 다이너와 빈티지 모텔, 네온사인 간판 등이 이어져 미국 중서부와 서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해안 절경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도 미국 로드트립의 대표 상품이다. 캘리포니아의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는 태평양을 따라 이어지는 절벽과 해안 풍경으로 유명하며, 플로리다의 오버시즈 하이웨이는 본토와 키웨스트를 연결하는 바다 위 도로로 잘 알려져 있다. 자연경관을 즐길 수 있는 코스도 다양하다. 몬태나주의 고잉투더선 로드는 빙하가 만든 산악지형을 관통하며, 미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참 동안 풍경은 평평하다. 초원은 수평선까지 이어지고, 아카시아 나무 몇 그루가 그 위에 점처럼 흩어진다. 시야를 가로막는 것도, 압도하는 것도 없다. 그러다 어느 순간 지평선 위에 거대한 그림자가 떠오른다. 처음에는 구름처럼 보인다. 하지만 차가 가까워질수록 윤곽이 선명해지고, 마침내 눈 덮인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초원은 그대로인데 풍경의 질서가 바뀐다. 수평으로만 이어지던 세계 한가운데 거대한 수직선이 솟아오른다. 킬리만자로는 산맥 속 봉우리가 아니다. 평원 위에 홀로 세워진 하나의 세계다. 높이 5895m. 아프리카 최고봉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독립산이다. 주변에 경쟁할 산이 없다. 그래서 높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대부분의 고봉은 산맥 속에 섞여 있지만 킬리만자로는 혼자 하늘을 밀어 올린다. 관광객은 정상보다 먼저 그 고립된 거대함을 기억한다. 멀리서는 배경처럼 보이지만 가까워질수록 풍경 전체를 지배한다. 탄자니아는 이 산 하나로 수평의 대륙을 수직의 대륙으로 바꾼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킬리만자로는 탄자니아를 상징하는 가장 강력한 자연 이미지다. 세렝게티의 초원과 함께 국가 관광 브랜드를 떠받치는 양대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한국 여행객들에게 6월의 일본은 다소 애매한 계절로 여겨진다. 벚꽃은 이미 졌고, 여름휴가철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여기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여행 적기로 꼽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오히려 이 시기를 가장 일본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계절로 소개한다. 수국이 만개하고 논에는 물이 차오르며 신록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6월을 전통적으로 '미나즈키(みなづき·물의 달)'라고 부른다. 남쪽에서 시작된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전국에 비를 뿌리고, 농촌에는 본격적인 모내기철이 시작된다. 일본어로 장마를 뜻하는 '쓰유(梅雨)' 역시 매실이 익는 시기에 내리는 비에서 유래했다. 비는 여행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라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자연의 신호인 셈이다. 6월 일본 여행의 주인공은 단연 수국이다. 비를 머금은 수국은 이 시기에 가장 선명한 색을 드러낸다. 일본 곳곳에서 수국 축제가 열리지만 대표적인 명소는 가마쿠라다. 가마쿠라의 메이게쓰인(明月院)은 '수국 사찰'이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유명하다. 경내를 가득 채운 수천 송이의 수국이 비 오는 날 더욱 깊은 색을 띠며 초여름 풍경을 완성한다. 하세데라(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올여름 여행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해변이나 리조트에서 머무는 휴양형 여행보다 직접 몸을 움직이며 특별한 경험을 쌓는 액티비티 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여행의 목적이 '쉼'에서 '경험'으로 이동하면서 래프팅과 트레킹, 다이빙, 스카이다이빙 같은 체험형 콘텐츠가 새로운 여행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이러한 여행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설산과 숲, 강과 바다, 하늘을 아우르는 다양한 자연환경을 갖춰 하루에도 서로 다른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부 시스키유 카운티에서는 마운트 샤스타(Mount Shasta)를 중심으로 스키와 스노모빌, 산악자전거, 하이킹 등을 즐길 수 있다. 화산 지형과 고산 풍경이 어우러진 이 지역은 여름철에도 비교적 시원한 기후를 유지해 아웃도어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멘도시노 지역에서는 수백 년 된 레드우드 숲을 통과하는 ATV 투어가 운영돼 거대한 삼나무 숲을 색다른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다. 세계적인 자연 명소인 Yosemite National Park(요세미티 국립공원)은 액티비티 여행의 상징적인 장소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대표 암벽인 엘 캐피탄(El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중국 산둥성 룽청시의 하이뤼섬이 유채꽃과 수만 마리의 바닷새가 어우러진 생태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섬 전역에 유채꽃이 만개한 가운데 괭이갈매기와 노랑부리백로 등이 대규모로 서식하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은 괭이갈매기 관찰 최적기로 꼽히며 전국 각지에서 탐조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당나귀 모양을 닮은 하이뤼섬은 괭이갈매기의 대표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매년 번식기를 맞아 수만 마리의 괭이갈매기가 섬으로 돌아오며, 성수기에는 개체 수가 4만 마리를 넘는다. 관광객들은 섬 주변을 도는 유람선을 이용해 괭이갈매기 떼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으며, 푸른 바다와 하늘, 바닷새가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촬영은 물론 새들과 교감하는 체험도 인기다. 현지에서는 하이뤼섬의 풍부한 조류 서식 환경이 지속적인 생태 보전 정책의 성과라고 설명한다. 하이뤼섬은 괭이갈매기와 왜가리류의 주요 번식지이자 룽청시를 대표하는 생태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면서 미국 주요 개최도시들이 축구 경기뿐 아니라 문화·예술·미식·체험 프로그램을 앞세운 관광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국관광청(Brand USA)은 최근 FIFA 월드컵 개최 도시와 각국 대표팀 베이스캠프 지역에서 진행되는 관광 콘텐츠를 공개하고 경기장 안팎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여행 경험을 소개했다. 결승전이 열리는 뉴욕·뉴저지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애틀랜타, 보스턴, 댈러스, 휴스턴, 캔자스시티, 필라델피아 등 개최도시들은 FIFA 팬 페스티벌과 공식 팬존을 중심으로 대규모 관광객 맞이에 나선다. 각 도시들은 경기 생중계와 공연, 문화행사에 더해 지역 특색을 살린 관광 콘텐츠를 준비했다. 애틀랜타는 공연과 전시, 영화 상영을 결합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로스앤젤레스는 다문화 미식 축제를 통해 도시의 음식 문화를 선보인다. 마이애미와 필라델피아는 스포츠와 예술을 결합한 특별 전시를 마련하고, 시애틀은 축구를 주제로 한 사진전과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댈러스와 캔자스시티에서는 박물관과 미술관을 중심으로 축구와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인도네시아 관광부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41회 서울국제관광전(SITF) 2026에 참가해 한국 시장 대상 관광 홍보를 강화한다. 인도네시아는 국가 관광 브랜드 '원더풀 인도네시아(Wonderful Indonesia)' 아래 최신 관광 캠페인인 '평범함을 넘어서다(Go Beyond Ordinary)'를 소개하고, 발리를 비롯한 주요 관광지와 신흥 관광지를 홍보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관에는 여행사, 리조트, 호텔, 외식·관광기업 등 8개 업체가 참가해 지속가능 관광, 럭셔리 호스피탈리티, 해양관광, 프리미엄 여행상품 등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 동안 B2B 상담회와 관광상품 설명회, 네트워킹 프로그램도 진행되며, 방문객들은 인도네시아 커피 시음 행사와 관광 정보 제공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관광부는 이번 참가를 통해 한국과의 관광 협력을 확대하고 방한 한국인 관광객 유치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밤 9시, 마카오 코타이 스트립(Cotai Strip)의 공기가 달라진다. The Venetian Macao와 City of Dreams, Galaxy Macau 외벽이 동시에 빛을 올리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동선도 급격히 움직인다. 카지노 입구 주변으로 몰리던 인파는 공연장과 레스토랑, 쇼핑 아케이드와 아레나로 흩어진다. 누군가는 워터쇼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서고, 누군가는 리조트 내부를 지나 K-팝 콘서트장으로 향한다. 거리에는 음악과 전광판 영상, 분수 소리와 사람들의 환호가 한꺼번에 뒤섞인다. 밤의 마카오는 이제 단순한 카지노 도시라기보다 거대한 몰입형 테마 공간처럼 움직인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카오 관광의 중심은 카지노였다. 관광객들은 리조트 안에서 게임을 즐기고 쇼핑몰과 호텔을 짧게 오가는 방식으로 도시를 소비했다. 그러나 최근 마카오의 전략은 완전히 달라졌다. 카지노 체류 시간을 늘리는 대신 도시 체류 자체를 늘리는 방향이다. 관광객이 ‘무엇을 사는가’보다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를 중심으로 도시 구조를 다시 짜고 있는 셈이다. 실제 최근 마카오에는 체험형 콘텐츠가 빠르게 늘고 있다. 코타이 상공을 가로지르는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구름은 산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정상에 선 사람들은 하늘 위에 떠 있는 듯 보였다. 중국 안후이성의 황산은 단순히 높은 산이 아니라, 인간의 감각을 바꾸는 풍경에 가까웠다. 눈앞에 펼쳐진 수백 개의 암봉과 끝없이 밀려오는 운해는 현실의 거리감을 지워버렸다. 황산에 오르면 왜 중국인들이 이 산을 '천하제일기산(天下第一奇山)'이라 불러왔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기묘하게 솟은 화강암 봉우리와 절벽 끝 소나무, 하루에도 수십 번 표정을 바꾸는 안개와 빛은 황산을 하나의 거대한 산수화로 만든다. 중국 고전 산수화의 원형도 결국 이 풍경에서 출발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1990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황산은 그 명성 그대로, 발을 디디는 순간 숨이 막히는 장관을 선사한다. 새벽이 열어주는 얼굴 - 운해(雲海) 황산의 진짜 얼굴은 새벽에 열린다. 해가 떠오르기 직전, 산 전체를 덮은 운해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하면 봉우리들은 섬처럼 떠오른다. 구름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순간에는 산과 하늘의 경계조차 흐려진다. 그 장면 앞에서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일조차 잠시 잊게 된다. 광명정(光明頂, 해발 1,860m)과 시하이대협곡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