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편집국] 신두리사구센터를 지나 모래언덕 입구로 들어서면 해변에서 보던 풍경이 갑자기 달라진다. 뒤로 바다를 두고 앞을 바라보면 낮은 모래언덕이 길게 이어지고, 모래 위에는 바람이 지나간 흔적과 식물이 만든 굴곡이 나타난다. 서해의 해변을 걷던 여행자가 몇 걸음 만에 전혀 다른 지형 속으로 들어선 듯한 장면이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는 길이 약 3.4㎞, 너비 500m~1.3㎞에 이르는 국내 대표 해안사구로,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해안 풍경을 보여준다. 2001년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된 신두리 해안사구는 바다에서 밀려온 모래가 해변에 쌓이고 강한 바람을 타고 육지 쪽으로 이동하면서 형성됐다. 그래서 이곳을 여행할 때는 모래언덕 하나를 보는 것보다 해변과 사구가 어떻게 이어지고, 그 위에서 어떤 식물이 자라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모래 표면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한쪽에서는 바람이 만든 모래결을 보고, 다른 쪽에서는 모래를 붙잡고 자라는 식물을 만나는 식으로 풍경이 이어진다. 모래언덕을 따라 걷는 여행 신두리 해안사구는 걷는 거리에 따라 여행의 깊이가 달라진다. 가장 짧은
[뉴스트래블=편집국] 아산 외암마을에 들어서면 높은 건물도, 한눈에 시선을 끄는 대형 시설도 없다. 대신 낮은 돌담이 이어지고 그 안쪽으로 기와집과 초가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설화산에서 내려온 물길이 집과 정원을 지나고, 담장 너머로 오래된 나무와 처마가 보인다. 외암마을의 여행은 유명한 고택 한 채를 찾아가는 것보다 이 길을 따라 마을 전체를 천천히 살펴보는 데서 시작된다. 외암마을은 조선 중기 이후 예안이씨가 정착하면서 형성된 집성촌으로, 400년 넘게 이어진 전통마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건재고택과 참판댁을 비롯한 고택과 초가, 돌담길이 함께 남아 있으며 2000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을이 과거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공간이 아니라 지금도 주민의 생활이 이어지는 마을이라는 점이다. 관광객이 걷는 골목과 주민이 생활하는 공간이 겹쳐지면서 외암마을만의 시간감이 만들어진다. 돌담을 따라 들어가야 보이는 마을 외암마을의 첫 여행 포인트는 돌담길이다. 자연석을 쌓아 만든 담장이 집과 집 사이를 이어주면서 좁고 굽은 골목을 만든다. 담장 때문에 집 전체가 한꺼번에 드러나지 않아 골목을 돌 때마다 새로
[뉴스트래블=펀집국] 예산 광시면의 들판은 평범한 농촌 풍경처럼 보인다. 논 사이로 물길이 흐르고 낮은 산이 들판을 감싸지만, 자세히 보면 이곳의 풍경을 바꿔놓은 한 생명의 흔적이 보인다. 긴 다리와 검은 날개 끝을 가진 황새가 논과 습지를 오가며 먹이를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예산 황새공원은 황새를 가까이에서 보여주는 시설이 아니라, 한때 우리 땅에서 사라졌던 새가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람과 농촌이 환경을 바꿔온 현장이다. 황새가 이곳의 관광자원이 된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예산군은 2009년 황새마을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뒤 복원 기반을 마련했고, 2014년 황새공원을 조성했다. 2015년 6월 공원이 문을 연 데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공원에서 사육·번식한 황새 8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황새의 복원과 야생 방사가 이어지면서 공원 안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주변 논과 습지, 마을로 범위를 넓혔다. 황새를 보는 순간, 논의 모습이 달라진다 황새공원에 들어서면 황새문화관과 사육시설, 생태습지, 자연생태체험장 등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황새의 생김새와 생태를 알아보는 공간처럼 보이지만, 야외로 나오면 이곳의 성격이 달라진다. 황새가 살아가는 공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추석 연휴 인천 여행은 밤의 풍경에서 시작해도 좋다. 월미도에서 서해 너머 보름달과 인천대교 야경을 보고, 강화도로 넘어가 고려의 역사와 미디어아트를 만난 뒤 천문대에서 달과 토성을 바라보는 식이다. 낮에는 스파와 박물관, 레일바이크를 즐기고 저녁에는 전통시장에 들러 먹거리로 여행을 마무리하는 코스도 가능하다. 인천관광공사는 추석 연휴를 맞아 전통과 야경, 웰니스, 가족 체험, 미식 등을 묶은 인천 여행지를 소개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명절 분위기와 가을 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다. ■ 보름달을 따라가는 강화·월미도 월미공원 한국전통정원에서는 한복을 입고 제기차기, 공기놀이, 투호 등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 정원을 둘러본 뒤 물범카를 타고 월미전망대에 오르면 서해 노을과 인천대교 야경, 바다 위로 떠오르는 보름달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강화도에서는 소창체험관의 ‘강화 고려한복여행’이 추석 분위기를 더한다. 3,000원에 한복을 빌려 입고 용흥궁과 성공회강화성당, 강화고려궁지, 동광직물생활문화센터 가운데 3곳 이상을 방문해 인증하면 강화섬쌀 1kg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사전 예약이 필요하고
[뉴스트래블=편집국] 통일신라의 석탑 하나가 넓은 잔디밭 한가운데 서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오래된 문화유산을 둘러싼 고즈넉한 풍경과 남한강에서 이어지는 탄금호의 물빛, 그리고 사람들이 천천히 걷는 산책로가 한 화면에 들어온다. 충주 중앙탑 사적공원은 국보 한 점을 보기 위해 잠시 들렀다 떠나는 곳이라기보다 역사와 강변 풍경을 함께 따라가며 시간을 보내는 여행지에 가깝다. 탑평리 칠층석탑을 중심으로 공원과 박물관, 호반 산책로가 이어지면서 충주의 오래된 역사와 현재의 여행 풍경이 한곳에서 만난다. 중앙탑이라는 이름에는 충주가 지닌 지리적 의미도 담겨 있다. 탑평리 칠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국보 제6호 석탑으로, 우리나라 중앙부에 자리한 탑이라는 뜻에서 ‘중앙탑’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불린다. 이곳에는 나라의 남쪽과 북쪽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비슷한 속도로 걸어와 만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지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이라기보다 중앙이라는 상징성을 설명하는 전승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중요한 것은 그 이름이 오랜 세월 충주를 바라보는 하나의 시선을 만들어왔다는 점이다. 통일신라의 탑, 충주의 중심을 상징하다 공원에 들어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단연 탑평리
[뉴스트래블=편집국] 충북 단양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남한강을 내려다보는 전망대에서 출발해 산과 강을 직접 경험하는 관광공간으로 이어진다. 해발 약 320m 만학천봉에 올라 나선형 데크를 걸으면 굽이치는 남한강과 단양의 산악지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면 짚와이어와 알파인코스터, 만천하슬라이드, 모노레일이 기다리고, 가까운 단양강 잔도에서는 강을 따라 걸을 수 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고, 숲을 통과하고, 강 가까이 걷는 세 가지 여행 방식이 한 공간에서 이어지는 것이 만천하스카이워크의 매력이다. 만천하스카이워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전망대 하나만 봐서는 안 된다. 이곳의 핵심은 단양의 자연지형을 관광객의 이동 동선으로 바꿨다는 데 있다. 남한강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뒤 산악 레저를 경험하고 다시 강 가까이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같은 풍경이 계속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단양의 산과 강이 배경이 아니라 여행의 주인공이 되는 곳이다. 만학천봉에서 시작하는 단양 여행 만천하스카이워크의 첫 목적지는 전망대다. 해발 약 320m에 자리한 만학천봉에서 나선형 데크를 따라 올라가면 숲 사이로 보이던 남한강이 점차 넓어진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강의 굽이와 주변
[뉴스트래블=편집국] 충북 제천 의림지는 호수를 바라보는 데서 여행이 끝나는 곳이 아니다. 삼한시대 축조설이 전해지는 저수지의 제방을 따라 걸으면 오래된 제림과 정자를 만나고, 용추폭포에서는 물이 떨어지는 풍경을 마주한다. 호반을 한 바퀴 돌아본 뒤 삼한의 초록길과 의림지 역사박물관까지 동선을 넓히면 저수지가 만들어진 농경의 역사와 오늘의 관광공간이 한 일정으로 연결된다. 약 1.8㎞의 호반과 15만1,470㎡의 만수면적을 가진 의림지는 오래된 물의 공간을 걸으며 자연과 역사, 휴식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제천의 대표 관광지다. 의림지의 정확한 축조 연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제천시는 삼한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며, 신라 진흥왕 때 우륵이 둑을 쌓았다는 이야기는 전승으로 소개한다. 이후 오랜 기간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는 수리시설로 기능했고, 제방에 숲과 정자가 들어서면서 경승지의 성격이 더해졌다. 오늘날의 의림지는 고대 저수지의 역사성과 수변경관, 산책과 주변 관광을 한데 묶어 경험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저수지에서 시작된 제천의 대표 경관 의림지를 이해하는 첫 번째 단서는 물이다. 농경사회에서 안정적인 수량을 확보하는 것은 농사의 기본이었고, 의림지
[뉴스트래블=편집국]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야를 채우는 것은 메타세쿼이아다. 하지만 장태산의 관광적 매력은 나무의 숫자나 크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숲 아래를 걷던 여행자는 스카이웨이를 통해 나무의 중간 높이로 올라가고, 다시 27m 높이의 스카이타워에서 숲 전체를 내려다본다. 같은 숲을 지상과 중층, 전망대라는 서로 다른 높이에서 경험하도록 만든 것이다. 장태산은 숲을 바라보는 관광에서 숲의 구조 안으로 들어가는 관광으로 여행자의 시선을 바꾼 휴양림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숲이 처음부터 자연 그대로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장태산은 1970년대부터 민간에서 나무를 심어 가꾼 숲에서 출발했고, 고 임창봉 씨가 조성한 뒤 1991~1994년 자연휴양림으로 지정됐다. 대전시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휴양림을 매입하고 재조성했으며, 2006년 4월 25일 다시 문을 열었다. 민간의 조림에서 출발한 숲이 공공 산림휴양 공간으로 전환되고, 여기에 체험시설과 숙박시설이 더해지면서 대전의 대표적인 산림관광지가 됐다. 사람이 심은 나무가 관광지가 되기까지 장태산 자연휴양림은 대전 서구 장안동 장태산 기슭에 자리한다. 휴양
[뉴스트래블=편집국] 세종을 여행할 때 반드시 한 번은 호수를 만나게 된다. 도시 한가운데 자리한 세종호수공원은 69만7,246㎡의 공원 안에 32만2,800㎡의 수면을 품고 있다. 수면적만 약 9만8,000평으로, 세종이라는 계획도시의 규모를 한눈에 체감하게 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곳을 단순히 '큰 인공호수'라고 부르는 순간 세종호수공원의 관광적 가치는 절반으로 줄어든다. 이 호수는 도시의 빈 공간을 채운 것이 아니라 도시의 문화와 휴식, 생태와 이동을 물을 중심으로 연결하도록 설계된 관광공간이기 때문이다. 세종호수공원은 2012년 12월 3일 부분 개장한 뒤 2013년 5월 2일 전면 개장했다. 공원에는 8.8km의 산책로와 4.7km의 자전거도로가 놓였고, 호수 안에는 수상무대섬·축제섬·물놀이섬·물꽃섬·습지섬 등 5개 주요 테마섬이 들어섰다. 공연을 보고, 축제를 즐기고, 물놀이를 하고, 수생식물을 관찰하고, 그 사이를 걸으며 호수를 둘러본다. 하나의 호수에 서로 다른 여행 목적을 집어넣은 것이다. 세종이라는 도시를 가장 쉽게 읽는 곳 세종호수공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세종의 도시 성격부터 봐야 한다. 서울이나 경주처럼 수백 년의 도시 역사가 관광
[뉴스트래블=편집국] 산에 오를 때 사람들은 보통 신발부터 챙긴다. 발을 보호하고 험한 길을 지나기 위해서다. 그런데 대전 계족산에서는 그 상식을 거꾸로 뒤집는다. 장동산림욕장에서 황톳길에 들어서면 신발을 벗고 맨발로 흙을 밟는다. 발바닥에 닿는 황토의 감촉을 느끼며 숲길을 걷다 보면 평범했던 산책이 전혀 다른 경험으로 바뀐다. 계족산 황톳길은 새로운 산을 만든 관광지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산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꿔 관광자원으로 만든 길이다. 계족산 황톳길은 계족산 장동산림욕장에서 시작해 임도삼거리와 절고개를 거쳐 이현동 갈림길까지 이어지는 총 14.5km의 황토 산책로다. 대전관광은 이곳을 전국 최초의 건강여행길로 소개하고 있으며, 계족산 정상인 429m를 중심으로 산 중턱의 임도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산 정상에 오르는 등산로가 아니라 숲을 따라 길게 걷는 임도를 관광공간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이용 방식도 다르다. 목적지까지 빨리 올라가는 산행보다 길 자체를 즐기는 여행에 가깝다. 이 길의 출발점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역 기업인 맥키스컴퍼니가 계족산 임도에 황토를 깔면서 지금의 황톳길이 시작됐다. 계기는 거창한 관광개발 계획이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