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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월드 스케치|시즌 3] 한 나라, 한 장면⑩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

100m마다 문명이 바뀌는 도시 성지가 아니라 동선으로 완성된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돌바닥이 먼저 속도를 늦춘다. 폭 2~3m 골목을 30걸음쯤 따라가면 향신료 냄새가 번지는 시장이 열리고, 다시 50m쯤 더 가면 촛불과 성가가 울리는 성당 입구가 나타난다. 몇 분 전 들리던 상인의 흥정 소리 위로 기도문이 겹친다. 고개를 들면 금빛 돔이 골목 끝에 걸리고, 다시 시선은 석회암 벽으로 떨어진다. 예루살렘 구시가지는 건물을 보는 도시가 아니다. 100m마다 문명이 바뀌며 장면이 새로 열린다. 성벽 둘레 약 4km, 면적 1㎢도 안 되는 공간 안에 유대·기독교·이슬람·아르메니아 구역이 맞물린다. 직선 15분 거리 동선이 실제로는 3시간이 된다. 멈춤이 많기 때문이다. 사진 한 장보다 골목 하나가 오래 남는다. 이곳에서 관광은 목적지가 아니라 통과 과정으로 완성된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통곡의 벽, 성묘교회, 바위의 돔이 수백m 반경 안에 들어온다. 세계 종교사의 핵심 상징 셋이 한 도시 안에서 충돌하지 않고 병치된다. 밀도가 국가를 설명한다. 네 개 구역은 분리돼 있지만 골목은 서로 스민다. 한 블록은 시장이고 다음 블록은 순례길이다. 경계는 있지만 단절은 없다. 분할이 아니라 접속 구조다. 현재 성벽은

[NT 월드 스케치|시즌 3] 한 나라, 한 장면⑧ 몽골 카라코룸 유적

비어 있는 수도, 남아 있는 축 없어진 도시가 동선을 만든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바람이 먼저 지나간다. 표지판 하나, 낮은 기단 몇 줄,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평원. 눈에 보이는 건 적지만 발걸음은 멈춘다. 기준이 사라진 자리에서 사람은 방향을 찾는다. 13세기 제국의 수도였던 카라코룸 유적은 건물이 아니라 ‘축’으로 읽히는 공간이다. 유적의 핵심 동선은 직선이다. 동서 약 400~500m 구간에 흔적이 이어지고, 남북으로는 더 길게 열린다. 특정 건물로 모이지 않는다. 10m 걷고 멈추고, 20m 더 가서 다시 선다. 시선은 위가 아니라 수평으로 퍼진다. 이곳은 쌓아 올린 높이가 아니라, 남겨진 간격으로 기억된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1220년대, 칭기즈 칸 사후 그의 후계자들은 이곳을 제국의 중심으로 삼았다. 1235년 오고타이 칸이 성벽과 궁전을 갖춘 수도로 정비했다. 초원 제국의 이동성이 이 지점에서 고정됐다. 카라코룸은 상업과 외교가 동시에 작동한 도시였다. 페르시아·중국·유럽 상인이 드나들었고, 사절단이 오갔다. 기록에 따르면 인구 수만 명 규모가 형성됐다. 그러나 오늘 남은 것은 기초 흔적과 배치뿐이다. 이곳의 핵심은 ‘없음’이다. 건물이 사라진 대신 배치가 남았다. 중심 광장, 궁전

[NT 특집]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⑰ 개항장 문화지구

한 골목 건너 한 세기, 인천에서 가장 흥미로운 시간여행

[뉴스트래블=편집국]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의 매력은 오래된 건물이 아니라, 시간이 거리로 남아 있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역사 관광지가 유적을 보여준다면 이곳은 시대를 걷게 한다. 골목 하나를 건널 때마다 분위기가 바뀌고, 한 블록을 돌 때마다 다른 시대가 겹쳐진다. 그래서 이곳은 보는 관광지가 아니라, 걸으며 읽는 관광지에 가깝다. 이 여행은 보통 인천역 앞에서 시작된다. 역을 나서면 곧바로 붉은 패루가 보이고, 차이나타운 인천으로 진입한다. 많은 이들이 이곳을 음식 거리로 기억하지만, 사실 이 장면부터 이미 개항장의 성격은 드러난다. 중국 이주 문화의 흔적, 오래된 상점, 거리의 색채가 한국 근대의 첫 국제 풍경을 지금형으로 보여준다. 이 구간의 재미는 먹거리와 산책이 분리되지 않는 데 있다. 골목을 따라 걸으며 오래된 노포를 만나고, 계단과 골목을 오르내리며 풍경이 계속 바뀐다. 관광지에서 흔한 ‘한 장면 보고 끝’이 아니라, 몇 걸음마다 시선이 달라진다. 이동 자체가 콘텐츠가 된다. 차이나타운을 지나 개항로로 넘어가는 순간 분위기는 급격히 바뀐다. 화려한 색감 대신 낮은 근대 건축과 레트로 간판, 오래된 벽돌 건물이 등장한다. 바로 이 전환이 개항장의

[NT 특집]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⑯ 영종도

공항 옆 바다, 이동의 시간 위에 겹쳐지는 또 하나의 여행

[뉴스트래블=편집국] 대부분의 사람에게 영종도는 목적지가 아니다. 비행기를 타기 전 스쳐 지나가는 곳, 혹은 도착 직후 빠르게 빠져나가는 공간에 가깝다. 그러나 그 흐름을 잠시 멈추면 전혀 다른 장면이 열린다. 활주로를 스치는 비행기와 바다 위로 떨어지는 해가 같은 시야 안에 들어오는 순간, 이곳은 단순한 경유지가 아니라 여행이 다시 시작되는 지점으로 바뀐다. 이 섬의 성격은 인천국제공항으로 인해 결정된다. 공항은 속도와 효율의 공간이다. 사람은 오래 머무르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움직인다. 영종도의 북쪽은 이 흐름을 그대로 따른다. 터미널과 활주로, 물류시설이 집중된 이 구간에서 섬은 철저히 통과의 공간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차로 20~30분만 남쪽으로 내려오면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을왕리와 왕산 해변은 전혀 다른 리듬을 가진다. 수평으로 길게 열린 바다, 완만하게 펼쳐진 모래사장, 그리고 넓게 열린 하늘이 동시에 펼쳐진다. 수도권에서 이 정도로 시야가 열리는 공간은 드물다. 이곳의 핵심은 시간대에 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 늦은 시간, 해변의 성격이 바뀐다. 모래사장에 앉아 있는 사람들 사이로 공항 방향에서 이륙하거

[NT 특집]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⑮ 서울숲

구조로 머무름을 만든 공원, 도시 한가운데서 작동하는 체류의 설계

[뉴스트래블=편집국] 서울은 이동과 소비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도시다. 동선은 빠르고, 공간은 목적 중심으로 배치되며, 머무름은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이런 도시 구조 한가운데,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공간이 있다. 서울숲은 단순한 녹지나 휴식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를 가진 공원이다. 이 공간의 출발은 현재와 다르다. 과거 왕실 사냥터였던 이 일대는 이후 정수장, 경마장, 골프장 등 기능 중심의 시설로 사용됐다. 2005년 공원으로 전환되면서 비로소 시민에게 개방됐고, 이 과정에서 단순한 녹지 조성이 아니라 ‘도심 속 대규모 체류 공간’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개발이 아닌 전환이라는 점에서, 서울숲은 도시 재구성의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총 면적 약 115만㎡ 규모의 서울숲은 하나의 공원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구역들이 결합된 구조다. 문화예술공원, 생태숲, 습지생태원, 체험학습원 등으로 나뉘며, 각 공간은 이용 방식과 체류 형태가 다르게 설계돼 있다.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속도의 경험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가장 넓은 비중을 차지하는 문화예술공원은 ‘체류 중심 공간’이다. 대형 잔디광장은 특정 활동을 요

태국 파타야 하드락호텔, 바다가 아닌 시간으로 고르는 호텔

밖에서 채우는 여행인가, 안에서 완성하는 하루인가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태국 파타야에서 호텔을 고르는 기준은 대개 바다다. 전망이 좋은지, 해변까지 얼마나 가까운지, 창문을 열었을 때 어떤 장면이 펼쳐지는지가 선택을 좌우한다. 그러나 하드락 호텔 파타야 앞에서는 그 기준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이곳에서의 선택은 훨씬 단순해진다. 하루를 밖에서 쓸 것인가, 아니면 이 안에서 끝낼 것인가. 파라솔이 물 위를 가로지른다. 형광빛 색이 수면 위로 번지고, 그 아래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은 느리게 이어진다. 고개를 들면 거대한 기타 조형물이 공간을 장악하고, 건물은 그 뒤로 물러난다. 이 장면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다. 이 호텔이 무엇을 중심에 두는지를 설명하는 하나의 선언에 가깝다. 객실이 아니라 체류, 전망이 아니라 경험, 이동이 아니라 머무름. 선택의 기준이 이 순간 바뀐다. 이 호텔은 객실만으로 판단하면 틀린 선택이 된다. 객실 크기나 전망, 가격만 놓고 보면 파타야에는 더 많은 선택지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곳은 객실을 중심으로 설계된 공간이 아니다. 객실은 휴식을 위한 최소 단위에 가깝고, 실제 경험은 그 밖에서 이루어진다. 객실에서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이 호텔의 장점은 반감된다. 반대로 객실을 ‘잠을

홍콩 미식 임장 투어…정호영·정지선·양준혁이 찾은 맛집은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스타 셰프 정호영과 정지선, 전 프로야구 선수 양준혁이 직접 찾은 홍콩 맛집이 공개됐다. 홍콩관광청은 KBS2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제작 지원을 통해 홍콩 미식 콘텐츠를 선보였다고 20일 밝혔다. 방송은 지난 5일부터 19일까지 3주간 이어졌다. 세 사람은 홍콩 센트럴과 서구룡 문화지구 등을 돌며 현지 식당과 상권을 탐방했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미식 임장 투어’다. 방송은 홍콩관광청 미식 가이드 ‘테이스트 홍콩’을 기반으로 구성됐다. 현지 셰프 50여 명이 참여해 250여 개 레스토랑을 엄선한 가이드다. 첫 방문지로는 모트32가 소개됐다. 광둥 요리에 현대 기법을 더한 파인다이닝으로, 북경오리가 대표 메뉴다. 한식 파인다이닝 모수 홍콩도 등장했다. 엠플러스 미술관에 위치한 이곳은 전복 타코와 도토리 국수 등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코스를 선보인다. 해산물 맛집 레인보우 씨푸드 레스토랑도 눈길을 끌었다. 라마섬에 위치한 이 식당은 800석 규모로 성장한 대표 해산물 레스토랑이다. 이외에도 미슐랭 빕구르망에 오른 콴키 대나무 국수, 딤섬 전문점 딤섬히어, 130년 전통의 서웡펀 등이 소개됐다. 홍콩은 동서양 식문화


중국, 대만 개별관광 재개 추진… 양안 관광시장 재개 신호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중국이 상하이와 푸젠성 주민의 대만 본섬 개별관광 재개를 추진하면서 중단됐던 양안 관광 교류 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지사가 최근 발표한 ‘중국 관광업계 동향(4월 1차)’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양안 관광시장 정상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주목할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대만판공실은 ‘양안 교류 강화 10대 조치’를 발표하고 상하이시와 푸젠성 주민의 대만 개별관광 시범사업 회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문화·관광 교류 확대 차원에서 추진되는 이번 조치는 장기간 멈춰 있던 양안 자유여행 재개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개별관광은 단체관광보다 소비 확장성이 높고 체류형 관광 수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파급력이 크다. 업계는 향후 항공 노선 회복과 자유여행 상품 재편, 크루즈 시장 활성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지사는 중국 아웃바운드 회복 흐름과 맞물려 양안 관광 재개가 현실화할 경우 동북아 관광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화권 관광 회복의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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