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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월드 스케치|시즌 3] 한 나라, 한 장면⑧ 몽골 카라코룸 유적

비어 있는 수도, 남아 있는 축 없어진 도시가 동선을 만든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바람이 먼저 지나간다. 표지판 하나, 낮은 기단 몇 줄,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평원. 눈에 보이는 건 적지만 발걸음은 멈춘다. 기준이 사라진 자리에서 사람은 방향을 찾는다. 13세기 제국의 수도였던 카라코룸 유적은 건물이 아니라 ‘축’으로 읽히는 공간이다. 유적의 핵심 동선은 직선이다. 동서 약 400~500m 구간에 흔적이 이어지고, 남북으로는 더 길게 열린다. 특정 건물로 모이지 않는다. 10m 걷고 멈추고, 20m 더 가서 다시 선다. 시선은 위가 아니라 수평으로 퍼진다. 이곳은 쌓아 올린 높이가 아니라, 남겨진 간격으로 기억된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1220년대, 칭기즈 칸 사후 그의 후계자들은 이곳을 제국의 중심으로 삼았다. 1235년 오고타이 칸이 성벽과 궁전을 갖춘 수도로 정비했다. 초원 제국의 이동성이 이 지점에서 고정됐다. 카라코룸은 상업과 외교가 동시에 작동한 도시였다. 페르시아·중국·유럽 상인이 드나들었고, 사절단이 오갔다. 기록에 따르면 인구 수만 명 규모가 형성됐다. 그러나 오늘 남은 것은 기초 흔적과 배치뿐이다. 이곳의 핵심은 ‘없음’이다. 건물이 사라진 대신 배치가 남았다. 중심 광장, 궁전

차오프라야를 가르는 빛의 순간…왓 아룬, 방콕의 밤을 완성하다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태국 방콕의 밤, 시선은 자연스럽게 차오프라야강으로 향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강 위, 물결을 가르며 지나가는 유람선과 그 뒤로 떠오른 왓 아룬의 황금빛 실루엣이 한 화면 안에 겹쳐진다. 이 도시는 바로 이 장면으로 기억된다. 강 한가운데서 바라본 왓 아룬은 정적인 건축물이 아니다. 조명에 의해 층층이 드러난 프랑 탑은 밤공기 속에서 또렷하게 부각되고, 그 빛은 물 위로 길게 번지며 두 개의 사원을 만든다. 실제의 사원과, 물결 위에서 흔들리는 또 하나의 사원이다. 결정적인 순간은 배가 프레임을 가로지를 때 완성된다. 네온빛으로 물든 유람선이 지나가며 화면에 색을 흩뿌리고, 그 뒤에서 묵직하게 서 있는 사원이 균형을 잡는다. 전통과 현대, 고요와 움직임이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풍경으로 결합되는 순간이다. 왓 아룬은 ‘새벽의 사원’이라는 이름과 달리 밤에 가장 강렬하다. 낮에는 장식으로 보이던 디테일이 조명 아래에서는 구조로 드러나고, 강이라는 배경은 이 건축을 하나의 무대 위에 올려놓는다. 이 장면은 단순한 야경이 아니다. 관광지의 풍경을 넘어, 방콕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보여주는지를 설명하는 하나의 이미지

[NT 월드 스케치|시즌 3] 한 나라, 한 장면⑦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성벽

한 바퀴 1,940m, 돌아야 끝난다 성벽 위에서 도시가 닫힌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발을 올리는 순간 방향이 고정된다. 길이 1,940m, 폭 2~4m. 뒤로 빠지는 출구는 거의 없다. 앞으로 걷고, 10m마다 멈추고, 다시 걷는다. 햇빛이 돌바닥에 반사돼 체감 온도가 올라가고, 바람이 불면 시야가 한 번에 열린다. 시선은 아래로 떨어지고, 손은 바로 카메라로 올라간다. 두브로브니크 성벽은 걷는 길이 아니라 멈추게 만드는 구조다. 한 바퀴 60~90분, 실제 이동은 30분 내외. 나머지 30~60분은 정지와 촬영에 쓰인다. 같은 구도를 최소 3번 반복한다. 붉은 지붕, 회색 성벽선, 파란 아드리아해 수평선. 세 요소가 한 프레임에 겹치고, 각도만 바뀌어 다시 찍힌다. 이 도시는 거리로 소비되지 않는다. 반복되는 장면으로 기억된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14세기 라구사 공화국은 인구 약 4만, 선박 200척 규모의 해상 도시국가였다. 이 성벽 안 0.4㎢ 공간에서 법원, 항구, 시장이 동시에 작동했다. 선 하나가 국가 전체를 묶었다. 성벽 높이 최대 25m, 두께 최대 6m, 총 길이 1,940m. 바다 쪽은 절벽과 연결되고, 육지 쪽은 이중 성문(필레·플로체)으로 잠긴다. 해상·육상 접근을 동시에 차단하

[NT 월드 스케치|시즌 3] 한 나라, 한 장면⑥ 덴마크 코펜하겐 아말리엔보르 궁전

정오 12시, 광장이 고정된다 국기가 올라가면 왕이 있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오전 11시 58분, 광장 중앙이 비워진다. 사람들은 원을 만들고 한 발씩 물러난다. 카메라가 올라가고 시선이 한 방향으로 고정된다. 12시 정각, 북소리와 함께 병사들이 진입한다. 발걸음이 동시에 떨어지고 총구 각도가 맞춰진다. 정지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공간이다. 아말리엔보르 궁전은 시간이 되면 완성된다. 교대식은 매일 12시에 시작된다. 병사들은 로젠보르 성에서 출발해 약 2km를 행진한다. 도착까지 약 30분, 광장 진입 순간 관람 밀도가 최고점에 오른다. 입장료는 없다. 하루 한 번, 30분. 이 도시는 정오에 맞춰 소비된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아말리엔보르는 단일 건물이 아니다. 동일한 외관의 건물 4개가 팔각형 광장을 둘러싼다. 건물보다 공간이 먼저 인식된다. 권력은 형태가 아니라 배치로 드러난다. 광장 중심에는 프레데리크 5세 기마상이 서 있다. 1771년 완성된 절대왕정의 상징이다. 지금 이 지점은 사진의 중심이다. 권력은 배경이 됐다. 궁전 한 동에는 국왕이 실제 거주한다. 지붕 위 국기가 올라가 있으면 재실, 내려가 있으면 부재다. 관광객은 건물이 아니라 ‘상태’를 확인한다. 같은 장소가 매일 달라진

[NT 특집]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⑮ 서울숲

구조로 머무름을 만든 공원, 도시 한가운데서 작동하는 체류의 설계

[뉴스트래블=편집국] 서울은 이동과 소비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도시다. 동선은 빠르고, 공간은 목적 중심으로 배치되며, 머무름은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이런 도시 구조 한가운데,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공간이 있다. 서울숲은 단순한 녹지나 휴식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를 가진 공원이다. 이 공간의 출발은 현재와 다르다. 과거 왕실 사냥터였던 이 일대는 이후 정수장, 경마장, 골프장 등 기능 중심의 시설로 사용됐다. 2005년 공원으로 전환되면서 비로소 시민에게 개방됐고, 이 과정에서 단순한 녹지 조성이 아니라 ‘도심 속 대규모 체류 공간’이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개발이 아닌 전환이라는 점에서, 서울숲은 도시 재구성의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총 면적 약 115만㎡ 규모의 서울숲은 하나의 공원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구역들이 결합된 구조다. 문화예술공원, 생태숲, 습지생태원, 체험학습원 등으로 나뉘며, 각 공간은 이용 방식과 체류 형태가 다르게 설계돼 있다.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속도의 경험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가장 넓은 비중을 차지하는 문화예술공원은 ‘체류 중심 공간’이다. 대형 잔디광장은 특정 활동을 요

만개한 벚꽃 향기에 ‘봄의 왈츠’… 시흥 갯골생태공원, 연분홍빛 절정

벚꽃 터널부터 흔들전망대까지, 도심 속 생태 안식처로 주목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4월의 중순, 경기도 시흥시 갯골생태공원이 화사한 벚꽃과 노란 수선화로 물들며 봄의 정취를 한껏 뽐내고 있다. 시흥시 갯골생태공원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내륙 깊숙이 들어온 내만 갯골과 옛 소래염전의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한 친환경 생태 공간이다. 현재 공원 곳곳에는 만개한 벚나무들이 거대한 터널을 이루며 상춘객들에게 연분홍빛 ‘봄의 왈츠’를 선사하고 있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 벚꽃길은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 아래로는 따뜻한 색감의 수선화가 조화를 이루며 완연한 봄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가족, 연인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봄날의 추억을 기록하는 모습이다. 갯골생태공원은 과거 소금을 생산하던 염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옛 염전 터와 소금창고 등 근대 산업의 흔적들이 생태 자원과 어우러져 독특한 경관을 자아낸다. 특히 염전 판 위로 비치는 벚꽃의 반영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볼거리로 꼽힌다. 공원의 중심부에 위치한 목조 전망대인 ‘흔들전망대’는 갯골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높이 22

[NT 특집]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⑭ 코엑스 별마당도서관

책으로 설계된 광장, 서울의 흐름을 멈추게 하는 가장 현대적인 방식

[뉴스트래블=편집국] 서울 강남의 중심, 거대한 상업 공간 속을 걷다 보면 전혀 다른 장면과 마주하게 된다. 쇼핑과 이동, 소비의 흐름이 교차하는 한가운데, 책으로 채워진 거대한 서가가 시야를 압도한다. 코엑스 별마당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니다. 이곳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문화를 어떻게 배치하고, 사람의 움직임을 어떻게 설계하는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2017년 개관한 이 도서관은 전통적인 도서관의 개념을 근본부터 바꿨다. 조용히 앉아 책을 읽는 폐쇄적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고 머무를 수 있는 ‘열린 광장’으로 설계됐다. 별도의 입장 절차나 이용 조건 없이 접근이 가능하고, 이용 목적이 없어도 머무를 수 있다. 이 개방성은 공간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도서관이 ‘찾아가는 장소’에서 ‘흐름 속에 놓인 장소’로 전환된 것이다. 공간 규모는 약 2800㎡에 달하며, 약 5만 권 이상의 도서와 다양한 국내외 잡지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는 이곳을 설명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책들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가다. 약 13미터 높이의 대형 서가는 단순한 수납 구조가 아니라 공간의 중심 장치다. 수직으로 확장

오사카 USJ 인근 숙박 시설, 접근성·객실 규모가 선택 기준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오사카는 일본 내에서도 미식과 엔터테인먼트가 집약된 도시로, 최근 엔저 현상과 맞물려 글로벌 관광객의 방문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5월 골든위크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을 찾는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파크 인근 숙박 시설의 접근성과 부대 서비스가 주요 선택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USJ 공식 호텔 중 하나인 ‘오리엔탈 호텔 유니버설 시티’는 파크 입구와의 물리적 거리감을 줄인 입지 조건이 특징이다. 해당 시설은 지난 2021년 리뉴얼을 통해 '자연으로부터의 충전'을 주제로 객실 환경을 정비했다. 기능성을 강조한 어스 톤의 인테리어와 더불어 전 객실에 시몬스 침대를 배치해 휴식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객실 구조는 일반적인 2인실 외에도 다변화된 여행 형태를 반영하고 있다. 최대 6인을 수용하는 트리플 룸과 8인까지 함께 머물 수 있는 커넥팅 룸 등을 운영해 대가족이나 단체 여행객의 공간 확보 문제를 해결했다. 54제곱미터 규모의 프리미어 트윈 룸 등 공간적 여유를 강조한 상위 객실군도 별도로 구성돼 있다. 조식 서비스는 오사카의 미식 이미지를 투영한 메뉴들로 구성됐다. 뷔페 레스토랑인 ‘그린 월 다


이스라엘 관광청, 휴전 합의 계기 ‘점진적 관광 재개’ 준비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최근 체결된 휴전 합의를 계기로 이스라엘 관광산업이 평화를 향한 조심스러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스라엘 관광청은 현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관광산업의 점진적인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관광청 관계자는 “지금은 무엇보다 평화가 정착되길 기도해야 할 시기”라며,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다시 방문객을 맞이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봄기운과 함께 주요 국립공원과 자연보호구역을 순차적으로 개방하고 있다. 마사다, 아인게디, 텔 므깃도 등 주요 유적지와 해변이 사전 예약제로 운영 중이며,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성묘교회와 통곡의 벽, 주요 박물관들도 정상적으로 문을 열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하늘길도 조금씩 넓어지는 추세다. 벤구리온 공항을 중심으로 에티하드, 에티오피아, 하이난 항공 등 일부 외국 항공사들이 운항을 재개하며 정상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스라엘 관광청은 이번 휴전이 지속적인 평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이스라엘의 역사와 문화를 다시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타히티 관광청, ‘폴 고갱 크루즈’로 섬 순회형 관광 제안

[뉴스트래블=관리자 기자] 타히티 관광청이 크루즈를 활용한 섬 순회형 관광 상품을 통해 남태평양 관광 수요 공략에 나섰다. 타히티 관광청은 17일 프렌치 폴리네시아를 대표하는 크루즈 ‘르 폴 고갱’을 중심으로 한 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다양한 섬을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의 매력을 강조했다. 타히티는 118개 섬으로 이루어진 지역으로, 섬마다 서로 다른 자연과 문화를 갖고 있어 이동형 여행 수요가 높은 지역이다. ‘르 폴 고갱’ 크루즈는 얕은 라군 지형에 맞춰 설계된 전용 선박으로, 대형 크루즈 접근이 어려운 섬까지 운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보라보라, 무레아, 후아히네, 라이아테아 등 주요 섬을 하나의 일정으로 연결한다. 각 기항지에서는 전통 공예 체험과 아일랜드 투어, 스노클링·다이빙 등 해양 액티비티를 결합해 체류형 관광 콘텐츠를 강화했다. 특히 전 일정 식사와 주류, 액티비티가 포함된 ‘올 인클루시브’ 방식으로 여행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관광청은 최근 20~40대와 가족 단위 여행객을 중심으로 크루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과 가족 친화 혜택을 확대하고, 허니문 시장을 겨냥한 액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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