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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강 위로 흐르는 시간…자연과 역사가 만나는 태국 깐차나부리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방콕에서 서쪽으로 두 시간 남짓 달리면 도시의 소음이 서서히 잦아든다. 고층 빌딩 대신 낮은 산맥이 이어지고, 도로 옆으로 강과 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태국 중서부 깐차나부리는 그렇게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다른 풍경으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휴양지의 화려함이나 대도시의 번잡함 대신, 이곳에는 시간이 켜켜이 쌓인 역사와 깊은 자연의 숨결이 있다. 깐차나부리를 상징하는 장소는 단연 콰이강의 다리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건설한 이른바 ‘죽음의 철도’의 일부로, 수많은 포로와 노동자의 희생이 깃든 공간이다. 강을 가로지르는 철교 위를 직접 걸어보면, 고요한 풍경과 대비되는 묵직한 공기가 전해진다. 인근 전쟁기념관과 묘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공간이다. 태국 여행에서 보기 드문 ‘사색의 장소’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하지만 깐차나부리는 비극의 역사만을 품은 도시가 아니다. 조금만 차를 달리면 전혀 다른 얼굴이 펼쳐진다. 에라완 국립공원으로 들어서는 순간, 빽빽한 숲과 에메랄드빛 계곡이 시야를 채운다. 일곱 단계로 이어지는 에라완 폭포는 이 지역 최고의 자연 명소다. 폭포를 따라 천천히 걸으며 물소리를

[NT 월드 스케치|시즌 2] 한 나라, 한 장면⑫ 포르투갈 리스본 제로니무스 수도원

바다로 나가기 전 마지막 땅 제국이 출발한 돌의 기록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리스본 서쪽 벨렝 지구에 들어서면 테주강 하구가 넓게 열린다. 강은 바다처럼 보이고, 수평선은 곧 대서양으로 이어진다. 배들이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물길이다. 그 강변에 거대한 석조 건물이 묵직하게 서 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단순한 종교 건축물이 아니다. 포르투갈이 세계로 팽창하던 시대의 출발선이다. 항해자들은 이곳에서 기도한 뒤 바다로 나갔다. 제국의 역사는 이 문을 통과하며 시작됐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포르투갈 ‘대항해 시대’의 상징이다. 16세기 초 건립된 이 건물은 바스쿠 다 가마의 인도 항로 개척을 기념해 세워졌다. 발견과 팽창의 기억이 건축으로 고정됐다. 국가는 승리를 돌에 새겼다. 위치는 의도적이다. 수도 리스본에서도 가장 바다에 가까운 자리다. 선원과 상인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길목이다. 수도원은 항구와 도시 사이에 놓인 관문이었다. 건물 양식 또한 독특하다. 밧줄, 닻, 조개, 이국 식물 문양이 벽면을 채운다. 바다와 항해를 장식으로 끌어들였다. 건축 자체가 해양 국가의 선언문처럼 보인다. 그래서 이곳은 종교 공간을 넘어 국가 서사의 무대가 된다. 포르투갈을 설명할 때

101마리 점박이의 고향으로 떠나는 여행

아드리아해가 빚은 크로아티아 달마시아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흰 털 위에 선명한 점무늬.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TV 화면에서 만났던 ‘101마리 달마시안’의 주인공은 단순한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아니다. 그 이름의 뿌리는 실제 지명, 크로아티아 남부 해안 ‘달마시아(Dalmatia)’에 닿아 있다. 강인한 체력과 우아한 실루엣을 지닌 달마시안이 태어난 곳. 그리고 아드리아해의 쪽빛 바다와 붉은 지붕 도시들이 이어지는 유럽의 숨은 휴양지. 달마시아는 이제 ‘견종의 고향’을 넘어 여행자들의 새로운 목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역을 걷다 보면 왜 이곳에서 그런 개가 태어났는지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햇살이 길고, 바람은 상쾌하며, 해안선을 따라 걷기만 해도 몸이 저절로 가벼워진다. 장거리를 달리는 데 특화된 달마시안처럼, 여행자 역시 도시와 섬, 바다와 골목을 끝없이 오가게 된다. 달마시아는 ‘관광지’라기보다 ‘살아 있는 풍경’에 가깝다. 고대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스플리트여행의 출발점은 달마시아 최대 도시 스플리트다. 이곳의 상징은 1700년 전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은퇴 후 거처로 지은 궁전이다. 놀라운 점은 이 거대한 유적이 박물관처럼 보존된 공간이 아니라 지금도 사람들이

간월암이 있는 간월도…바다가 허락할 때만 닿는 곳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서해는 늘 변한다. 하루에도 두 번, 바다는 길을 열었다가 닫는다. 충남 서산 간월도와 간월암은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놓인 여행지다. 썰물에는 걸어서 들어가고, 밀물에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암자가 된다. 같은 장소지만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이곳은 서해가 가진 ‘리듬’을 가장 직관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간월도는 본래 작은 섬이었다. 천수만 간척사업 이후 육지와 연결되며 섬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바다와 함께 살아온 마을의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바닷길과 갯벌, 방조제 너머로 펼쳐진 수평선은 간척 이전과 이후의 시간이 겹쳐 보이는 장면을 만든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단순한 해안 풍경이 아니라, 서해안 개발사와 어촌의 삶이 켜켜이 쌓인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간월도의 중심에는 간월암이 있다. 조선 초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을 보며 수행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달을 본 암자’라는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 간월암은 규모가 크지 않다. 화려한 전각도 없다. 대신 바다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다. 썰물 때 드러나는 모래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암자는 어느새 바다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이 암자의 진짜

[NT 월드 스케치|시즌 1] 한 나라, 한 장면① 대한민국 경복궁

왕조의 시작·단절·복원의 시간이 겹친 공간 관광지를 넘어 국가의 성격을 드러내는 무대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경복궁은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가장 먼저 언급되는 장소다. 수많은 여행 일정이 이곳에서 시작되고, 외국인 방문객의 시선도 이 궁궐에서 한국을 처음 만난다. 그러나 경복궁은 단순히 사진을 찍고 둘러보는 명소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공간에는 한 나라가 형성되고 무너지고 다시 선택해온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다. 경복궁은 조선 왕조의 법궁이었고, 동시에 국가 권력이 작동하던 중심 무대였다. 전쟁과 식민지 시기를 거치며 파괴되고 훼손됐으며, 해방 이후에는 복원의 대상이 됐다. 그 과정에서 이 궁궐은 단일한 과거가 아니라 복합적인 역사 공간으로 남았다. 그래서 경복궁은 관광지를 넘어 한국이라는 국가의 성격을 설명하는 장소로 읽힌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경복궁은 조선이라는 국가가 공식적으로 자신을 드러낸 공간이었다. 왕이 집무하고 국가 의례가 거행되던 장소였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분명했다. 정치는 이곳에서 결정됐고, 권력은 이 공간을 통해 시각화됐다. 국가의 중심이 어디인지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장소였다. 궁궐의 구조는 단순한 건축이 아니었다. 근정전을 중심으로 한 위계적 배치는 통치 질서를 그대로 드러냈다

감천문화마을, 관광객이 가장 몰리는 골목은 ‘이곳’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부산 감천문화마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주요 진입부와 전망대 인근 골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진 촬영과 체류가 동시에 발생하는 구간일수록 혼잡도가 높게 형성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한국관광공사가 2025년 12월 발간한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관광지 혼잡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감천문화마을을 대상으로 시간·공간별 방문객 흐름과 체류 시간을 분석한 결과 특정 골목과 입구에 관광객이 집중되는 구조가 확인됐다. 분석 결과 혼잡도가 가장 높은 구간은 이른바 ‘오렌지존’과 ‘레드존’으로 분류된 지역이었다. 이들 구간은 마을 주요 입구와 전망대, 체험형 상점과 사진관이 밀집한 골목으로, 관광객 유입량이 많을 뿐 아니라 체류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게 나타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혼잡도가 낮은 ‘옐로우존’ 구간은 이동 위주의 동선이 형성된 곳으로, 방문객이 빠르게 지나가는 특성을 보였다. 이는 감천문화마을 내 혼잡이 단순한 방문객 수 문제라기보다, 머무름이 발생하는 장소 중심으로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간대별로 보면 혼잡 골목의 특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오전 11시 이후 관광객 유입이 급격히 늘어나며, 오후 1시 전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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