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캠핑은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숨을 고르는 시간이다.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굽고, 밤하늘 아래서 불멍을 즐기는 순간은 그 자체로 완벽한 힐링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낭만 뒤에는 불씨 하나로 시작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캠핑장 화재는 대부분 ‘작은 방심’에서 비롯된다.
대한안전교육협회와 소방청은 공동 발간한 국민안전여행 가이드북은 캠핑 시 불 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바람과 지형, 주변 시설물의 재질에 따라 화재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번질 수 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대피로 확보와 초기 진화가 생존을 좌우한다.

불멍 도중 튄 불씨, 텐트를 삼키다
가을 저녁, 한 가족이 불멍을 즐기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이가 장작을 던지는 순간 불씨가 튀었고, 그것이 텐트 외벽에 닿았다. 순식간에 불길이 번졌고, 가족은 허둥대며 소화기를 찾았지만 사용법을 몰라 결국 텐트와 장비 대부분이 불에 타버렸다.
이 사고는 불멍이 감성의 상징이기 이전에, ‘화기 사용’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불씨는 바람을 타고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고, 텐트나 침낭, 의류 등은 불에 매우 취약하다. 불을 피울 때는 바람 방향을 고려하고, 주변의 가연성 물질을 반드시 치워야 한다.
소화기 위치보다 중요한 건 ‘사용법’
캠핑장마다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지만, 막상 화재가 나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황하거나, 안전핀을 뽑는 법조차 몰라 불길 앞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다.
소화기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가족이나 동행과 함께 사용법을 미리 익혀둬야 한다. 또한 캠핑장을 예약할 때는 단순히 경치만 볼 게 아니라 안전시설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 비상 대피로, 관리자 상주 여부, 화재 감지기 설치 유무는 사고 발생 시 대응 속도를 결정한다.
캠핑 전에는 반드시 날씨와 바람 예보를 확인하고, 화기 사용이 허용된 구역인지 확인해야 한다. 불은 지정된 화로대에서만 피우고, 취침 전에는 반드시 완전히 꺼야 한다. 아이들이 불 근처에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시키고, 취사 도구나 가스 장비는 사용 후 즉시 분리·차단한다.
캠핑은 자연과 가까워지는 시간인 만큼, 위험과도 가까워지는 일이다. 불멍의 온기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의 경계다. 타오르기 전에 막는 것, 그것이 진짜 캠핑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