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10월 초 중국의 국경절과 중추절이 겹친 8일간의 연휴는 그야말로 거대한 이동이었다. 중국 문화여유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8억 8800만 명이 여행을 떠났고, 관광 소비액은 약 8천억 위안(한화 약 1조 6천억 원)에 달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중국 관광업계 동향(2025년 10월 1차)’은 이번 연휴를 “관광과 소비가 동시에 폭발한 시기”로 평가했다.
‘스마트 인프라’로 움직인 8억 명
연휴 첫날인 10월 1일, 전국 철도 이용객이 2313만 명을 기록하며 하루 최대치를 세웠다. 중국철도그룹은 연휴 기간 전체 수송 인원이 2억 13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교통 인프라의 탄탄한 운영은 최근 중국 정부의 ‘스마트 관광’ 정책과 맞물려 있다. 문화여유부는 제14차 5개년 계획에 따라 전국 공공문화시설 3천여 개, 관광 서비스센터와 공공 화장실 15만 개를 확충하며 관광 편의 인프라를 대폭 개선했다.
관광 공공서비스의 디지털화도 가속화됐다. 모바일 예약, QR 기반 입장, AI 안내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스마트 관광지’의 개념이 도시를 넘어 전국 단위로 확장되고 있다.
소비 중심은 Z세대와 가족 여행
한국관광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연휴에서 소비를 주도한 세대는 23~30세의 청년층이었다. 씨트립(携程网), 취날(去哪儿网), 페이주(飞猪) 등 주요 OTA가 발표한 데이터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가족 단위 여행은 전체의 40%를 차지했고, 대학생 항공권 예약은 전년 대비 63% 늘었다. 특히 국제선 예약은 110% 급증해 ‘젊은 세대의 해외여행 복귀’가 뚜렷했다.
또한 OTA들이 꼽은 인기 해외 목적지는 일본, 태국,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근거리 아시아 지역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현실화되면서, 단기간에 이동할 수 있는 ‘단거리 고효율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관광 경제’가 만드는 내수의 온도
관광은 더 이상 여가산업이 아닌 내수경제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문화여유부는 이번 연휴 소비가 교통, 숙박, 공연, 외식, 쇼핑 등 전 분야로 확산됐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도시와 농촌 관광지의 예약률이 상승하며 ‘지역균형 관광소비’ 현상도 관찰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향후 중국 내 관광 산업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이번 연휴의 대규모 이동은 단기 소비를 넘어, 관광 인프라와 디지털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