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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다항공·플라타란 호텔과 함께한 인도네시아 심장부로의 여행

푼착의 차밭부터 브로모의 일출까지, 인도네시아 자연과 문화를 만나다

(인도네시아=뉴스트래블) 정연비 기자 = "당신이 몰랐던 인도네시아가 여기에 있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과 플라타란 호텔 & 리조트가 제안한 인도네시아 심장부 족자카르타로의 여정은 이 문장을 증명해내기에 충분했다. 인천에서 자카르타, 푼착, 족자카르타, 브로모까지 이어지는 여정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안에 잠들어 있던 이야기'를 깨우는 여행이었다.

 

 

▲ 포켓몬컴퍼니와 협업해 특별 도장한 테마 항공기 ‘피카츄젯 GA-2’. /사진=가루다항공 ▲ 가루다 인도네시아 항공 피카츄젯 내부. /정연비 기자

 

인도네시아 여행의 정석 가루다 인도네시아, 연결과 배려의 완성

 

이번 인도네시아 여행은 인천에서 자카르타, 족자카르타, 말랑까지 이어지는 직항 및 환승의 매끄러운 여정이 이어졌다.
 

이번 여정의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된 가루다인도네시아는 현재 에어버스 A330 기종을 이용해 인천에서 자카르타와 발리 직항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이 두 도시를 거점으로 국제선 16개 도시와 인도네시아 국내선 35개 이상의 도시를 운항한다.

 

특히 개수 제한 없는 위탁 수하물(비즈니스 최대 40kg, 이코노미 최대 30kg)과 스포츠 장비 1개를 무료로 위탁할 수 있어 긴 일정의 부담을 줄여줬다.

 

 

 

▲ 인도네시아 유일의 최대 차밭인 푼착의 '구능마스'. /정연비 기자 ▲ 인도네시아 유일의 최대 차밭인 푼착의 '구능마스'. /정연비 기자

 

찻잎을 흔드는 바람처럼, 푼착에서의 느린 숨결


자카르타에서 차로 약 두 시간이면 도착하는 푼착(Puncak)은 자카르타 시민들에게는 대표적인 힐링 휴양지로 통하며,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인기있는 산악 휴양지다.

 

푼착은 서자바 주 보그르 군과 치안주르 군에 걸쳐 있는 산악 관광지로 자카르타에서 남쪽으로 약 70km 떨어져 있다. 이 지역은 남쪽의 게데-팡그랑고(Gede-Pangrango) 산과 북쪽의 종골(Jonggol) 산의 기슭과 경사면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대부분이 게데 팡그랑고 국립공원에 속한다.


해발 고도는 평균 700m에서 1800m 사이, 평균 기온은 14도에서 20도 사이로 쾌적한 기후를 자랑한다. 덕분에 이른 여름 찜통 더위를 경험했던 기자에게 푼착 지역은 시원한 날씨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 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안식처가 됐다.


 

▲ 플라타란 푼착 객실동 전경. /정연비 기자 ▲ 플라타란 푼착 스위트 객실. /정연비 기자

 

자연과 세련미가 어우러진, 플라타란 푼착

푼착의 울창한 산림 속에 조용히 자리한 플라타란 푼착 스위트(Plataran Puncak Suites)는 마치 숲이 품은 별장 같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 세련된 현대적 감각과 인도네시아 전통미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공간은 단순한 숙소를 넘어선 하나의 '체험'이다.


객실 내부는 넓고 여유롭다. 모던한 가구와 전통적인 인테리어가 조화를 이루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녹음은 하루 종일 머무르고 싶게 만든다. 이곳은 단순히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닌, 자연과 나를 마주하는 장소다.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점은 '개인의 여정을 존중하는 섬세함'이다. 조용한 프라이버시, 감각적인 디자인, 그리고 자연과 함께하는 쉼. 이 모든 것이 고급스러운 휴식을 원하는 여행자에게 완벽한 대안을 제시한다.

스위트보다 한층 더 프라이빗한 경험을 원한다면, 플라타란 푼착 레지던스(Plataran Puncak Residence)가 제격이다. 사파리 파크와 푼착 패스 사이, 고속도로에서 불과 500m 떨어진 이곳엔 가족, 친구, 기업 리트릿 등을 위한 전용 빌라가 준비돼 있다.


빌라 안에는 전용 수영장과 야외 파티오가 있어 자연이 품은 빌라에서의 하루는 말로 다 하지 못할 휴식과 영감을 준다.

 

 

 

100년 넘는 역사를 품은 고지대의 차밭

이렇게 푼착에서 짐을 풀고 맞이한 첫 일정은 해발 약 800m의 시원한 고지대에 위치한 구능 마스(Gunung Mas) 차밭에서의 피크닉 조식. 

 

안개 자욱한 새벽에 플라타란 푼착 호텔에서 출발해 도착한 구능 마스 차밭에서 찻잎 사이로 뚜벅뚜벅 걷다 보면, 인도네시아가 가진 여유와 자연에 대한 존중을 새삼 느낄 수 있다.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 설립된 차 농장인 구능 마스는 서부 자바 주 보고르군 치사루아 지구 투구 슬라탄 지역에 위치해 있다. 해발 800미터에 자리한 고지대다. 이 지역은 1910년 프랑스 회사가 네덜란드와 협력해 'Gonoeng Mas Prancoise Nederlandise de Culture et de Commerce'으로 세워진 것이 첫 시작이다.

 

구눙 마스에서는 1903년경 처음으로 차(카멜리아 시넨시스, Camellia Sinensis)를 재배하기 시작됐다. 설립 당시에는 총 2500헥타르에 이르는 넓은 부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현재 생산성 있는 차 재배지는 약 519헥타르로 축소됐다.


그 외 지역에서는 계피(Cinnamomum) 등도 함께 재배되고 있으며, 이 지역은 오늘날 유서깊은 인도네시아 유일의 차 재배지로 명성이 높다.

 

 

차밭에서 즐기는 특별한 피크닉 조식


플라타란 푼착에 숙박하면, 구능 마스 차밭에서의 피크닉 조식 프로그램을 예약할 수 있다. 조식은 일출 무렵 시작되며 신비한 안개가 걷히는 순간 차밭 풍경은 더욱 빛난다.


푸릇한 차나무에 둘러싸여 놓인 아기자기한 테이블. 현지 셰프가 준비한 따뜻한 요리와 갓 내린 차 한 잔. 이보다 더 힐링되는 아침이 또 있을까.


고원지대의 선선한 공기와 차향, 그리고 차밭을 가로지르는 바람이 어우러진 그 순간, 여행자의 피로는 말끔히 씻겨 내려간다.


구능 마스는 일반 관광객도 입장할 수 있으며, 가이드 투어와 승마 체험도 운영 중이다. 플라타란 푼착을 통해 예약하면 더욱 프라이빗한 차밭 투어와 조식 경험을 즐길 수 있다.

 

 

▲ 입구 가기 전 보이는 보로부두르 사원 전경. /정연비 기자 ▲ 보로부두르 사원 뒤편. 입구는 날짜마다 달라질 수 있다. /정연비 기자


천년의 신비, 보로부두르 사원과 메노레 언덕에서 마주한 인도네시아 고대의 시간

다음 행선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불교 유적지, 보로부두르 사원. 플라타란 헤리티지 보로부두르 호텔에서 이 장대한 유적지까지는 차량은 물론 도보로도 아주 쉽다.

 

9세기 무렵 건설된 것으로 알려진 이 사원은 14세기 자바 지역 힌두 왕국의 쇠퇴와 함께 잊혀졌다가 1814년 당시 자바를 지배하던 영국 총독 토머스 스탬포드 래플스 경이 현지 주민들로부터 그 존재를 전해 들으며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사원 입장과 동시에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사원의 각 존(zone)이 담고 있는 불교 세계관을 따라 걸었다. 삼라만상의 고통(카마다투)부터 초월적 열반(아루파다투)까지, 조각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는 수천 년의 시간을 관통하고 있었다.

 

▲ 보로부두르 사원 일부. 불교 교리에 따른 섬세한 조각들이 돋보인다. 복원 과정에서 같은 조각이어도 다른 색이 발생한다. /정연비 기자

 

 

별도로 사원을 방문해도 좋지만, 플라타란 헤리티지 보로부두르 호텔에 체크인 후 보로부두르 사원 방문을 앞두고 놀랍도록 섬세하게 설계된 VVIP 투어를 이용하면 보다 편리한 감상이 가능하다. 


플라타란 헤리티지 보로부두르 호텔에 숙박시 보로부두르 사원과 가까워 이른 아침에도 부담없이 갈 수 있다. 플란타란 숙박객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별도의 전용 라운지에서 사원 입장을 위한 준비를 마칠 수 있다.

 

전용 라운지에서는 입장을 위한 준비를 도움받을 수 있는데 유적을 보호하기 위한 전용 신발이 제공되고 입장객 구분을 위한 팔찌가 제공된다. 팔찌 색에 따라 사원에 올라갈 수 있는 범위가 정해진다. 이 프로그램은 방문객이 갈 수 있는 최고의 층까지 올라갈 수 있는 입장권이 포함돼 있다. 

 

▲ 보로부두르 사원 입장 전 사원 바닥 보호를 위해
전용 슬리퍼로 갈아신고 있다. /정연비 기자

▲ 보로부두르 사원 입장 전 팔찌를 차는데 도움받을 수 있다. /정연비 기자
▲ 사원 입장 전 차는 팔찌는 입장객 구분을 하기 위함이다. / 정연비 기자

 

 

보로부두르 사원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인간의 내면과 우주를 상징하는 수천 개의 부조와 스투파 그리고 정교한 구조는 천 년이 지난 지금도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이곳에 서 있으면 과거 샤일렌드라 왕조가 품었던 이상과 철학이 고요한 돌벽 너머로 다가온다.

 

보로부두르를 품고 있는 메노레 언덕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푸른 숲과 계단식 논,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지는 이 언덕은 샤일렌드라 왕조의 이상을 구현하는 영감의 공간이었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이 언덕의 풍경에 감명을 받은 건축가 구나다르마가 778년 보로부두르 사원의 설계를 구상했다고 한다.


천 년의 시간 속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온 보로부두르, 그리고 그 사원을 품어낸 대지. 이곳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시간을 거슬러 걷는 사색의 여정이다. 

 


▲ 부처를 만지만 소원을 이뤄진다는 속설로 많은 관광객들의 손길이 부처상 여기저기 남아있다. /정연비 기자
▲ 보로부두르 사원 가장 높은 층에 있는 조형물들. 안에 부처상이 숨겨져있다. /정연비 기자
▲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내려다 본 풍경.  사원 내 부처상 대부분은 외세 침략 및 태풍 등 다양한 이유로 머리 부분이 유실됐다. /정연비 기자
▲ 보로부두르 사원에서 내려다 본 풍경.  사원 내 부처상 대부분 외세 침략 및 태풍 등 다양한 이유로 머리 부분이 유실됐다. /정연비 기자

 


플라타란 헤리티지 보로부두르, 논밭 사이에 피어난 식민지풍 명품 호텔

 

보로부두르 사원이 지척에 있는 마겔랑 크레텍 마을. 끝없이 펼쳐진 논밭과 전설적인 메노레 언덕이 어우러진 이곳 한가운데, 고풍스러운 매력을 품은 호텔 한 채가 우아하게 서 있다. '플라타란 헤리티지 보로부두르 호텔 & 컨벤션(Plataran Heritage Borobudur Hotel & Convention)'이다.


이 호텔은 자바 전통의 자연미와 식민지 시대의 건축미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고급 리조트다. 총 75개의 객실과 스위트룸은 클래식한 건축 양식과 현대적인 안락함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창밖으로는 초록빛 논밭과 열대 정원이 펼쳐진다.

 

 


▲ 플라타란 헤리티지 보로부두르에 마련된 사슴 우리.먹이를 자유로이
마음껏 줄 수 있다. /정 연비 기자

▲ 플라타란 헤리티지 보로부두르에 마련된 작은 놀이동산. /정연비 기자

 


보로부두르 지역에서 유일하게 컨벤션 센터를 갖춘 호텔이기도 하다. 스투파 레스토랑(Stupa Restaurant), 헤리티지 컨벤션 센터와 나란히 자리해 있어 여가 여행객은 물론 기업 행사나 웨딩을 찾는 이들에게도 최적의 장소로 손꼽힌다. 호텔 전반에는 보로부두르 사원이 지닌 신비로움과 자바 문화의 정취가 고스란히 스며 있다.


루프탑 바와 두 곳의 레스토랑에서는 인도네시아 전통 요리는 물론 세계 각국의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피트니스와 웰니스 공간도 마련돼 있어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을 수 있다. 호텔 뒤편에는 동물과 교감할 수 있는 작은 동물원도 있고 어린이 고객들을 위한 작은 놀이동산과 키즈클럽, 농구코트 등이 마련돼 있다.

 


플라타란 헤리티지 보로부두르에서 특별한 저녁을 즐기고 싶다면 셰프의 라이브 쿠킹으로 진행되는 만찬을 즐길 수 있다. 힌두 전통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인도네시아 전통춤과 불쇼까지 모든 프로그램을 호텔 안에서 감상할 수 있어 별도로 외부의 쇼를 신청할 필요가 없는 진정한 '올 인클루시브 문화 여행'이 가능하다. 사원을 바라보며 조석식을 즐길 수 있는 경험은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없으니 꼭 경험해보자.

 

▲ 인도네시아 파노라믹 열차 외관. /정연비 기자  

 

족자카르타에서 수라바야까지, 자바섬을 가로지르는 파노라마 열차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심장부를 잇는 파노라마 열차는 족카르타에서 수라바야까지 약 4시간의 여정을 통해 여행자에게 다채로운 풍경과 삶의 모습을 선사한다. 이 여정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도시와 농촌,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인도네시아를 천천히 그리고 깊이 음미하는 시간이 된다.


기차 탑승은 족자카르타 기차역에서부터다. 이곳에서 만난 파노라마 열차는 커다란 창문과 넉넉한 좌석으로 이미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열차가 출발하자 도시의 소음과 분주함은 서서히 멀어지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녹음 짙은 논밭과 야자수 그리고 소박한 시골 마을 풍경이 여행자의 마음을 차분하게 물들인다.

 

▲ 인도네시아 파노라믹 열차에서 보이는 풍경. /정연비 기자  

 

 


중간중간 열차가 정차하는 작은 역들은 각기 다른 지역민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창이다. 역에서 승객들이 오가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상인들의 호객 소리가 어우러져 자바 일상의 소소한 풍경이 펼쳐진다. 이 모든 장면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것이 파노라마 열차 여행의 묘미다.

 

수라바야가 가까워질수록 창밖 풍경은 다시 도시의 모습으로 변모한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의 중심지인 수라바야는 활기찬 거리와 현대적인 시설이 공존하는 곳으로 긴 여정의 마무리를 활기차게 장식한다.


이번 파노라마 열차 여행은 이동 그 자체가 곧 여행의 목적이 되는 순간이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과 그 속에 녹아든 사람들의 삶을 마주하며, 여행자는 자바섬이 품은 진짜 얼굴을 만나게 된다. '인도네시아의 풍경과 길'이 이토록 풍성하고 다채롭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다.
 

 

 

▲ 살아 숨쉬고 있는 브로모 화산. /정연비 기자 ▲ 브로모 화산을 구경하는 사람들. /정연비 기자

▲ 브로모 화산에서의 일출. /정연비 기자
 

▲ 브로모 화산 지대 중 모래의 바다 지역에서 다양한 색상의 4WD 지프와 관광객들이 화산 관광을 위해 정차해 있다. /정연비 기자


신들의 화산, 전설이 살아숨쉬는 브로모 

여행의 클라이맥스는 단연코 브로모 산이었다. 화산투어가 활발한 인도네시아에서도 브로모 화산의 일출 투어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오전 3시에 플라타란 브로모에서 출발해 짙은 어둠을 뚫고 지프를 타고 도착한 전망대에서 맞이한 일출. 바다처럼 펼쳐진 '모래의 바다(세가라 웨디)' 위로 떠오르는 붉은 해와 함께 활화산 브로모 화산의 실루엣이 서서히 드러났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해발 2329m 높이의 브로모산은 말 그대로 대자연이 빚어낸 신비로운 명작이다. 이곳은 브로모 텡게르 세메루 국립공원의 중심에 우뚝 서 있으며, 이웃한 세메루산과 함께 오래전 거대한 화산 분화구 안에 솟아오른 또 하나의 화산이다. 자바어로 '세가라 웨디(Segara Wedi)'라 불리는 이 광활한 분화구 평원은 마치 달 표면처럼 펼쳐져 있어 흔히 '달의 풍경'으로도 불린다.

 

 

브로모산은 단지 화산 그 이상이다. 전설이 깃든 풍경, 살아 있는 신화, 그리고 사람들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이곳은 여전히 여행자들에게 경외와 감동을 안겨준다.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낸 '자연 앞의 겸허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곳. 브로모는 지금도 그 자리에 서서 태고의 숨결로 우리를 부른다.

이 땅에는 여전히 고대의 기억이 살아 있다. 자바 동부의 텡게르 족은 약 500년 전 인도네시아 군도를 지배했던 마자파힛 왕국의 후예로, 오늘날까지도 약 10만 명이 브로모산 자락 곳곳 30여 개 마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다. 그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으며, 매년 힌두 명절 '야다냐 카사다'를 맞아 브로모산 분화구에 농작물과 가축을 바치는 의식을 치른다. 신과 사람, 자연이 한 데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일출 후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초원 한가운데에서의 피크닉 조식. 익숙한 것 하나 없는 이 이국적 풍경에서 정성어린 음식을 음미하고 있을 때, "내가 지금 진짜 지구에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현실감이 사라졌다.


오후엔 플라타란 브로모 리조트에서 이른 새벽부터 쌓인 피로를 푸는 스파 마사지와 빈티지 캠퍼밴 바비큐까지. 그야말로 자연과 문화, 미식이 어우러진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다.

 

 

구름이 낮게 흐르고 시간도 머무는, 플라타란 브로모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의 고원 지대, 브로모산 기슭에는 한 폭의 그림 같은 '플라타란 브로모(Plataran Bromo Resort & Venue)'가 있다. 마치 구름 위에 앉은 듯한 이곳은 언덕을 따라 펼쳐지는 농장과 안개 낀 산자락 그리고 시간의 흐름마저 느긋하게 만드는 고요함이 인상적이다.

 

플라타란 브로모는 '모험과 엔터테인먼트의 조화'라는 콘셉트 아래, 여행자가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자연 그 자체를 제안한다. 자연을 닮은 숙소,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향토 요리, 그리고 현지 문화를 생생히 전하는 공연까지. 이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단순한 '여행'이 아닌 '삶의 경험'을 선사한다.

 

 


▲ 플라타란 브로모 객실. /정연비 기자

▲ 플라타란 브로모 호텔 주변 풍경. /정연비 기자

 

 

브로모산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플라타란 브로모는 이 공원의 초입에 자리하고 있어, 일출 트레킹이나 화산 탐험을 계획하는 여행자들에게는 최적의 베이스캠프가 된다. 리조트에서 브로모산까지는 단 16km, 말랑 공항에서는 40km, 수라바야 주안다 국제공항에서는 108km 거리로 접근성도 뛰어나다.

 

플라타란 브로모는 우리가 잊고 있던 '자연과 나 사이의 거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된다.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진짜 자연과 마주할 수 있는 것. 그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진짜 인도네시아 여행은 시작된다.

 

 


여행 그 이상의 여운

플라타란 호텔이 제안한 인도네시아는 '머무는 곳' 그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공간이었고,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그 여정을 정교하게 이어주는 다리였다.

차밭과 사원, 화산과 초원, 새벽의 찬 공기와 루프탑의 와인잔, 그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며 "또다시 이 땅을 밟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직 다 보지 못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 몇 번이고 다시 가야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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