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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사설] 지구가 무너질 때, 한국은 여전히 관광객만 셌다

숫자에 취한 정책, 기후 앞에서 무너진다

(뉴스트래블) 편집국 = 올여름 유럽과 북미의 주요 휴양지는 폭염과 산불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그리스 로도스섬은 대피령이 내려졌고, 캘리포니아의 리조트들은 잇따라 폐쇄됐다. <가디언>은 이를 두고 “여름휴가 자체가 사라질 위기”라고 경고했다. 기후 재난은 더 이상 여행의 변수가 아니라, 휴가지 선택을 좌우하는 절대 조건이 되고 있다.

 

빙하 관광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알프스와 알래스카의 빙하는 급속히 소멸하고 있으며, “사라지기 전에 보겠다”는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발걸음은 오히려 탄소 배출을 늘려 빙하 소멸을 앞당긴다.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라스트 찬스 투어리즘’이라 부른 이 현상은 관광의 윤리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한국 역시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정부는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비자 면제를 시행하며 방한 수요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가 지적했듯 중국 항공사의 수익성은 여전히 낮다. 관광객 수 증가가 곧바로 산업 구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단기 성과에 매달리는 ‘숫자 늘리기’식 정책의 한계가 다시 드러나고 있다.

 

세계가 직면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성을 외면한 관광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 한국 역시 단기적 외국인 유치 성과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기후 위기 속에서 어떤 관광 모델을 선택할지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무분별한 개발과 단기 이벤트 의존은 결국 한국 관광을 불신으로 몰아넣을 뿐이다.

 

이제는 관광이 남기는 흔적을 돌아봐야 한다. 친환경 교통망을 확대하고, 수도권에 편중된 구조를 지역으로 분산시키며, 한국인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자원을 발굴해야 한다. 무엇보다 윤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여행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한국 관광의 미래는 없다.

 

관광은 단순한 유흥이 아니라, 한 국가가 세계와 소통하는 방식이자 지구와 맺는 계약이다. 기후 위기 앞에서 한국 관광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답을 찾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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