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관리자]
여행은 늘 계획에서 출발한다.
지도, 일정표, 회화집.
모든 게 완벽해 보인다.
그러나 첫 끼니부터 어긋난다.
“워터 플리즈.”
그리고 나온 건 뜨끈한 물.
이 순간부터 여행은 코미디가 된다.
해외여행에서 한국인이 겪는 해프닝은 놀랍도록 닮았다.
호텔 전기포트에 라면을 끓이다 기계를 망가뜨리고,
유럽 계산대에서는 1유로와 500원을 헷갈린다.
점원은 웃고, 여행자는 식은땀.
세상은 연결되어도, 동전만큼은 국적을 숨기지 않는다.
교통편은 더 극적이다.
택시기사와 목적지 의사소통에 실패한다.
호텔 간다고 했는데, 택시는 반대 방향으로 출발.
관광객은 지도와 씨름하고,
웃음과 짜증이 동시에 올라온다.
손동작도 국경을 넘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오케이’인 제스처가,
브라질이나 터키에서는 욕설로 통한다.
‘브이’ 포즈는 귀엽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어린아이들이나 하는 몸짓으로 여겨진다.
문화란 얇은 벽인데, 우리는 그 벽에 매번 이마를 부딪힌다.
조식 뷔페는 또 다른 시험대다.
김치 없는 호텔에서,
작은 피클을 김치 삼아 밥을 비우는 풍경.
외국인은 미소 짓고,
한국인은 진지하다.
그게 한국인의 밥심이다.
팁 문화도 마찬가지다.
이미 서비스 차지가 포함된 계산서 위에,
다시 20%를 얹어 내는 관광객.
지갑은 얇아지지만,
웨이터의 미소는 넓어진다.
국제 친선은 그렇게 엉뚱하게 쌓인다.
여행은 늘 이런 식이다.
계획은 무너지고, 실수는 쌓이고, 기억은 웃음으로 남는다.
낯선 땅에서의 작은 해프닝은 당장은 난감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풍경만큼이나 선명한 추억이 된다.
결국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다.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실수투성이지만,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이야기가 된다.
그리고 웃음과 눈물, 배움과 추억이 뒤섞여
우리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