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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칼럼] 항공 안전, 불투명성이 더 큰 위험

[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항공사 사고율 1위. 듣기만 해도 불안해지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근거 없는 불안일 뿐이다. 그런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미국 연방항공청(FAA) 모두 개별 항공사별 사고율을 공개하지 않거나,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다. 운항 횟수, 노선 특성, 기종, 환경 요인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다. 소비자는 항공권을 구매할 때 가격과 서비스만을 기준으로 삼는다. 정작 중요한 안전 정보는 제대로 공개되지 않는다. 국제항공안전평가(OSA) 인증 여부, 최근 사고 및 준사고 기록, 정비 상태 등 핵심 지표는 일반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없다. 그 결과, 자극적인 ‘1위’ 타이틀은 불안만 키울 뿐, 항공 안전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는 오히려 가려지고 만다.

 

통계적으로 보면 항공 안전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향상됐다. 시리움(Cirium)의 자료에 따르면, 치명적인 사고는 승객 약 2700만 명당 1건 수준으로 발생할 정도로 드물다. IATA와 ICAO의 보고서 역시 업계 평균 사고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네팔 Tara Air, 인도네시아 Lion Air, 파키스탄 PIA처럼 지역적·환경적 요인으로 반복되는 사고는 여전히 존재한다. 진짜 안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사고 발생 원인과 항공사 운영 실태가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되는지에 달려 있다.

 

항공업계가 신뢰를 얻으려면, 이제 더 이상 말로만 안전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제기구는 항공사별 안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항공사 또한 가격과 서비스만 내세우지 말고, 정직하게 안전 수준을 공개해야 한다.

 

안전은 숨겨져 있을 때 가장 위험하다. 숫자 뒤에 숨은 진짜 위험을 직시하지 않으면, 다음 참사는 반드시 반복된다. 독자와 소비자는 더 이상 ‘자극적 순위’에 속지 말고, 실질적 안전 정보를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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