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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위를 달리는 고속철…리야드–도하가 바꾸는 중동 관광 방식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리야드와 도하를 2시간 이내로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이 본격 추진되면서 중동 여행 방식에 구조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항공 중심이던 이동 체계에 철도라는 대안이 더해지며, 초국경 관광과 단거리 여행, 지속가능 교통을 아우르는 새로운 관광 패러다임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 두바이 지사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양국 수도를 잇는 총연장 785km 규모의 고속 전기철도 건설에 합의했다. 완공까지는 약 6년이 소요될 예정으로, 개통 시 리야드와 도하 간 이동 시간은 기존 대비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고속철 프로젝트는 단순한 교통 인프라 확충을 넘어 GCC 역내 관광 흐름을 재편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항공편 위주로 형성돼 있던 중동 내 이동 방식에서 벗어나, 주말 단기 여행과 도시 간 연계 관광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리야드에서 출발해 도하의 문화·스포츠 이벤트를 즐기거나, 도하 방문객이 사우디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찾는 교차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초국경 관광 활성화도 핵심 변화 중 하나다. 고속철을 통한 육상 이동은 국경을 넘는 심리적·물리적 장벽을 낮추며, 다국가 연계 여행 상품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향후 GCC 단일 비자나 원스톱 출입국 시스템과 연계될 경우, 유럽식 ‘다국가 철도 여행’ 모델이 중동에서도 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속가능 교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전기 기반 고속철은 항공 대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친환경 관광을 강조하는 중동 각국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보고서는 이번 철도 프로젝트가 관광뿐 아니라 물류, 비즈니스 이동, 노동 시장 통합 등 광범위한 경제 효과를 동반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1천만 명 이상의 승객 수송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며, 프로젝트 전반을 통해 3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GCC 전체 GDP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고속철이 관광 인프라를 넘어 지역 경제 통합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관광공사 보고서를 종합하면, 리야드–도하 고속철도는 중동 여행을 ‘항공 중심의 장거리 이동’에서 ‘철도 기반의 일상적 국경 이동’으로 전환시키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단거리·체류형 관광과 친환경 이동 수요가 맞물리며, GCC 관광 시장은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평가된다.

 

중동 각국이 관광과 교통, 환경 정책을 동시에 재설계하는 가운데, 이번 고속철 프로젝트는 인프라가 여행 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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