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인천국제공항이 단순한 환승 공간을 넘어 하나의 관광지로 진화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여행의 의미가 재정립되면서, 공항은 더 이상 단순한 이동의 시작점이 아닌 ‘머무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은 쇼핑, 미식, 문화, 휴식까지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며,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체류형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공항은 더 이상 지나치는 곳이 아니다
2024년 국제선 여객 수요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 2019년 대비 100.1%를 기록했다. 여객 수의 회복과 함께 공항 내 상업시설과 문화 콘텐츠도 대폭 확대되며, 체류형 관광 수요에 대응하는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구축되고 있다. 제2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개장으로 여객 처리 능력이 향상된 가운데, 공항 내 동선은 더욱 간결해졌고, 여행자들의 체류 시간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공항 내 면세점과 식음료 매장은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공항 미식 투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다양성과 품질을 갖췄다. 샤넬, 롤렉스, 설화수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평양냉면과 한우불고기 같은 K-푸드를 즐길 수 있는 전문 매장도 눈길을 끈다. 일부 매장은 외부 방문객도 이용할 수 있어,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공항 쇼핑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문화예술 콘텐츠 역시 공항의 새로운 얼굴이다. 제1터미널 중앙홀에 위치한 문화예술전시관과 미디어아트 갤러리에서는 한국 전통공예와 디지털 아트, K-팝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가 상시 운영된다. 환승객을 위한 무료 관람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으며, 일부 전시는 AR 체험까지 제공해 여행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 하루를 머물고 싶은 공항, 인천의 새로운 얼굴
휴식 공간도 고급화되고 있다. SPC 라운지, 다락휴 캡슐호텔, 샤워실과 수면실 등 프리미엄 시설은 환승객뿐 아니라 내국인도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어, 공항에서의 짧은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실제로 공항을 ‘하룻밤 여행지’로 선택하는 내국인 방문객도 늘고 있다는 게 공항공사의 설명이다.
공항 내 도보 투어도 가능하다. 제1터미널에서 전망대, 전시관, 식음료존, 쇼핑몰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사진 명소도 다수 존재해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오윤재 연구원은 2025년 6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단단한 여객 수요와 임대료 수입 수준 등을 감안하면 인천공항은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항은 단순한 운송 인프라를 넘어 복합 상업·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 역시 “공항 내 상업시설과 문화공간을 확대해 여행자들이 공항에서 머무는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관문으로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항이 단순한 환승 지점을 넘어 하나의 목적지로 자리잡고 있는 지금, 인천국제공항은 여행의 시작이자 여행 그 자체가 되고 있다.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하루가 즐거운 공항, 그 변화의 중심에 인천공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