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렌터카는 여행의 자유를 상징한다. 버스 시간표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달릴 수 있다는 해방감 때문에 많은 여행자들이 핸들을 잡는다. 하지만 낯선 도로에서의 자유는 때로 위험으로 이어진다. 교통 체계와 지형, 현지 운전 습관이 다르기 때문에, 작은 방심 하나가 큰 사고를 부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 발간한 국민안전여행 가이드북은 렌터카 이용 전 반드시 차량 점검과 도로 정보 확인을 권한다. 특히 지방이나 해외처럼 낯선 환경에서는 ‘출발 전 준비’가 여행의 안전을 결정짓는다.

내비게이션을 믿다, 사고로 이어지다
제주 해안도로. 바다를 옆에 두고 드라이브하던 30대 여행자는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우회전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 길은 일방통행이었다. 반대편에서 오던 차량과 정면 충돌했고,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차량은 크게 파손됐다.
사고의 원인은 단 하나였다. 내비게이션만 믿은 운전. 지도 앱은 도로 공사나 교통 체계 변경을 즉시 반영하지 못할 때가 많다. 화면보다 도로 표지판, 신호, 주변 차량 흐름을 먼저 살펴야 한다. 기술은 보조 수단일 뿐, 판단의 주체는 언제나 운전자다.
출발 전 10분의 점검이 생명을 지킨다
강원도의 한 산길. 여행자는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아 가드레일에 가까스로 멈춰 섰다. 렌터카를 인수할 때 외관만 확인하고 브레이크, 타이어, 라이트는 살피지 않았던 게 원인이었다.
렌터카 점검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브레이크와 타이어, 라이트, 와이퍼는 필수 확인 항목이며, 비상 삼각대와 보험 연락처 위치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출발 전 10분의 점검이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운전 습관은 몸에 밴다. 하지만 지방 도로나 해외에서는 그 익숙함이 오히려 위험해진다. 좌측통행 국가에서는 차선을 헷갈리기 쉽고, 회전 교차로나 우선 통행 규칙도 다르다. 스마트폰을 조작하거나 음악에 몰입하는 행동은 도심보다 시골길에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진다.
렌터카는 여행을 확장시킨다. 하지만 그 자유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 낯선 도로에서 방심은 단 한 번이면 충분하다. 도로 위의 모든 순간은 예측 불가능하다. 여행의 즐거움을 지키고 싶다면, 출발 전 점검과 운전 중 집중, 그 두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