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영국이 지역 전통문화와 관광을 결합한 새로운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플랫폼 에어비앤비는 영국관광공사와 함께 전통 체험 콘텐츠를 지원하는 ‘Best of British’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동부 노퍽(Norfolk) 주의 도시 노리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도시 캠페인 ‘Old City, New Attitude’를 통해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는 도시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이 두 사례는 한국관광데이터랩이 29일 공개한 해외 관광 동향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전통을 체험으로…에어비앤비의 ‘Best of British’
에어비앤비는 지난 13일, 영국 전역의 지역 커뮤니티와 비즈니스가 전통문화를 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Best of British’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총 100만 파운드(약 19억 원) 규모의 지원금은 자연·음식·예술·문화유산 등 4개 분야에서 최대 10만 파운드까지 신청 가능하며, 마감은 11월 23일이다.
에어비앤비의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절반 이상은 아직 자국의 전통문화를 경험해본 적이 없으며, 특히 25~34세의 약 20%는 600년 전통의 ‘모리스 댄스’를 틱톡 유행으로 착각하고, 25세 미만의 15%는 ‘쿠퍼스 힐 치즈 롤’ 경주를 제과점 메뉴로 오인하는 등 전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비앤비는 이번 지원을 통해 관광 산업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기존 관광지 중심의 여행 패턴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지역 체험을 장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세와 현대의 공존…노리치의 도시 캠페인
영국 동부 노퍽 주의 도시 노리치는 ‘Old City, New Attitude’라는 캠페인을 통해 중세 유산과 현대적 감각이 공존하는 도시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노리치관광공사는 자녀가 없는 18~44세 ‘프리 네스터(Pre-nester)’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아, 역사적 명소와 현대적 공간을 함께 소개하며 도시의 다층적 매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캠페인 영상에는 노리치 대성당과 역사적 시장뿐 아니라 플랜테이션 가든, 이스트 스케이트파크 등 현대적 공간도 담겼으며, ‘환대롭고, 기발하며, 거침없는(welcoming, whimsical, wild)’ 도시 이미지가 강조됐다. 캠페인 첫 주에만 30만 명에게 도달했고, 인스타그램 유기적 도달 6만5천 건, 클릭 수 8,500건을 기록했다.
노리치관광공사 관계자는 “노리치는 하루 만에 900년의 시간을 여행할 수 있는 도시”라며, “중세 유산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통과 혁신의 공존, 지역 관광의 새 방향
에어비앤비의 전통 체험 지원과 노리치의 도시 캠페인은 영국 관광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다. 단순한 명소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지역 고유의 문화와 이야기를 체험하는 방식으로 여행의 질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전통문화 인식 저하와 도시 간 관광 수요 편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으로, 지역성과 진정성을 강조한 콘텐츠 개발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관광을 단순한 소비가 아닌, 문화적 교류와 정체성 회복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기도 하다.
영국의 이러한 시도는 향후 다른 국가의 지역 관광 정책에도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고, 지역을 재발견하는 관광은 시대의 흐름에 맞는 지속가능한 접근이 될 수 있다. 에어비앤비와 노리치의 사례는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