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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인도네시아 입국, 종이 서류 끝났다…이제 ‘올 인도네시아’ 앱으로 통과

시행 한 달, 모바일 사전 신고 의무화로 달라진 공항 풍경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인도네시아의 공항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10월 1일부터 시행된 새로운 디지털 입국 시스템 ‘올 인도네시아(ALL Indonesia)’가 전면 가동되면서,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 입국 전 모바일 또는 웹을 통해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 종이 서류를 대신한 QR코드 한 장이 입국의 열쇠가 됐다.

 

 

‘올 인도네시아’는 세관, 보건, 출입국 등 각 기관이 각각 요구하던 서류 절차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시스템이다. 여행자는 항공편 출발 72시간 전부터 모바일 앱이나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전자 세관신고서와 건강 정보를 함께 입력하면 된다. 입국 시에는 종이 양식 대신 QR코드를 제시해 통과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입국 행정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하고, 대기 시간을 단축하며, 데이터 기반 행정 효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관광공사 자카르타지사가 발표한 10월 해외시장 동향 보고서에서도 “관광객 편의성과 국가 데이터 관리의 정밀도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평가됐다.

 

새 시스템은 9월 1일부터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발리 응우라라이, 수라바야 주안다 등 주요 국제공항과 일부 항만에서 시범 운영된 뒤, 10월 1일부터 전국으로 확대됐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 IDN 파이낸셜스(IDN Financials)에 따르면 현재 ‘올 인도네시아’는 모든 국제공항과 여객항, 국경 검문소에서 시행 중이다. 공항 관계자는 “초기에는 QR코드 미제출로 일부 승객이 입국을 지연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은 대부분의 여행객이 사전 신고 절차에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카르타와 발리 공항에서는 입국심사대 앞에서 여행객들이 스마트폰 화면을 내밀며 QR코드를 스캔받는 장면이 일상이 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번 제도를 단순한 행정 효율화가 아니라 ‘국경의 디지털 전환’으로 규정한다. 행정 디지털화 전문 매체 '오픈거브 아시아(Opengov Asia)'는 정부 발표를 인용해 “올 인도네시아는 더 빠르고, 더 안전하며, 더 스마트한 여행을 위한 국가 단위 통합 시스템”이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보건신고 앱 ‘PeduliLindungi’의 운영 경험을 토대로 구축된 이 플랫폼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세관·보건·출입국 절차를 완전 통합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동남아 전역에서 확산 중인 ‘스마트 보더(Smart Border)’ 트렌드와 맞물린다. 싱가포르는 이미 디지털 여권 정보를 기반으로 한 ‘SG Arrival Card’를 정착시켰고, 말레이시아도 외국인 여행자가 출국 전 사전 등록을 해야 하는 ‘MDAC(Malaysia Digital Arrival Card)’ 제도를 운영 중이다. 여행 전문 매체 '트래블 앤드 투어 월드(Travel and Tour World)'는 인도네시아의 이번 조치에 대해 “기존 동남아 국가들의 부분적 전자입국 절차보다 한 단계 진전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현지 여행업계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발리의 한 여행사 대표는 “이전에는 입국 때마다 세관신고서와 건강신고서를 따로 작성해야 했지만, 지금은 한 번의 QR코드로 통과할 수 있어 훨씬 편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 이주·비자 전문업체 '산타페 리로케이션(Santa Fe Relocation)'은 “사전 등록을 하지 않으면 입국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며 출국 3일 전까지 신고를 마칠 것을 권고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앞으로 출국 절차와 내국인 여행자 신고 시스템까지 ‘올 인도네시아’로 통합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입국뿐 아니라 출국과 내국인 이동 신고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오티안 타임스(Laotian Times)'는 이 계획이 아세안 역내 국가 간 데이터 공유와 여행자 이동 편의성을 강화하는 ‘디지털 이동성 전략’의 일부가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시행 초기에는 기술적 혼란과 적응 기간이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세안 역내 여행 편의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주요 관광시장과의 정보 연동이나 QR 기반 인증체계 협력 등, 국가 간 전자입국 시스템의 상호 연결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마트폰 한 대가 여권의 역할을 하는 시대. 인도네시아의 국경 관리가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여행의 첫 관문이 완전히 새로워졌다. 이제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려면 종이 서류보다 스마트폰이 더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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