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2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국내여행

새벽빛 품은 여수, 무슬목에서 만난 오메가 일출…사진작가들이 선택한 여수의 아침

오동도·향일암을 잇는 여수 일출 명소, 무슬목과 작금등대 재조명
여수의 바다는 새벽에 더 뜨겁다…몽돌과 파도, 태양이 만든 풍경



(여수=뉴스트래블) 박민영 기자 = 경남 여수는 밤낮이 다른 얼굴을 가진 도시다. 밤에는 산업단지의 불빛이 수놓은 야경이 장관을 이루고, 해 뜰 무렵에는 동쪽 바다를 따라 황홀한 붉은빛이 펼쳐진다. 그 새벽, 기자는 무슬목 일출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여수의 바닷가로 향했다.

 



무슬목은 여수에서도 손꼽히는 일출 명소다. 해가 떠오르는 시각이면 큼직한 몽돌 위로 파도가 부서지고, 그 너머로 붉은 태양이 형제섬 사이를 비집고 솟아오른다.

 

이 장면은 수많은 사진가들의 셔터를 유도한다. 특히 해가 수면 위에 반쯤 걸쳐 떠오를 때 만들어지는 ‘오메가 일출’은 그날의 가장 짜릿한 순간이다. 수면에 닿은 듯 보이는 해의 윤곽이 그리스 문자의 ‘Ω’을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무슬목이라는 이름에는 역사적 이야기도 담겨 있다. 한 설에 따르면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격파한 해가 ‘무술년(戊戌年)’이어서 그 전공을 기리기 위해 ‘무술목’이라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다른 설에는 이곳에서 흘러나온 붉은 피가 시냇물을 물들였고, 그 무서운 전투를 상징해 ‘무서운 목’이라 불리다가 지금의 이름으로 정착됐다는 이야기 또한 존재한다.

 

여수 일출 명소는 이곳뿐만이 아니다. 향일암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해맞이 장소로, 매년 새해가 되면 수많은 인파가 모여드는 곳이다. 그 의미 그대로 ‘해를 바라보는 암자’는 돌산도 금오산 정상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으며,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따라 오르면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를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숨은 명소인 작금등대 역시 사진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수 돌산도의 최남단 해안에 위치한 이 등대는 겨울철, 등대가 선 바위섬 한가운데서 아침 해가 솟는 장면이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명소로 부상했다. 기자가 방문한 날도 어김없이 수십 명의 사진가들이 작금항 인근 비탈길을 내려가 바위 위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있었다.

 

등대 너머 수평선에서 서서히 붉은 기운이 번지더니, 하늘은 곧 붉게 물들었다. 그러다 마침내 바다에서 꿈틀거리듯 떠오른 태양이 수면 위에 발을 붙인 듯한 장면을 연출하자, 현장의 작가들 사이에서는 탄성이 터졌다. 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몇 시간 전부터 자리를 지킨 사람들의 수고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여수의 동쪽 해안은 모두가 일출의 무대다. 만성리 해변, 무슬목, 오동도, 향일암에 이르기까지 아침 해가 붉게 물들이는 바닷가가 이어진다. 여수라는 도시가 품은 ‘아름다운 물길(麗水)’의 의미를 새삼 실감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특별한 여행지를 찾는 이라면 여수의 일출을 추천한다. 차가운 바닷바람과 함께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마음속 뜨거운 희망 하나를 품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무대가 없을 것이다. 맛과 풍경, 이야기가 함께 있는 여수는 해돋이 여행지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포토·영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