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섬 특집–프롤로그] 서해의 보물, 인천 섬 여행으로 떠나다
부제 : 서해의 보물섬, 인천으로 떠나는 자연과 역사의 여행
인천 섬 특집① 모래와 바람이 머무는 곳, 덕적도
부제 : 자연의 품에서 느끼는 평화와 자유
인천 섬 특집② 서해 최북단, 바람과 시간의 섬 – 백령도
부제 : 신비한 풍경과 역사의 숨결이 깃든 곳
인천 섬 특집③ 도심에서 가까운 바다, 무의도에서 느끼는 휴식
부제 : 도심 속 오아시스, 자연과 만나는 순간
인천 섬 특집④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섬, 교동도
부제 : 역사가 전하는 오래된 이야기의 향기
인천 섬 특집⑤ 갯벌과 전통 어촌이 살아있는 섬, 자월도
부제 : 자연과 함께하는 전통의 시간
인천 섬 특집⑥ 해양 레저와 풍광이 조화를 이루는 섬, 영흥도
부제 : 모험과 아름다움의 만남, 활기찬 섬 여행
인천 섬 특집⑦ 힐링과 자연 산책, 장봉도에서 만나는 서해의 여유
부제 : 잔잔한 바다와 함께하는 마음 치유의 시간
인천 섬 특집⑧ 작은 섬, 큰 자연의 매력 – 소청도
부제 : 작은 땅에 담긴 무한한 자연의 이야기
인천 섬 특집⑨ 덕적도 부속 섬 – 작은 섬이 전하는 특별한 서해의 경험
부제 : 섬 속 작은 세계, 특별한 인연과 만남
[인천 섬 특집-종합] 인천 섬 여행, 1년 사계절의 매력을 한눈에
부제 : 사계절 변화 속 섬의 매력, 언제든 찾아오세요

(인천=뉴스트래블) 박성은 기자 = 서해의 바다는 늘 잔잔한 듯 보이지만, 그 속에는 거친 파도와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 반 남짓 달리면, 가장 먼저 여행객을 맞이하는 섬이 있다. 바로 옹진군의 관문이자 인천 섬 여행의 대표 주자인 덕적도다.
'큰 바위가 많다'는 뜻을 가진 이름처럼, 덕적도는 바위와 숲, 그리고 드넓은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자연의 보고다. 특히 섬 서쪽에 자리한 서포리 해수욕장은 단연 압권이다. 길이 2km가 넘는 모래사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썰물 때면 끝없이 갯벌이 드러나 아이들이 조개를 줍고 게를 잡으며 놀 수 있다. 갯바람에 실려 오는 짭조름한 바다 냄새는 도시에서 잊고 지낸 감각을 일깨운다.
덕적도의 진짜 매력은 해변을 지나 숲으로 들어설 때 더욱 빛난다. 서포리 해수욕장 뒤편에는 천연기념물 제178호로 지정된 곰솔 군락지가 숲을 이루고 있다. 200년 넘게 자란 소나무들이 하늘을 가득 메우며 그늘을 드리우고, 그 속에서 새소리와 파도 소리가 뒤섞인다. 이 숲길을 걸으면 시간이 느려지는 듯한 묘한 평온함이 찾아온다.

섬의 동쪽 끝으로 향하면, 비조봉이 우뚝 솟아 있다. 해발 292m의 이 산은 덕적도의 등대 같은 존재다. 정상에 오르면 서해의 수많은 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멀리 백령도와 연평도까지 희미하게 보이기도 한다. 산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포구 마을과 항구의 풍경은 섬 주민들의 삶을 그대로 담고 있다.
덕적도는 단순한 관광지에 그치지 않는다. 오랜 세월 바다와 함께 살아온 주민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아침이면 항구는 갓 잡아 올린 생선을 손질하는 어민들로 분주하다. 작은 횟집에 들어서면 그날 잡아 올린 광어나 우럭을 바로 맛볼 수 있는데, 신선한 회를 씹을 때의 바다 향은 도시의 그 어떤 미식 경험과도 비교할 수 없다.
또한 덕적도는 캠핑족과 배낭여행객들에게도 매력적인 곳이다. 서포리와 인근 도치동 해변에는 캠핑장이 마련돼 있어 별빛과 파도 소리를 벗 삼아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여름이면 삼삼오오 모닥불을 피우고 기타 소리에 맞춰 노래하는 여행객들의 모습이 이 섬의 밤 풍경을 완성한다.
그러나 덕적도의 시간은 관광객의 속도와 다르다. 이곳의 주민들은 하루 세 번 들어오고 나가는 배편에 맞춰 생활한다. 편의점 하나 찾기 어려운 환경에서, 주민들은 서로의 집을 오가며 필요한 것을 나누고, 관광객에게는 섬의 사소한 길까지 친절히 안내해 준다. 그 소박한 정이야말로 섬 여행의 진짜 보물이다.

최근 인천관광공사는 ‘인천 섬산 20’을 발간하며 덕적도를 대표 섬으로 소개했다. 모래 해변이 아름다운 섬, 가족여행에 적합한 섬으로 분류된 이유는 분명하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갯벌 체험과 해수욕을, 연인이라면 해변 일몰과 솔숲 산책을, 배낭여행객이라면 비조봉 오름길과 캠핑의 낭만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섬이 가진 매력이 여행자의 성격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변주된다.
배 시간이 다가와 항구로 돌아오는 길, 바닷바람 속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묘하게 마음을 붙잡는다. 덕적도는 결코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이 섬에서의 하루는, 도시에서의 일주일보다 훨씬 더 깊고 진하게 기억된다. 바다와 숲, 그리고 사람이 만든 따뜻한 풍경이 어우러진 덕적도는, 인천의 수많은 섬 가운데에서도 가장 먼저 손짓하는 섬이다.
“인천의 섬 여행은 덕적도에서 시작된다.”
이 말은 단순한 관광 홍보 문구가 아니다. 실제로 발길을 옮겨 본 사람이라면, 그 말의 의미를 곧장 이해하게 된다. 덕적도는 바다와 함께 살아온 삶의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살아 있는 이야기의 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