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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AI, 여행의 설계자가 되다

초개인화 시대, 관광은 알고리즘과 함께 움직인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팬데믹 이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관광산업은 다시금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복은 단순한 복귀가 아니다. 여행의 기획부터 체험까지, 산업의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AI는 이제 단순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여행자의 취향을 읽고 일정을 설계하며, 현지 체험까지 안내하는 디지털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여행·호스피탈리티 산업 내 AI 시장 규모는 약 29억 5천만 달러에 달하며, 2030년에는 133억 8천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28.7%에 이른다.

 

이는 관광업계가 기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Skift 조사에서도 글로벌 관광 기업 경영진의 83%가 AI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89%는 향후 3년 내 AI가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답했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서울관광재단은 AI 기반 다국어 챗봇을 통해 관광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관광공사 역시 최근 관광 트렌드 전망에서 AI 기술을 핵심 요소로 강조했다. 특히 초개인화, 디지털 전환, 웰니스 여행 등은 모두 AI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AI는 여행자의 검색 기록, 예약 패턴, 선호 장소 등을 분석해 맞춤형 일정을 자동으로 추천한다. “사람 많은 곳은 싫어요”라는 입력 하나만으로도 한적한 여행지를 제안할 수 있는 시대다. 항공사는 날씨와 공항 데이터를 분석해 지연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호텔은 AI를 활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며 탄소 배출량까지 절감한다. 일부 글로벌 호텔 체인에서는 ‘위노우(Winnow)’라는 AI 시스템을 도입해 음식물 쓰레기를 20% 이상 줄였으며, 힐튼을 비롯한 여러 대형 호텔이 이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AI 디지털 휴먼 ‘사라(Sara)’를 도입해 관광객에게 맞춤형 일정을 추천하고 숨은 명소를 안내한다. 독일관광청 역시 AI 홍보대사 ‘에마(Emma)’를 운영하며 관광객과의 소통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는 AI 챗봇을 활용해 연간 수천만 건의 고객 상담을 처리하며, 직원 업무 시간을 크게 절감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관광업계의 노동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온다. 반복적인 예약 업무나 단순 안내는 AI가 대체하고 있으며, 인간은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영역에 집중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직업 전환 지원, 재교육 프로그램, 산업-교육 연계 강화 등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AI는 관광산업에서 단순한 도구가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 여행자는 더 똑똑한 선택을 하고, 기업은 더 효율적인 운영을 하며, 관광지는 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다. 결국 AI는 여행의 기획자이자 안내자, 그리고 동반자가 되어가고 있다.

 

관광이 단순한 이동을 넘어 경험의 설계로 진화하는 시대. 그 설계도를 그리는 손끝에는 이제 알고리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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