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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섬 특집⑦] 힐링과 자연 산책, 장봉도에서 만나는 서해의 여유

잔잔한 바다와 함께하는 마음 치유의 시간

[인천 섬 특집–프롤로그] 서해의 보물, 인천 섬 여행으로 떠나다
    부제 : 서해의 보물섬, 인천으로 떠나는 자연과 역사의 여행
인천 섬 특집① 모래와 바람이 머무는 곳, 덕적도
    부제 : 자연의 품에서 느끼는 평화와 자유
인천 섬 특집② 서해 최북단, 바람과 시간의 섬 – 백령도
    부제 : 신비한 풍경과 역사의 숨결이 깃든 곳
인천 섬 특집③ 도심에서 가까운 바다, 무의도에서 느끼는 휴식
    부제 : 도심 속 오아시스, 자연과 만나는 순간
인천 섬 특집④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섬, 교동도
    부제 : 역사가 전하는 오래된 이야기의 향기
인천 섬 특집⑤ 갯벌과 전통 어촌이 살아있는 섬, 자월도
    부제 : 자연과 함께하는 전통의 시간
인천 섬 특집⑥ 해양 레저와 풍광이 조화를 이루는 섬, 영흥도
    부제 : 모험과 아름다움의 만남, 활기찬 섬 여행
인천 섬 특집⑦ 힐링과 자연 산책, 장봉도에서 만나는 서해의 여유
    부제 : 잔잔한 바다와 함께하는 마음 치유의 시간

인천 섬 특집⑧ 작은 섬, 큰 자연의 매력 – 소청도
    부제 : 작은 땅에 담긴 무한한 자연의 이야기
인천 섬 특집⑨ 덕적도 부속 섬 – 작은 섬이 전하는 특별한 서해의 경험
    부제 : 섬 속 작은 세계, 특별한 인연과 만남
[인천 섬 특집-종합] 인천 섬 여행, 1년 사계절의 매력을 한눈에
    부제 : 사계절 변화 속 섬의 매력, 언제든 찾아오세요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인천 옹진군 북도면에 속한 장봉도는 인천 앞바다의 수많은 섬 가운데서도 ‘쉼’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잘 설명하는 곳이다. 삼목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약 40분, 도시의 빌딩 숲이 점차 멀어지고 바람과 파도가 길잡이가 되면, 장봉도는 고요히 모습을 드러낸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마주하는 것은 소박한 선착장과 섬 특유의 여유로운 공기다. 이곳에서는 시간의 흐름마저 조금은 느리게 흘러가는 듯하다.

 

섬의 이름은 ‘길게 뻗은 봉우리’라는 뜻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국사봉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줄기는 장봉도의 지형을 상징한다. 숲길을 따라 오르면 삼나무와 소나무 숲이 그늘을 드리우고, 그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은 숲을 산책하는 이들에게 위안을 준다. 정상에 서면 탁 트인 서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날씨가 맑은 날이면 멀리 강화도와 무인도 군락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봉우리에서 바다까지’ 이어지는 풍경은 장봉도를 찾는 이들이 꼽는 최고의 장면 중 하나다.

 

바다와 해안선 역시 장봉도의 매력을 빼놓을 수 없다. 옹암해수욕장은 부드러운 백사장과 얕은 수심 덕분에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즐겨 찾고, 진촌해변과 한들해수욕장은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바다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여름이면 아이들과 함께 갯벌에서 조개와 게를 캐는 체험이 인기를 끌고, 썰물 때 드러나는 넓은 갯벌은 생태의 보고로서 학습적 가치도 크다. 실제로 장봉도의 갯벌은 2003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바지락, 낙지, 게와 같은 해양 생물이 풍부하고, 철새들이 머무는 공간이기도 하다.

 

 

섬의 삶은 바다와 깊게 맞닿아 있다. 아침 일찍 항구로 나가면 어민들이 꽃게와 낙지를 손질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획된 해산물은 여행자들의 식탁에 오르며, 장봉도만의 맛과 신선함을 전한다. 가을에는 단호박과 포도, 봄에는 산나물이 더해져 섬의 풍요로움을 느끼게 한다. 섬을 걸으며 마주치는 작은 민박집과 해변가 펜션에서는 주민들의 따뜻한 인심이 스며난다. 도시에서 쉽게 느낄 수 없는 소박한 교류가 이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장봉도에는 여행자의 발걸음을 붙잡는 이야기도 있다. 섬 곳곳에는 인어상을 비롯해 전해 내려오는 전설과 설화가 남아 있다. 바다와 인연을 맺으며 살아온 섬사람들의 상상과 믿음은 단순한 조형물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여행자는 그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섬이 품고 있는 오래된 기억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밤이 찾아오면 장봉도는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해안 산책로에 앉아 바라보는 서해의 일몰은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고, 해가 저문 뒤 고요히 쏟아지는 별빛은 여행자의 마음을 단단히 붙잡는다.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민박집 마당에서 즐기는 바비큐는 도시에서 경험하기 힘든 소박하지만 진한 행복을 선사한다.

 

 

인천관광공사는 장봉도를 해양 생태와 어촌 문화, 산과 숲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치유 공간으로 소개한다. 특히 갯벌 체험과 숲 탐방은 가족 단위 여행객과 청소년들에게 자연 학습의 장이 되며, 생태 보존의 가치를 직접 느끼게 한다. 섬 주민과 함께하는 어촌 체험 프로그램은 어업의 현장을 가까이에서 보고, 바다와 함께 살아온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장봉도의 매력은 화려한 관광 시설에 있지 않다. 오히려 꾸밈없는 풍경, 절제된 시간, 자연의 리듬이 여행자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된다. “잔잔한 바다와 함께하는 마음 치유의 시간”이라는 표현처럼, 이곳을 찾는 이들은 섬이 건네는 조용한 위로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느린 걸음 속에서 삶의 균형을 다시 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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