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지난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안산 대부도는 포도 향기와 축제의 열기로 가득했다. 대부포도의 수확을 기념하는 이 축제는 요리 체험과 퍼레이드, 마라톤 행사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과 관광객을 불러모았다.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음악, 포도 향이 뒤섞인 공기는 축제의 흥겨움을 고스란히 전했다.

그러나 그 화려한 풍경 뒤에는 준비되지 않은 공중시설이라는 그늘이 숨어 있었다.
축제 마지막 날인 21일 새벽 6시, 해가 막 떠오른 대부도의 풍경은 장관이었다. 붉게 물든 하늘과 잔잔한 바다, 그리고 테마파크의 조화는 안산시가 꿈꾸는 ‘녹색 해양관광도시’의 이상을 그대로 담아내는 듯했다. 하지만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마련된 공중화장실 앞에 다다르자, 그 감동은 순식간에 깨졌다.


겉보기에는 깔끔한 외관이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내부는 청결과는 거리가 멀었다. 휴지와 세정제가 비치되지 않은 칸이 있었고, 일부 화장실은 고장 난 채 방치돼 있었다. 쓰레기통은 이미 넘쳐 있었으며, 악취가 공기를 무겁게 만들었다.
세면대 주변은 오랜 시간 청소되지 않은 듯 얼룩과 먼지가 쌓여 있었고, 손 씻기 안내문이 무색할 정도로 위생 상태는 열악했다. 더불어 전기 배선이 노출된 공간도 발견됐으며, 구조적으로 좁은 화장실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불쾌감을 유발했다. 이 모든 상황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축제의 품격과 도시 이미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였다.
사진과 영상 속 활기찬 축제의 모습과는 달리, 공중화장실의 실상은 명확한 대비를 이루며 축제의 이면을 드러냈다.
대부도포도축제는 안산시의 대표 행사로 자리잡은 만큼, 축제 장소의 시설 관리와 시민 편의는 더욱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 공중화장실은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도시의 품격을 보여주는 창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벽 시간대에 진행되는 행사에서는 조명과 청결, 안전 확보가 필수적이다.
축제의 흥겨움이 진정한 도시의 품격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그 이면에 드리운 불편과 허점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가 ‘녹색 해양관광도시 안산’의 상징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풍경만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그늘까지 꼼꼼히 살피고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