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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행, 고대의 장엄과 규율의 경계 사이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서남아시아의 중심에 자리한 이란은 찬란한 페르시아 문명을 꽃피운 나라다. 유서 깊은 유적과 예술적 건축물이 남긴 장엄한 풍경은 여전히 여행자를 유혹한다. 그러나 그 매혹 뒤에는 엄격한 종교 규율과 불안정한 정세가 겹겹이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철저한 대비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이유다.

 

이란은 통상 이란 표준시(IRST, UTC+3:30)를 사용하며, 한국(UTC+9)과의 시차는 5시간 30분이다. 현지 통화는 이란 리얄(IRR)이며, 국제 제재로 인해 카드 사용은 거의 불가능해 사실상 현금 거래가 일반적이다. 환전은 공항·호텔·은행에서 가능하지만, 미국 달러는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통용된다.

 

◇ 금융과 현금 관리
국제 제재 속의 이란 금융망은 사실상 고립돼 있다. 현지에서는 카드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며, 현금만이 유효한 결제 수단으로 통한다. 공식 환전은 공항이나 은행, 호텔에서 이뤄지지만, 달러화는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만 받아들여진다. 여행자는 반드시 충분한 현금을 준비하되, 소지액은 분산해 관리해야 한다. ATM 인출은 지역별 운영 여부가 불안정해 믿기 어렵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 치안과 안전 상황
2025년 9월 현재 우리 외교부는 이란 전역에 ‘철수권고’(3단계) 여행경보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이라크 국경 지역, 시스탄발루체스탄주, 후제스탄·부셰르·호르모즈건 등은 고위험 지역으로, 무력 충돌과 체제 불안 가능성이 상존한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 정부 역시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출발 전 각국의 안전 공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 문화와 종교적 규범
이란 사회는 종교 규율이 일상 전반을 지배한다. 여성 여행자는 공공장소에서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하며, 남성 역시 단정한 복장이 요구된다. 정부청사와 군사시설, 검문소, 주요 종교시설은 촬영이 엄격히 금지돼 있으며, 위반 시 구금이나 심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드론 반입과 사용은 전면 금지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방심이 곧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여행자 행동 지침
열악한 교통 환경 역시 위험 요소다. 교통사고 발생률이 높아 자가 운전은 권장되지 않는다. 부득이 렌터카를 이용해야 한다면 보험과 운전 면허 조건을 철저히 확인해야 하며, 야간이나 외진 지역 운행은 피해야 한다. 또한 국경 인근과 군사시설 주변은 민감한 지역으로, 접근 자체가 위험하다. 만약 공관에서 철수 권고가 내려온다면 지체 없이 따르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길이다.

 

◇ 교통과 비자 안내
이란 내 이동은 버스와 택시, 국내선 항공편이 일반적이다. 도로 사정과 안전 수준이 지역마다 크게 달라 장거리 이동은 공식 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대부분의 외국인은 사전에 관광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며, 일부 국가는 도착 비자가 허용되지만 제한적이다. 출발 전 반드시 외교부와 이란 대사관을 통해 최신 비자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고대의 유적은 여전히 웅장하게 서 있고, 이란의 문화는 여전히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이 땅을 향한 발걸음은 낭만이 아닌 위험을 동반한다. 부득이 방문해야 한다면 철저한 대비와 즉각적 대응 능력이 생존의 조건이 된다. 이란의 문턱을 넘는 순간, 여행자는 묻는다. 그 장엄한 풍경은 과연 감탄의 대상일 뿐인가, 아니면 경계의 신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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