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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 기획] 사라질 뻔한 일본 아와지시마는 무엇을 먼저 바꿨나

인구 감소 앞에서 관광을 산업으로 만든 섬의 선택
공공은 기반을 깔고, 민간은 콘텐츠로 완성했다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사라질 뻔했던 일본 아와지시마는 인구 감소 앞에서 관광부터 바꾸는 선택을 했다. 일본 효고현 세토내해에 위치한 이 섬은 한때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던 곳이다. 효고현의 장래 인구 전망에서도 아와지시마는 중장기적으로 인구 감소가 불가피한 지역으로 제시됐다. 청년 유출과 빈집 증가가 일상이 된 상황에서, 이 섬은 관광을 지역 생존 전략으로 꺼내 들었다.

 

이 같은 변화는 한국관광공사 오사카지사가 1월 정리한 일본 지역 관광시장 동향보고서에서도 주목 사례로 언급됐다. 보고서는 아와지시마를 단기 이벤트 중심 관광이 아니라, 교통·숙박·콘텐츠를 함께 설계한 산업형 관광 모델로 분류했다.

 

 

위기 인식에서 출발한 관광 전략

 

아와지시마는 아와지시·스모토시·미나미아와지시 3개 시로 구성돼 있다. 최근 인구 통계를 보면 섬 전체 인구는 여전히 감소 흐름에 놓여 있다. 다만 아와지시의 경우 20~34세 청년층 인구가 소폭 증가했다. 관광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와 체류 기반이 일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변화의 출발점에는 섬 전체를 하나의 관광 권역으로 묶는 전략이 있었다. 효고현과 3개 시는 개별 지자체 단위가 아닌 ‘아와지시마’라는 단일 브랜드로 관광 정책을 설계했다. 관광을 특정 지역의 사업이 아니라, 섬 전체의 생존 전략으로 설정한 점이 특징이다.

 

철도 없는 섬, 교통을 다시 정의하다

 

아와지시마에는 철도가 없다. 오랫동안 지역 경쟁력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조건이다. 대신 아와지시마는 교통을 관광의 걸림돌이 아니라 설계 대상으로 삼았다. 고베 산노미야역과 오사카역, 교토역 등 간사이 주요 거점에서 섬으로 직행하는 고속버스를 확충하고, 항만을 활용한 선편도 유지했다.

 

버스 중심 구조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섬 전용 버스 검색 서비스와 일정 기간 무제한 이용권도 도입됐다. 관광지 순환 셔틀과 공항·도심을 잇는 대절 택시까지 더해지며 ‘차 없이도 이동 가능한 섬’이라는 인식이 형성됐다.

 

공공은 기반을 만들고, 민간은 관광을 완성했다

 

아와지시마 관광 전략의 핵심은 역할 분담이다. 교통과 행정 체계, 전략 수립은 공공이 맡고, 관광 콘텐츠의 기획과 운영은 민간이 주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파소나그룹이다. 파소나는 지역창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본사 기능 일부를 아와지시마로 이전했다.

 

파소나그룹은 섬 북부를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테마파크 니지겐노모리, 캐릭터 기반 미디어아트 시설, 체험형 레스토랑과 카페 등을 운영하며 체류형 관광을 확장했다. 민간 기업이 관광 운영을 넘어 지역 전략의 한 축으로 기능한 사례다.

 

 

캐릭터와 콘텐츠가 만든 체류형 관광

 

니지겐노모리는 고질라, 짱구, 드래곤퀘스트 등 일본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체험형 공간이다. 헬로키티를 테마로 한 미디어아트 시설과 레스토랑 역시 가족 단위 관광객과 해외 방문객 유입에 기여했다. 관람 중심이 아니라 숙박과 식음, 체험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체류 시간이 늘어났다.

 

이들 콘텐츠는 대규모 시설보다 경험 설계와 동선 구성으로 관광 소비를 확장한 사례로 평가된다. 자연과 명상, 힐링을 결합한 프로그램도 섬의 환경을 관광 자산으로 전환했다.

 

숫자가 보여준 변화, 관광은 산업이 됐다

 

성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아와지시마의 2024년 숙박자 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113% 수준까지 회복됐다. 특히 수도권을 포함한 긴키 지방 외 지역에서 방문한 숙박객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도 빠르게 돌아왔다. 홍콩과 대만, 중국, 미국 순으로 방문 비중이 높아졌고, 숙박 인프라도 전통 여관과 민박 중심 구조에서 글로벌 호텔 체인과 리모델링된 고민가 숙소로 확장됐다. 관광이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산업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아와지시마의 사례는 관광이 모든 지역 문제를 해결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무엇을 먼저 설계하고, 공공과 민간이 어디까지 역할을 나눠야 하는지는 분명히 보여준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을 고민하는 한국의 많은 지역에 이 섬의 변화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지역 관광은 지금, 이벤트인가 산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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