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필리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한 가운데, 최대 방문객 시장인 한국인 관광객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필리핀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인 관광객은 87만7,690명으로 전년 대비 18.5% 줄어들며 전체 감소세를 주도했다. 한국은 여전히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22.14%를 차지해 최대 시장으로 꼽히지만, 뚜렷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 하원 세출위원회는 한국인 관광객 감소 원인으로 치안 문제를 지적하며 대책을 질의했다. 이에 대해 관광부는 한국인 감소는 필리핀만의 현상이 아니라 태국,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 아세안 전역에서 나타나는 공통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관광객 안전 강화를 위해 경찰 배치를 확대하고, 지금까지 8,000명 이상의 경찰이 관광경찰 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도 전년 대비 24.4% 감소했다. 필리핀 관광부는 전자비자 프로그램 재개 등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외교부가 최근 5개월간 4차례 여행경보를 발령하면서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POGO) 폐쇄 정책으로 인한 양국 정치적 갈등도 방문객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필리핀의 해외여행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9월부터 시작되는 ‘버먼스(ber-months)’ 시즌을 맞아 한국을 찾는 필리핀인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 현지 여행업계는 가을 단풍과 겨울 눈, K-컬처를 앞세운 한국 여행 상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대규모 기업 인센티브 단체 관광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 10월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와 부산을 연계한 여행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항공편 증편도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항공은 마닐라~부산 노선을 주 7회에서 주 11회로 늘렸고, 세부~부산 노선은 에어부산이 주 14회 운항을 재개했으며 진에어도 주 4회에서 주 7회로 확대했다.
참고 : 한국관광공사. 「9월 현지 관광정책 및 시장동향(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