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MZ세대는 누구보다 여행을 사랑한다. 낯선 도시에서의 자유, 새로운 경험, 자기 표현의 확장 - 이 모든 것이 그들의 삶의 일부가 됐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토록 여행을 즐기는 세대가 정작 ‘여행을 업으로 삼는 일’에는 등을 돌리고 있다.
WTTC(세계여행관광협회)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관광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2035년까지 4천만 명이 넘는 일자리가 비어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새로운 세대는 그 자리를 선택하지 않는다. 일은 많지만, 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

MZ세대의 가치관은 단순하다. ‘돈보다 의미, 안정보다 성장.’ 하지만 관광업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지 못한다. 낮은 임금, 불규칙한 근무, 수평적이지 못한 조직문화, 그리고 무엇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한때 낭만의 상징이었던 호텔리어, 여행사 직원의 이미지는 이제 ‘과로와 감정노동의 대표직군’으로 바뀌었다.
이 세대는 일에서 ‘경험의 확장’을 원한다. 하지만 관광업은 여전히 ‘서비스 제공자’의 틀에 갇혀 있다. 타인의 여행을 돕는 동안, 자신의 삶은 멈춰 있는 느낌 - 그 불균형이 MZ세대를 이 산업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아이러니하게도, MZ세대는 관광산업이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소비자다. 그들은 스스로 여행 콘텐츠를 만들고, SNS에서 관광의 이미지를 유통하며, 기업보다 빠르게 트렌드를 만든다. 즉, 관광의 주체가 아니라 생태계를 바꾸는 주도자로 이동한 것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세대 취향이 아니다. 관광산업이 과거의 관성에 머물러 있는 사이, MZ세대는 이미 ‘자기 주도적 일의 세계’로 떠났다. 정해진 메뉴얼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반복되는 근무보다 유연한 시간과 성장의 자유를 택했다.
관광산업이 다시 젊어지려면, 이 세대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 아니라, 그들의 언어로 산업을 다시 써야 한다. WTTC가 제시한 해법처럼, 관광을 ‘낡은 서비스업’이 아닌 ‘창의 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개인의 성장을 보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MZ세대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복지나 임금이 아니라, “이 일에서 나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라는 답이다.
관광산업은 여전히 사람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사람을 ‘모집’할 때가 아니라, 사람이 ‘머물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야 할 때다. 여행을 사랑하는 세대가 그 사랑을 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산업의 언어를 바꾸는 것 - 그것이 진짜 변화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