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과거 염전과 군사기지였던 '옥구도'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시흥의 자랑이자 수도권 최고의 노을 명소로 자리 잡았다. 푸른 숲길을 따라 오르면 서해의 황금빛 석양을 마주하고, 하산 후에는 오이도 빨간 등대의 낭만적인 야경과 싱싱한 해산물로 미각까지 충족시키는 옥구공원 주변의 완벽한 힐링 코스를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역사가 깃든 숲: '금단의 땅'에서 치유의 공간으로
현재의 옥구공원은 단순히 잘 조성된 공원이 아니다. 그 기저에는 파란만장한 역사가 깃들어 있다. 해발 95m의 옥구산(옥구도)은 본래 섬이었으나, 일제강점기 염전 개발을 위한 매립으로 육지와 연결됐다. 이후 이곳은 수십 년간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여 일반인의 발길이 완전히 끊긴 '금단의 땅'이었다. 이러한 단절의 역사를 뒤로하고, 2000년대 초 시흥시의 생태 복원 노력 끝에 옥구공원은 모든 이에게 열린 쉼터로 재탄생했다. 이는 환경 재생과 도시 공간의 성공적인 귀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공원 내부는 이러한 역사를 딛고 울창한 자연을 자랑한다. 옥구산 숲길은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산책하기 좋으며, 특히 무장애 동선(Barrier-Free) 설계로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까지 배려했다. 가을철, 낙엽이 쌓인 숲길을 걸으며 느끼는 평온함은 바쁜 도시 생활에서 얻기 힘든 소중한 경험이다. 넓은 잔디광장과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장미원, 억새동산, 그리고 목공체험학교 등의 복합 시설은 옥구공원이 단순한 공원을 넘어 가족의 휴식과 교육이 공존하는 다목적 공간임을 보여준다.
셔터를 부르는 절경: 낙조 전망대의 황금빛 마법
옥구공원 트립의 하이라이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옥구산 정상의 낙조 전망대에서 만나는 서해 일몰이다. 시야를 가리는 것 하나 없이 탁 트인 전망대에서는 시화방조제, 서해 바다, 그리고 인천의 스카이라인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전망대는 마법 같은 순간을 맞이한다. 일몰 30분 전부터 해가 완전히 사라진 후의 매직 아워까지, 하늘은 붉은색, 주황색, 그리고 황금빛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며 숨 막히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 순간을 기록하고자 한다면, 노을의 색감이 진하게 표현되도록 카메라 노출을 약간 낮추고, 인물이나 구조물을 실루엣으로 처리해 극적인 효과를 연출하는 것이 전문가들의 팁이다. 옥구공원이 수도권 '노을 성지'로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역대급 황금빛 풍경 덕분이다.
미식과 야경의 마침표: 오이도 낭만 코스
황홀한 노을 감상 후, 옥구공원에서 차로 불과 5~10분 거리에 있는 오이도 해양단지로 이동하면 하루 여행의 낭만을 이어갈 수 있다. 오이도의 상징인 빨간 등대는 밤이 되면 주변 조명과 함께 낭만적인 야경을 선사하며, 연인들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등대 주변으로는 조개구이와 해물 칼국수 전문점들이 즐비해 있다.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조개구이로 저녁 식사를 즐긴 뒤, 시원하고 뜨끈한 칼국수로 마무리하는 것은 서해안 미식의 정석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들이 많아, 노을의 여운을 곱씹으며 저녁 식사를 즐기기에 완벽한다. 해산물이 부담스럽다면, 옥구공원과 가까운 정왕동 및 배곧신도시 방면의 깔끔한 외식 타운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된다.

역사의 흔적을 품고 푸른 생명을 되찾은 옥구공원. 이곳은 숲이 주는 치유와 바다가 선사하는 감동적인 풍경, 그리고 풍요로운 미식까지 아우르는 완벽한 원데이 힐링 트립을 약속한다. 이번 주말, 옥구공원에서 당신의 '인생 노을'을 만나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