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닿는 대부도는 안산의 대표적인 해양 관광지다. 이 섬을 품고 있는 대부해솔길은 총 7개 코스, 74km에 달하는 긴 트레킹 코스로, 해안선을 따라 소나무 숲과 갯벌, 포구와 염전 등 섬이 가진 모든 비경을 오롯이 담아냈다. 각 코스마다 섬의 숨겨진 이야기와 지형의 역사가 녹아 있어, 길을 걷는 것은 단순한 산책을 넘어 대부도의 역사를 추적하는 K-미스터리 트레킹이다. 이 길은 대부도라는 거대한 섬이 가진 모든 풍경과 명소들을 하나로 꿰는 안산 해양 관광의 핵심 축이다. 대한민국 둘레길 열풍 속, 가장 극적이고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하는 해솔길의 숨겨진 매력을 집중 조명한다.
프롤로그: 대부도, 이름에 담긴 '큰 언덕'의 정체
대부도(大阜島)는 이름 그대로 '큰 언덕'이 있는 섬이라는 뜻을 가졌다. 과거부터 서해를 오가는 뱃사람들에게 육지와 가까우면서도 넓은 땅을 가진 큰 섬으로 인식됐다. 대부해솔길은 이 큰 섬의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길로, 걷는 이에게 갯벌의 장엄함과 소나무 숲의 고즈넉함을 동시에 선물한다.
이 길의 기적은 접근성에 있다. 시화방조제가 개통되면서 대부도는 육지와 연결돼 언제든 자동차로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됐다. 하지만 해솔길의 진정한 가치는 그 길이 7가지 테마로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광활한 갯벌을 따라 걷는 길, 포도밭과 어촌 마을을 지나는 길 등 대부도의 다층적인 매력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해솔길을 걷는 것은 곧 대부도라는 거대한 섬의 모든 얼굴을 마주하는 K-여행인 것이다.

비화(秘話): 74km 트레킹 코스에 숨겨진 섬의 역사 '시공간 미스터리'
대부해솔길 7개 코스는 대부도의 지리적, 역사적 비화들로 가득 찬 74km 길이의 비밀 지도와 같다. 각 코스를 지날 때마다 마주치는 풍경은 단순한 자연 경관이 아니라, 섬 사람들의 애환과 역사가 돌에 새겨진 타임캡슐이다.
숨겨진 진실을 추적하며 해솔길을 걷다 보면 마치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기묘한 체험을 하게 된다. 먼저 5코스를 걷다 보면, 과거 서해를 풍미했던 동주염전의 흔적을 만난다. 드넓게 펼쳐진 염전은 한때 수많은 땀방울이 소금꽃을 피우던 근현대사 산업의 현장이었지만, 지금은 고독한 풍경만 남아 섬의 짠맛 나는 역사를 묵묵히 증언한다.
또한, 6코스에서는 시화방조제 건설로 바다가 육지로 변한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 인근의 광활한 평야를 가로지르게 된다. 과거 어선이 떠다니던 바닷물이 순식간에 땅으로 변한 이 지점에서, 우리는 인류의 거대한 의지가 섬의 지형을 어떻게 뒤바꿔 놓았는지 극적으로 체감한다.
특히 해솔길 전체를 꿰뚫는 소나무 숲길(해송)은 이 섬의 가장 극적인 비화다. 바닷바람에 굽지 않고 하늘로 치솟은 해송들은 섬의 거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이어온 대부도 사람들의 강인한 생명력 그 자체를 상징한다. 숲길을 걸으며 바다 내음을 맡는 것은, 섬의 역사로부터 K-자연 치유의 힘을 직접 전수받는 특별한 의식으로 다가온다.

미래 비전: 지속가능한 관광과 '느림의 미학'
대부해솔길은 안산시의 지속가능한 관광 비전을 상징한다. 섬의 천혜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최소한의 시설물(안내판, 데크)만을 설치해 자연 친화적인 트레킹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해솔길이 추구하는 것은 속도와 편의성이 아닌 '느림의 미학'이다.
안산시는 해솔길을 통해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각 코스 주변의 어촌체험마을(종현, 선감 등)과 연계해 지역 주민의 소득 증대를 꾀하고 있다. 해솔길 전체를 완주하는 '그랜드 슬램' 도전자들을 위한 인증 시스템을 운영하며, 단순한 일회성 방문이 아닌 재방문을 유도하는 마케팅도 활발하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대부해솔길 일대를 서해안 최고의 힐링 관광 명소이자, 지역 경제와 환경이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의 모델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시정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바다와 숲이 함께 숨 쉬는 이 길을 걷는 것은, 곧 자연의 시간으로 돌아가 삶을 재정비하는 특별한 경험이다.

놓치면 안 될 에피소드 & 촌철살인 여행 팁
대부해솔길 전체를 완주하는 것은 꽤 긴 시간이 소요된다. 초보자에게는 아름다운 낙조와 지형의 비화를 동시에 볼 수 있는 1코스(구봉도) 또는 4코스(탄도항)가 가장 추천된다.
3코스에서는 낙조전망을 비롯해 포도밭, 염전 등 대부도의 농어촌 경관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인기가 높으며, 2코스는 넓게 펼쳐진 갯벌 체험을 겸하기 좋다. 해솔길 곳곳에서는 대부도의 특산물인 포도를 판매하는 농가나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식당들을 만날 수 있으니, 트레킹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마지막 촌철살인 팁이다. "해솔길을 74km 완주하면 건강해진다? 틀렸다. 완주는 육체적 성취일 뿐이다. 해솔길을 걷는 진정한 미스터리는 7개의 코스마다 달라지는 바다의 얼굴을 보며, 당신의 복잡한 삶의 고민들을 갯벌에 묻고 오는 것이다. 7개의 테마를 통해 당신만의 힐링 코스를 발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