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2 (수)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NT 특집] Z세대는 풀타임을 원치 않는다

하이브리드·긱워커 확산, 관광 일자리의 새 패러다임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출근보다 자유를, 안정보다 의미를 택한다. Z세대가 만든 새로운 노동 공식이다. 이 변화의 파도가 관광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Future of Work in Travel & Tourism’에 따르면, 전 세계 관광산업에서 고용 형태가 급격히 다변화하고 있다. 풀타임 중심의 전통 구조가 무너지고, ‘하이브리드 워크’, ‘긱워커’, ‘프리랜서’가 주류로 부상하는 중이다.

 

 

WTTC는 이를 “관광 일자리의 대전환”이라고 표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5년까지 관광·여행 분야 근로자 중 약 40%가 유연 근무 또는 계약형 일자리 형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Z세대(1995~2010년생)는 풀타임보다 “내 시간에 맞는 일”과 “취향 중심의 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관광산업은 본래 사람 중심의 산업이다. 그만큼 근무 시간, 고객 응대, 휴일 등에서 유연성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일과 삶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호텔 프런트도 재택이 가능할까?” 같은 질문이 더 이상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다.

 

실제 사례도 속속 등장한다. 일본 도쿄의 한 호텔 체인은 객실 예약 상담을 재택 프리랜서 인력에게 위탁해 24시간 다국어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한국에서는 여행사와 OTA(온라인 여행 플랫폼)들이 ‘프로 여행 플래너’라는 이름으로 단기 계약형 상품 기획자를 모집하고 있다. 고용 대신 프로젝트 단위 협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WTTC는 이 변화를 “젊은 세대의 가치관 전환”으로 해석한다. Z세대는 일보다 경험, 경력보다 자율성, 급여보다 성장감을 중시한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직장’이 아니라 ‘일의 방식’이다. 즉, 어디서 일하느냐보다 어떻게 일하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다.

 

관광업계 입장에서는 숙제도 생겼다. 유연성을 존중하지 않으면 인력을 붙잡을 수 없지만, 모든 업무를 외주화할 수도 없다. 그래서 글로벌 호텔·항공사들은 ‘하이브리드 워크 허브’를 도입하고 있다. 직원들이 1년 중 일정 기간은 현장에서, 나머지는 원격지에서 일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WTTC는 보고서에서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성은 인력의 만족도와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업무 효율보다 소속감과 자율성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앞으로의 경쟁력이라는 뜻이다.

 

한국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호텔·여행·서비스 분야의 젊은 종사자들은 ‘저임금·고강도·주말근무’ 구조에 지쳐 업계를 떠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단기 프로젝트’나 ‘콘텐츠형 여행업’에는 MZ세대가 적극 참여하고 있다. 관광업이 Z세대의 언어로 재해석되지 않는다면 “사람이 떠나는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WTTC는 해법으로 ‘리스킬링(reskilling)’과 ‘업스킬링(upskilling)’, 즉, 재교육과 경력 확장을 제시한다. 기술·디지털 역량을 높여 긱워커와 풀타임 인력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라는 것이다. 일은 변하고, 일하는 방식은 더 빠르게 변한다. Z세대에게 일자리는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이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 새로운 노동의 지도 위에 관광산업의 미래가 그려지고 있다.

포토·영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