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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혁신 ③] '획일적 디자인'은 이제 그만...지역 경관 살리는 안내표지 다변화 요구

강릉과 태백이 같은 옷을 입을 필요는 없다…형태·재질에 선택권 부여해 도시 미관과 조화 모색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전국 어디를 가도 비슷비슷한 모양의 관광 안내표지판 시대가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2025 지역 맞춤형 안내표지 컨설팅 사업 최종보고서'는 현재 '관광안내표지 종합안내서'가 제시하는 단일 디자인 유형의 한계를 지적하며, 지역 경관과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안내표지 디자인의 다변화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 모든 지역에 '단 하나의 디자인'을 강요할 수 없다

 

현재 대다수의 지자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관광안내표지 종합안내서'를 기준으로 안내표지를 설치하고 있다. 이는 정보의 통일성과 가독성 확보에는 기여했지만, 디자인 유형이 단일안으로 제시돼 지자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보고서는 이러한 획일화가 지역별 환경과 경관의 특색을 반영한 '맞춤형 설치'를 어렵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표지판이 주변 도시 미관과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현장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해변 도시인 강릉과 고산 지대인 태백, 역사 유적이 많은 정읍이 모두 똑같은 디자인의 표지판을 사용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상황이 지속되어 왔던 것이다.

 

■ 형태, 재질, 디테일에서 차별화된 디자인 대안 제시해야

 

컨설팅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안내서 개정 작업 시 시설물 디자인 유형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핵심은 동일한 정보 전달 체계와 가독성 기준은 유지하되, 표지판의 형태, 재질, 디테일 등 외관에서 차별성을 둔 2~3개의 디자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는 관광지의 성격(자연 경관, 역사 문화, 도심 등)과 지역의 재정 여건에 맞는 유형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악 지대는 나무나 돌과 조화되는 디자인을, 해안가에는 부식에 강하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재질과 색상을 선택하여 지역 정체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는 설치 후에도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친숙하고 조화로운 경관을 제공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 '어두운 배경' 고집 대신 가독성 높이는 색상 체계도 다변화

 

디자인과 더불어 표지판의 색상 체계 역시 다변화돼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현행 안내표지는 가독성을 위해 주로 '어두운 배경에 밝은 정보 요소(글자)'를 쓰는 방식을 고수한다. 그러나 보고서는 여기에 더해 '밝은 배경에 어두운 정보 요소'를 활용하는 등 가독성을 높이는 다양한 색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주변 환경이 밝은 장소나, 디자인적으로 경쾌하고 밝은 느낌을 강조해야 하는 일부 관광지의 경우, 밝은 배경의 표지판이 오히려 경관과 더 조화로우며 시인성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제언은 관광 안내표지가 단순한 '정보 전달 도구'를 넘어 '지역의 얼굴'이자 '경관 자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함을 강조하며, 한국 관광 인프라의 질적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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