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4 (화)

  • 맑음동두천 7.1℃
  • 맑음강릉 14.8℃
  • 맑음서울 10.3℃
  • 맑음대전 11.0℃
  • 맑음대구 11.3℃
  • 맑음울산 11.5℃
  • 구름많음광주 13.7℃
  • 구름많음부산 14.7℃
  • 구름조금고창 9.1℃
  • 구름많음제주 16.1℃
  • 맑음강화 6.7℃
  • 맑음보은 7.9℃
  • 맑음금산 8.9℃
  • 구름조금강진군 12.1℃
  • 구름조금경주시 9.7℃
  • 구름많음거제 11.8℃
기상청 제공

[K-테이스트케이션, 맛으로 떠나는 한국여행②] 한국을 ‘맛’으로 경험하다

수원 갈비부터 부산 비건 투어까지…외국인 여행자가 만난 다섯 가지 한국의 맛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한국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의 눈앞에는 요즘 다섯 가지 ‘맛의 여정’이 펼쳐진다. K-드라마 촬영지를 따라가다 만나는 길거리 음식, 로컬 재래시장에서의 식사, 전통 한식의 깊은 맛, 할랄 인증 식당, 그리고 환경을 생각한 비건 다이닝까지. 이들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여행이 아니라, ‘문화적 몰입’을 경험하는 여행자들이다.

 

 

일상 속에서 만난 K-푸드 – 수원의 ‘생활미식’

첫 번째 여정은 경기도 수원이다. K-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촬영지로 유명한 행궁동 골목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생활형 맛집’이 즐비하다. 콜롬비아에서 온 28세 여행자 마리아는 말했다. “한국의 갈비는 맛보다 분위기가 특별해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굽고 나누는 과정 자체가 여행의 일부예요.” 그녀의 말처럼 수원의 ‘일상 미식’은 식사 행위가 아니라 관계의 경험이다. ‘한 상 차림’, ‘직접 굽기’, ‘함께 나눔’은 외국인에게 가장 한국적인 순간으로 남는다.

 

지역의 뿌리를 맛보다 – 광주 ‘로컬미식 투어’

두 번째 여정은 남도의 맛, 광주다. 광주 양림동에서는 ‘로컬 미식 투어’가 운영되고 있는데, 전통시장·카페·수목원을 잇는 도보형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이탈리아 출신 여행자 마르코는 “광주의 음식은 역사와 지역의 정체성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주 곰탕집에서 3대째 이어온 식당 주인과 대화를 나누며 “한국의 음식은 스토리로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로컬 미식’은 음식 그 자체보다 이야기의 맛을 담는다. 보고서에서도 “지역 미식관광은 체류일수를 평균 1.6일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가치 있는 한 끼 – 서울의 할랄 & 웰니스 미식

서울 명동과 이태원 일대에는 할랄 인증 식당이 80여 곳 운영 중이다. K-테이스트케이션 실증조사에 참여한 모로코 출신 여행자 아이샤는 “한류가 만든 친근함 덕분에 한국을 방문했지만, 음식이 나를 머물게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할랄 식당뿐 아니라 비건 옵션이 있는 카페가 많아 놀랐다”고 했다. 이 사례는 한국 미식관광이 다문화적 포용성을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 또한 “윤리적 소비와 웰니스 중심의 가치미식이 향후 핵심 테마로 부상할 것”이라 예측했다.

 

전통의 맛, 현대에 피어나다 – 경북 영양의 ‘음식디미방’ 체험

경북 영양에서는 17세기 조리서 '음식디미방'을 현대적으로 복원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외국인들은 전통 한복을 입고 직접 장을 담그며, ‘한식의 본질은 기다림과 정성’이라는 철학을 배운다. 미국인 관광객 제시카는 “이건 요리 체험이 아니라 문화 수업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녀는 된장을 숙성시키며 “이런 과정이 한국의 음식문화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지구를 위한 맛 – 부산의 비건&업사이클링 투어

마지막 여정은 부산이다. 해운대와 전포동 일대에서는 ‘비건 미식 투어’가 열린다. 커피박을 재활용한 디저트, 해조류로 만든 대체육, 지역 작가들의 업사이클링 식기 등이 포함된다. 이 코스는 특히 MZ세대 외국인에게 인기가 높다. 환경과 미식, 예술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관광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를 “지속가능 미식관광 모델”로 평가하며 2030년까지 전국 10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K-테이스트케이션

실증조사에 참여한 외국인 25명 중 92%가 “한국의 미식투어를 타국에 추천하겠다”고 답했다. 가장 인상 깊은 요소로는 △친절한 서비스(4.68점) △문화적 몰입감(4.63점) △미식 콘텐츠 다양성(4.58점)이 꼽혔다. 참여자 다수는 “한국 음식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사람·공간·스토리가 함께하는 문화 체험”이라고 응답했다.

 

‘먹는 여행’에서 ‘느끼는 여행’으로

K-테이스트케이션의 진정한 가치는 ‘음식의 체험화’ 에 있다. 수원에서 굽고, 광주에서 듣고, 영양에서 빚고, 부산에서 나누는 과정이
그 자체로 한국을 이해하는 방식이 된다. 외국인의 여행 목적이 ‘사진’에서 ‘감각’으로 이동하고 있다면, 한국은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 맛을 통해 문화를 이해하고, 문화를 통해 사람을 기억하는 여행 -  그것이 바로, K-테이스트케이션이 제시하는 새로운 한류의 얼굴이다.

포토·영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