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오스트리아의 크리스마스 마켓(Christkindlmarkt)은 시각적인 화려함뿐만 아니라 미각과 후각을 사로잡는 풍성한 미식 경험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11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마켓을 가득 메우는 따뜻한 향기는 방문객들에게 마법 같은 축제 분위기를 선사하며, 겨울 유럽 여행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시장의 영혼: 추위를 녹이는 '글뤼바인'
오스트리아 크리스마스 마켓의 핵심은 단연 글뤼바인(Glühwein)이다. 와인에 계피, 정향, 오렌지 껍질 등 다양한 향신료와 설탕을 넣어 따뜻하게 데운 이 음료는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 손과 몸을 녹여주는 역할을 한다. 비엔나 시청 앞 광장에서부터 잘츠부르크의 바로크 구시가지까지, 글뤼바인 한 잔은 축제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열쇠와 같다.
일반적인 글뤼바인 외에도 럼이나 슈냅스(Schnapps)를 추가해 도수를 높인 펀치(Punsch)나 어린이들을 위한 달콤한 무알코올 음료도 마련되어 있어 남녀노소 모두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축제 분위기를 완성하는 고소한 향
글뤼바인의 향과 함께 거리를 지배하는 것은 바로 구워낸 견과류의 고소한 냄새다.
-
구운 아몬드 (Gebrannte Mandeln): 설탕과 시나몬으로 달콤하게 코팅된 구운 아몬드는 오스트리아 크리스마스 마켓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간식이다. 따뜻한 봉투에 담긴 아몬드를 호호 불어가며 먹는 것은 이 계절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
구운 밤 (Maroni): 인스브루크 구시가지 등 전통적인 마켓에서는 숯불에 구운 밤이 인기다. 관악기 소리와 함께 퍼지는 구운 밤의 구수한 향은 중세 거리의 아늑한 크리스마스 기분을 더해준다.
지역 특산물과 미식의 발견
크리스마스 마켓은 단순히 전통 장식을 구경하는 곳을 넘어, 각 지역의 미식 요리를 맛보는 장이기도 하다. 잘츠부르크의 헬브룬 궁전 마켓이나 비엔나의 쇤브룬 궁전 마켓처럼 대규모 마켓에서는 전통 수공예품과 함께 다양한 지역 특산물과 미식 요리 부스가 운영된다. 바쁜 도시를 벗어난 시골 지역의 마켓에서는 더욱 소박하고 진정한 현지 특산물을 맛볼 수 있어, 오스트리아의 따뜻하고 소박한 문화를 미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관광청 관계자는 "오스트리아의 크리스마스 마켓 방문은 단순한 눈요기가 아닌, 글뤼바인의 따뜻함과 음식의 향기를 통해 강림절 시즌의 마법에 완전히 몰입하는 경험"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