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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여행, 유럽의 중심과 소매치기의 그림자 사이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유럽의 심장부에 자리한 벨기에는 정치·외교·문화의 교차점이자, 짧은 이동만으로 여러 국가를 넘나들 수 있는 여행의 허브다. 그러나 그 편리함과 개방성 이면에는 여행자를 노린 범죄가 일상처럼 스며 있다. 벨기에는 위험한 나라라기보다, 방심한 여행자에게만 불편한 얼굴을 드러내는 도시국가에 가깝다.

 

 

치안과 안전 상황

벨기에는 전쟁이나 내란, 테러 위험이 일상적으로 제기되는 국가는 아니다. 다만 인권 보호 정책과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불법 체류자가 많고, 이로 인한 날치기·소매치기·절도 같은 단순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동양인 여행자가 주요 표적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브뤼셀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 치안은 전반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혼잡한 공간에서는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

 

주요 범죄 유형과 주의 지역

범죄는 대체로 조직적이기보다는 기회범 형태로 발생한다. 말 걸기, 길 안내 요청, 옷을 털어주거나 떨어진 동전을 주워주는 행동으로 시선을 분산시킨 뒤 소지품을 노리는 수법이 흔하다. 브뤼셀 미디역, 중앙역, 북역 등 주요 환승 기차역은 특히 사고가 집중되는 곳으로, 분실 신고의 상당수가 이 지역에서 발생한다. 그랑플라스와 같은 대표 관광지, 쇼핑가, 식당 역시 예외가 아니다.

 

기차 안에서는 같은 행선지 여행객을 가장해 접근한 뒤 약물이 섞인 음식이나 과자를 권하고 소지품을 탈취하는 사례도 보고돼 있다. 공항이나 호텔 로비에서 수화물을 잠시 내려놓는 순간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다. 벨기에서는 ‘잠깐’이라는 개념이 거의 허용되지 않는다.

 

의료 환경과 응급 대응

벨기에의 의료 수준은 유럽 내에서도 높은 편이다. 병원과 약국, 응급 서비스의 대응 속도 역시 안정적이지만, 의료 시스템은 일반의 진료를 거쳐 전문의로 이동하는 구조를 따른다. 사전 예약 없이 진료를 받기는 어렵고, 예약을 어길 경우 비용이 청구될 수 있다. 사립병원 진찰료는 비교적 높은 편이며, 항생제 등 주요 의약품은 반드시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 여행자라면 보험 가입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에 가깝다.

 

대중교통과 이동 환경

브뤼셀의 대중교통은 지하철, 전차, 버스를 하나의 승차권으로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다만 승차 후 티켓을 반드시 각인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국제열차와 고속철이 집중되는 구조상 역 주변은 늘 붐비고, 이 혼잡함이 범죄의 배경이 된다. 택시는 공식 정거장이나 콜택시 이용이 비교적 안전하다.

 

운전 환경은 정비돼 있으나 교차로에서 오른쪽 차량 우선 원칙, 엄격한 속도 제한, 강력한 음주운전 처벌 등 한국과 다른 규칙이 많다. 단순 접촉 사고라도 경찰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문화와 사회적 규범

벨기에는 예의를 중시하는 사회다. 인사 시 마담, 무슈와 같은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공공장소에서는 소음을 삼가는 태도가 기본이다. 상점에서 물건을 함부로 만지는 행동이나 공공장소에서의 무례한 언행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수 있다. 마약류 소지와 취급은 엄격히 금지돼 있으며, 위반 시 강력한 처벌이 뒤따른다.

 

여행자 행동 지침

벨기에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소지품 관리와 경계 유지다. 가방은 항상 몸 앞으로 메고, 기차역과 관광지에서는 주변 접근에 즉각 반응해야 한다. 낯선 사람의 과도한 친절이나 음식 제공은 정중히 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사진 촬영 시에도 소지품을 바닥에 내려놓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 ATM 사용 시에는 주변을 살피고, 여러 차례 인출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벨기에는 유럽의 관문이자, 문화와 역사가 농축된 공간이다. 그러나 이 나라의 여행은 풍경을 감상하는 동시에 주변을 살피는 이중의 시선을 요구한다. 경계를 잃지 않는 여행자에게 벨기에는 여전히 품위 있고 안전한 도시로 남는다. 반대로 방심한 순간, 이 조용한 국가의 또 다른 얼굴이 모습을 드러낸다. 벨기에 여행은 결국 준비된 태도가 만들어내는 균형의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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